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3:41 (금)
[멀티줌Q] BIFF 단상, 이정재 여성팬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상태바
[멀티줌Q] BIFF 단상, 이정재 여성팬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10.04 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최대성 기자] 2시간 가량 뙤약볕에 앉아 있었더니 비프빌리지 야외무대가 신기루처럼 일렁거렸다. 평소에 여러 악조건을 견디며 취재를 하는 기자들도 하나 둘 자리를 뜨는 가운데 아침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여태껏 무대 앞에 앉아있는 팬들의 열정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팬들의 조건 없는 사랑에 탄복하던 그 때, 엄청난 환호성을 뚫고 한 사내가 등장했다. 훤칠한 신장과 말끔한 정장 코디로 성큼성큼 무대 위를 뛰어오른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잘생김' 배우 이정재였다.

 

곧이어 '팬들과의 오픈 토크(흔히 예능에서 보는 토크쇼)'가 해운대 백사장에서 시작됐다. 부산국제영화제 둘째 날 쨍쨍한 날씨만큼 가장 '핫'한 순간이었다. 팬들에게 시원한 인사를 돌리며 자리에 앉은 배우 이정재는 본격적인 토크를 위해 선글라스를 벗었다. 댄디한 겉모습과는 또 다른 선량한(?) 눈빛에 현장 여성팬들의 비명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20여분 가량 인사치레 같았던 심심한 토크가 이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주어졌고 한 여성팬이 용감하게 마이크를 잡았다.

소심하지만 걸쭉한 부산 사투리가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좋아하는 배우 앞이라 그랬는지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자 뺨 치는 첫 번째 질문 후 자신감을 되찾은 그녀는 한층 또렷한 목소리로 두 번째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머뭇거렸다.

 

여성팬: "이정재.......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귀여운 사투리로 '오빠'라는 단어가 마이크를 통해 튀어나왔고 순간 현장의 모든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배우 이정재의 열혈 팬으로서 '씨'를 붙이자니 어색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빠'라고 부르기엔 너무 '공식'적인 자리였던 게 아닐까? 아무튼 발랄한 부산 여성팬의 진심 어린 부탁에 배우 이정재는 흔쾌히 그녀의 오빠가 되어주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체 예산의 8배가 넘는 상하이 국제영화제, 그리고 내후년 출범하는 더 큰 규모의 칭다오 영화제와 같은 대형 영화제들이 올해 스무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K리그의 축구선수들이 돈을 쫓아 일본과 중국으로 이적하듯 더 큰 규모의 영화제에 더 큰 스타 배우들이 참석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주최측은 '아시아 최고의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 방어를 위해 야심찬 행사들을 기획했지만 16억의 지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어쩌면 조만간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르게 되었다.

▲ 배우 이정재가 기념촬영을 준비하던 중 애정어린 얼굴로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인생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 마다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초심을 잃지 말자!'

2002년 월드컵 때 뜨거웠던 붉은악마의 응원무대가 어느 누구의 지원으로 시작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오히려 응원무대에 대기업이 지원을 하기 시작하면서 순수했던 응원문화는 자발적이지 못했기에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고 그 재미와 열정까지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 배우 이정재가 팬들 속으로 거리낌 없이 들어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던 중 팬들을 향해 애정어린 눈웃음을 보이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여타 대형 국제영화제의 도전에 맞서 '아시아 최고의 국제영화제'란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부의 튼실한 지원과 유명 스타 배우들의 참여 뿐만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와 팬의 '자발적 교감'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그 마음으로부터 부산국제영화제는 시작되었을 것이기에 이날 떨리는 목소리로 배우 이정재 오빠와 교감에 성공한 사례들이 영화제 행사동안 많아진다면 앞으로도 아시아 최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