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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오승환은 이제 그만' 이재원-정의윤의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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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오승환은 이제 그만' 이재원-정의윤의 포지셔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5.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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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명성 찾기 위한 노력 비로소 결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프로스포츠에서 상위 라운드 지명을 받는다는 건 높은 성공 가능성을 의미한다. 아마추어 시절 특출난 재능으로 리그를 초토화시킨 이들에게는 1순위 지명이라는 명예와 거액의 계약금이 따라온다.

하지만 상위팀 지명 순서 선수들이 무조건 성공 스토리를 쓴다는 보장은 없다. 팬들의 높은 기대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가 하면 재능만 믿고 운동을 소홀히 하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선수도 있다.

▲ 이재원은 10경기 연속안타를 기록중이다. 현재 0.434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문학 롯데전에서 투런 홈런을 치고 있는 이재원. [사진=스포츠Q DB]

이재원(26·SK)과 정의윤(28·LG)은 고교시절 특출난 선수였지만 프로 데뷔 후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 돼버렸다. 기대에 못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 뒤에 지명된 선수들이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야구팬들이 쓰는 ‘류거이’, ‘오거정’이라는 단어는 ‘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오승환 거르고 정의윤’의 줄임말이다.

27일 한국 야구팬들은 대한민국 최고 선발 투수와 최고 마무리 투수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괴물’ 류현진(27·LA 다저스)은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전에서 7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시즌 5승을 달성,한국의 오전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끝판왕’ 오승환(32·한신)은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와 교류전에서 13세이브째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는 이재원과 정의윤이 맹활약했다.

이재원은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팀의 5-10 패배에도 불구하고 3안타를 쳐내며 홀로 분투했다. 시즌초부터 유지중인 4할 타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어느덧 10경기 연속안타다.

정의윤은 잠실 홈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로 선두 삼성을 무너뜨렸다. 상대가 11연승 행진 중이던 삼성인데다 철벽마무리 임창용을 무너뜨린 것이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정의윤은 끈질긴 선구안으로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변화구를 가볍게 밀어쳐 팀의 연패를 끊었다.

2006년 인천 연고팀인 SK는 동산고의 류현진이 아닌 인천고의 이재원을 지역 우선 지명 선수로 선택했다. 류현진의 팔꿈치 수술 경력에 의문부호가 붙었고 다음해 김광현을 지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좌투수가 나올 때 대타로나 타석에 나서는 정도였던 이재원은 올해 들어 모든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0.434의 타율은 2위 오재원(0.392)과 3푼이 넘는 차이다. 출루율 2위(0.473), 장타율 3위(0.648)까지 기록하며 최고의 타자가 됐다.

2005년 LG는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정의윤을 지명했다. 정의윤은 부산고 시절 고교 무대를 주름잡던 거포였다. 정의윤 뒤에 뽑힌 선수가 오승환, 윤석민, 정근우였다. LG팬들은 좀처럼 터지지 않는 ‘만년 거포 유망주’ 정의윤을 보며 한숨만 쉬었다.

지난해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하며 서서히 자리를 잡은 그는 올해도 좌타자 위주의 LG 타선에 힘을 불어놓고 있다. 정의윤은 끝내기 안타를 통해 시즌 처음으로 2할9푼대에 진입했다. 3홈런 18타점을 기록중인 그는 2006년 세운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8개)과 지난해 세운 최다 타점 기록 타점(47타점) 경신에 도전한다.

두 선수가 고교 시절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으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 이제서야 꽃피운 그들이기에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많이 남았다.

류현진과 오승환의 이름은 평생 따라다니겠지만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고 기지개를 켜는 그들의 활약이 프로야구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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