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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로 소통하고 하나되는 '김경섭- 김재욱'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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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로 소통하고 하나되는 '김경섭- 김재욱' 부자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5.29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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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에서 만난 사람] 배명중 김경섭 감독 “난 아들의 마사자사일 뿐이다”

[장충=스포츠Q 글 신석주·사진 이상민 기자] 지난 21일 서울 장충리틀야구장에서는 2014 APT 극동예선 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이 대회는 오는 7월 필리핀 클락에서 열릴 세계 대회에 출전할 한국대표 선발전으로, 관중석에는 지도자와 학부모 등 리틀야구 관계자들이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다.

이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피며 전력을 탐색했다. 그 가운데 배명중 김경섭 감독이 눈에 들어왔다. 리틀연맹 관계자는 “그의 아들이 경기대표팀 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고 귀띔해줬다.

김 감독의 아들 김재욱(중1·용인 수지구)군은 초등학교 5학년 겨울에 야구를 시작했다. 선수 활동을 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짧은 기간이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이번 2014 APT 극동예선 경기대표로 선발됐다.

▲ 김경섭 배명중 감독은 아들에게 존경하는 야구선배이자 든든한 코치가 되고 있다. 집에서는 아들의 전용 마사지사를 자처할 만큼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리틀연맹 관계자는 “재욱이는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센스만큼은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대표 중 유일한 2002년생이지만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재욱 군은 서울대표와의 첫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재욱 군은 경기 후 “팀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잘 안되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섭 감독은 시간날 때마다 아들 경기를 보러 리틀야구장을 찾지만 어떠한 내색을 하지 않고 조용히 플레이를 지켜본다고 했다. 아들에게 부담이 주지 않으려는 김 감독의 세심한 배려다.

경기 후 만난 김 감독은 “20여년 감독 생활을 하고 있지만 관중석에서 아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은 특히 어렵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들 녀석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내가 더 떨리고 조마조마하다. 부모의 심정이 다 그럴 것이다. 그나마 오늘은 홈런도 치고 좋은 활약을 펼쳐 기분이 좋다”며 아들의 어깨를 토닥였다.

두 자녀를 두고 있는 김경섭 감독에게 재욱 군은 둘째 아들이다. “첫째 아이를 운동시키기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둘째가 야구를 너무 하고 싶어 했고 지금까지 잘 하고 있어 고맙다. 무조건 야구를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항상 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 김재욱 군은 지난 21일 열린 2014 APT 극동예선 대표 선발 서울대표와의 경기에서 1회 3점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사진은 경기 후 홈런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 장면.

김 감독은 리틀야구장에 오면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아들을 보러 리틀야구장에 오지만 눈에 띄는 좋은 선수들을 볼 수 있어 ‘스카우터’라 착각할 때도 있다”고 밝힌 그는 “리틀야구에는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 수준이 높다. 선수들의 센스 있는 플레이에 감탄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재욱 군에게는 야구계에 종사하는 아버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절대 아들에게 조언을 하지 않는다. 아들과 야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감독이 아닌 철저히 아버지로 대하려고 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리틀야구 감독이 더 잘 가르쳐 줄 것이기 때문에 나는 멘탈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편이다.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준다. 지금 경기대표에서도 막내고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기죽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운동이 끝나면 김경섭 감독은 ‘아들의 전용 마사지사’를 자처한다. “요즘은 아들이 나만 보면 자연스럽게 발을 내민다. 마사지를 해달라고.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때론 안타깝다. 아들의 몸을 풀어주면서 ‘오늘 연습이 어땠나?’ ‘어려운 점은 없나’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 김경섭 감독은 "아들이 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야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강요하지 않는다. 아버지로서 자신감만을 불어넣을 뿐이다.

김재욱 군이 속한 경기대표는 2014 APT 극동예선 한국대표로 선발돼 세계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첫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김 감독은 세계 대회 출전이 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소년 시절 세계대회에 나가 경쟁한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면 야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열릴 수 있어 그 기회를 꼭 살렸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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