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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아이들'의 젊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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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아이들'의 젊은 리더십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5.2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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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주장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하나.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을 주고받다 떨어뜨린 이근호가 이마를 내놓는다. 박주영과 이청용이 신나서 딱밤을 때린다.

둘. 지난 1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손흥민은 “김신욱 선수와는 파주에서만 친한 척 하는 것이다. 밖에서는 쿨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는 냉정한 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둘은 훈련 내내 꼭 붙어 쉴새없이 수다를 떤다. 나머지 선수들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 튀니지전을 하루 앞둔 대표팀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박주영(가운데)과 이청용(왼쪽)이 이근호에게 딱밤을 때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셋. 지난 12일 NFC, 대표팀의 첫 공식훈련. 축구골프를 하는 9명에게서 웃음 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13일 아이스하키 골대보다 조금 큰 골대에 공을 넣는 장거리 승부차기 훈련에서도 승리팀의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승자들은 얼싸안고 기뻐하고 나머지 패자들을 향해 약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장면들이다. 선참의 눈이 무서워 쳐다도 보지 못했던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다.

2014 월드컵 대표팀은 역대 어느 팀보다도 젊다. '홍명보호'에 최종 승선한 23인의 태극전사 평균 연령은 25.9세. 이는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의 평균 연령인 27.7세보다 두 살이나 젊어진 것이다.

▲ 지난 12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골프'로 훈련중인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선 훈련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스포츠Q DB]

주장 발탁 역시 파격적이다. 홍명보 감독은 25세의 구자철을 캡틴으로 발탁했다. 홍 감독은 구자철의 주장 발탁 이유에 대해 “책임감이 강하다. 선수들과 관계가 좋고, 성격도 좋다”고 높이 평가했다.

구자철은 역대 한국 월드컵대표팀 최연소 주장이다. 한국의 역대 월드컵대표팀 주장 평균 연령은 30.9세였다. 1986 멕시코 박창선, 1990 이탈리아 정용환, 1994 미국 최인영, 2002 한일 홍명보, 2006 독일 이운재 등은 30대에 완장을 찼다. 유상철과 박지성도 20대 후반의 주장이었다.

큰 무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만 하는 베테랑의 역할이 미비한 것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지만 '홍명보호'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같이 나서는 리더십으로 이를 잠재우려 한다.

구자철을 주장으로 선임했지만 홍명보 감독 역시 “나는 23명의 리더십을 원한다. 구자철 한 명이 끌기보다는 모두가 함께하는 대표팀이 되기를 바란다”며 '홍명보의 아이들'에게 '원 팀(One Team)'의 철학을 재강조했다.

구자철도 주장 선임 후 가진 인터뷰에서 “주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 않다. 여태껏 해온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감독님이 알지 못하는 부분들을 중간에서 컨트롤하는 역할을 잘 해내겠다”며 가교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팀’이라는 단어를 거듭 사용하며 “같은 목적을 갖고 팀으로 뭉치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신욱(왼쪽)과 손흥민은 단짝이다. 둘은 훈련중에도 달라붙어 쉴새없이 이야기를 한다. [사진=스포츠Q DB]

23인이 모두 리더나 다름없는 젊은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로 달아올랐다. 이제 그 팀워크와 하모니를 그라운드에서 여과없이 보여줄 때다.

한국은 28일 튀니지를 상대로 최종 모의고사 겸 출정식을 갖는다. 경기를 마치면 오는 30일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해 브라질을 향한 본격 담금질에 나선다. 다음달 10일에는 마이애미에서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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