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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끝까지' 믿고 보는 배우 이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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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끝까지' 믿고 보는 배우 이선균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5.28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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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배우에 입문한 이선균(39)은 2007년 드라마 ‘하얀 거탑’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뒤, 같은 해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통해 로맨틱 가이로 등극했다. 이후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파스타’, 최근 종영작 ‘미스코리아’와 영화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에 출연하며 그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마흔을 코앞에 둔 적지 않은 나이에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첫 리얼 액션에 도전했다. 갖은 부상에도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이선균은 ‘겁 없는’ 배우로서 악역, 사극 연기 등 다양한 변신을 예고했다.

 

[스포츠Q 글 김나라기자·사진 노민규기자] “마흔이 되니까 도전의식이 생겨요”

29일 개봉하는 범죄 액션영화 '끝까지 간다'는 뺑소니 사고라는 한순간 실수로 절체절명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지만 정체불명의 목격자 창민(조진웅)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다. 제67회 칸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된 작품으로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 '맨몸 투혼' 두 남자의 치열한 사투 그린 ‘끝까지 간다’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여서 ‘끝까지 간다’의 시나리오를 굉장히 독특하고 참신하게 봤어요. 하지만 이런 액션물은 저 말고 대체할 인물들이 많을 텐데 ‘왜 이 시나리오가 나에게 왔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죠. 특히 시체 안치실 장면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감독님을 직접 만나 뵙고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끝까지 간다'는 초반부와 후반부가 다른 영화 같아요. 이게 결합되면 기존에 접해보지 못했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선균은 이번 작품을 통해 19층 높이의 아파트에서 와이어 하나에 의지한 채 열연하는 등 몸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는 13세 연하의 배우 이연희와 달달한 케미를 자랑하며 호흡을 맞출 정도로 로맨스물에 대표 주자인 그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격렬한 액션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 영화 '끝까지 간다' 스틸컷 [사진=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멋진 액션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한 건 없어요. 체력훈련 정도(웃음)? 권투를 하는 장면은 없지만 설정상 건수가 원래 아마추어 복싱을 했던 인물이라 한 달 정도 운동했는데, 무리하며 다니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역시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은 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깨달음만 얻었죠. 멋 부리기보다는 진웅이랑 ‘개싸움’하듯 연기했어요.”

그는 ‘개싸움’이라고 희화화했지만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내며 갈비뼈에 실금이가고 사기그릇과 다름없는 돼지 저금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해 멍, 혹이 날 정도로 쉽지 않은 촬영을 마쳤다. 인터뷰 내내 아픔을 강조한 그였지만 열혈 배우답게 ‘한 번 더’를 외쳤다.

 

“힘들었지만 또 해보고 싶어요. 땀 흘리면서 몸으로 부딪히는 게 재밌더라고요. OK 소리가 난 장면도 욕심이 생겨서 한 번 더 촬영하고, 아파도 욕심이 많이 나서 몸이 저절로 움직여졌어요.”

◆ "악행 서슴지 않는 형사 고건수,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아"

고건수는 형사라는 신분과 달리 비리를 일삼고 '나부터 살고 보자'라는 마인드의 소유자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머니의 관 속에 시체를 숨기는 불효도 서슴지 않는 대범한 인물이다.

“건수와 창민을 나쁜놈, 더 나쁜놈이라며 평가를 해주시는데 저는 고건수가 나쁜 형사라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물론, 나쁜 행동은 했지만 타이밍이 어긋나 어쩔 수 없이 사고를 당해 시체를 숨길 수밖에 없었잖아요. 캐릭터가 ‘원래 나쁜놈이다’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착한놈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부패한 놈이라고만 생각해요.”

 

‘끝까지 간다’에서는 연기파 조진웅, 정만식, 신정근 등이 이선균과 의기투합했지만 러닝타임 111분 내내 중심을 이끌어 가는 배우는 가장 분량이 많은 만큼 단연 이선균이다. 사실상 극의 모든 부분을 전담한 상황, 이에 이선균은 부담스럽다는 의외의 심정을 고백했다.

“시나리오가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제가 극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을 갖고 촬영했어요. 유행처럼 주연들이 함께 모여 역할 분담을 하시는 영화들이 많다 보니까 든든한 조진웅, 만식이가 있어도 ‘내가 미쳤나 혼자 나오다니’라는 부담이 솔직히 들었죠. 개봉을 앞둔 지금 촬영 과정도 만족스럽고 기자분들도 호평해주셔서 기분이 좋은 반면, 흥행결과가 좋지 않을 때 ‘나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에요.”

이런 미안한 마음에 이선균은 주연배우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교양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 SBS 파워FM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입담을 뽐내고 있다.

 

“연기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물론 있지만, 영화가 잘 완성된 것 같아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워요. ‘끝까지 간다’는 배우로서 중요한 포인트를 차지해 어떤 계기가 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해줄 작품임에는 틀림없어요. 확신할 만큼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전 출연작인 ‘내 아내의 모든 것’보다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하.”

◆ "연기는 내 삶의 원동력, 늘 절실함 느껴요"

“제가 다른 배우들보다 일을 많이 하는 편이잖아요. 한 해에 작품 2개 반 정도를 하다보면 촬영을 보통 3개월씩 하니까 휴식기간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쉴 때는 정말 푹 쉬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며 육아에 전념합니다.”

 

대학로의 전지현이라 칭송받는 여배우 전혜진의 남편으로, 첫째 이룩과 둘째 이룬을 둔 아빠로, 한 해 평균 2개 이상의 작품을 소화하는 배우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이선균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

“삶의 원동력이기도 한 연기는 저한테 현실이에요. 위기를 극복하려고 고군분투하는 건수처럼 저도 늘 절실함을 느낀답니다. 하지만 어떤 큰 미래나 계획을 꿈꾸기 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맡은 일을 잘 하고 싶어요. 그동안 연기해보지 않은 악역, 사극 장르 등 겁내지 말고 도전해서 제 것을 많이 만들어 나갈 거예요. 제안 받는 작품들 내에서 최대한 응용하려고요.”

 

[취재후기] 김성훈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악행을 저질러도 미워할 수 없는 설득력 있는 배우"라며 이선균의 캐스팅 이유를 꼽았다. 그는 13년이 흘러도 변함없는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풀메이크업보다 ‘민낯 화장법’이 훨씬 어렵듯 어떤 역할도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사랑받고 있는 그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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