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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이인겸과 정도전, 이들과의 만남 통해 더욱 성장하는 이방원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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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이인겸과 정도전, 이들과의 만남 통해 더욱 성장하는 이방원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0.07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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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세상에는 기연(奇緣)이란 것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기이안 인연'이라는 의미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선학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것으로 남들보다 우수한 인재가 될 수는 있을 수 있지만, 기연은 그처럼 정해진 듯 평범한 삶을 보내던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되고 더욱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과 재능을 선사한다.

6일 방송된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 2회에서 어린 이방원(유아인, 아역 남다름 분)은 바로 그런 기연을 두 차례나 가졌다. 한 번은 고려의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이인겸(최종원 분)과의 만남이었고, 다른 한 번은 훗날 조선의 개국공신이 되는 정도전(김명민 분)과의 만남이 그것이었다.

▲ 어린 이방원(유아인, 아역 남다름 분)은 영웅이라 생각하던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가 이인겸(최종원 분) 앞에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믿던 세계가 흔들림을 느낀다 [사진 =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이인겸과의 만남은 북쪽 지방을 평정한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를 세상에 둘도 없는 영웅으로 생각하던 이방원에게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줬다.

이인겸은 원나라를 따르던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이순재 분)이 원나라의 세력이 약해지자 아들 이성계를 시켜 쌍성총관부를 토벌하고 그 과정에서 이성계의 의형제인 조소생(안길강 분)을 살해한 과거의 약점을 붙잡고, 이성계를 굴복시킨다.

이방원은 자신의 영웅이던 아버지 이성계가 이인겸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 이인겸에게 "아즈바이는 악한 사람입니다"라고 소리치며 분노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인겸은 "그래요? 그럼 부친인 이성계 장군은 선한 사람입니까? 예, 맞아요. 아까 나와 이야기 나눌 때 보니 정말 착하시더군요. 계속 그렇게 착하셔야 합니다. 장군께서도. 아드님께서도"라며 이방원에게 무장의 용기만으로 넘어설 수 없는 커다란 벽을 실캄케한다.

당세 최고의 영웅이라 생각하던 아버지 이성계는 일개 귀족에 불과한 이인겸에게 무릎을 꿇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방원은 그가 알던 세계가 모두 무너져내리는 절망감을 맛본다. 그러나 그런 이방원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준 것은 그에게 찾아온 두 번째 기연, 바로 삼봉 정도전과의 만남이었다.

이방원은 분이(신세경, 아역 이레 분)의 부탁을 받고 이인겸의 부하들에게 납치당한 땅새(변요한, 아역 윤찬영 분)를 구하기 위해, 심복인 조영규(민성욱 분)와 분이만을 데리고 땅새가 납치당한 오두막을 찾아갔다가 정도전과 만남을 가지게 된다. 정도전은 원나라 사신을 장평문에서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길태미(박혁권 분)의 아들 길유(박성훈 분)에게 체포되어 오두막에 땅새와 같이 갇혀있었다.

정도전은 이방원과 분이에게 "내가 지금 가야만 원과 통교를 하려는 이인겸을 막고 전쟁을 막을 수 있단 말이다"라고 말하며 포승을 풀어달라고 하고, 이방원은 그런 정도전에게 "참으로 이인겸이를 이기고 전쟁을 막을 수 있냐?"고 물으며 정도전을 풀어준다.

▲ 이인겸(최종원 분) 앞에 고개를 숙이던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의 모습에 실의에 빠졌던 어린 이방원(유아인, 아역 남다름 분)은 정도전(김명민 분)과의 만남을 통해 '무(武)'가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사진 =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그렇게 풀려난 정도전은 당초 계획대로 장평문에 도착해 원나라 사신으로 위장하고 정도전이 자신을 살해하려 덤비면 이를 기회로 정도전을 죽이려는 길태미와 만난다. 길태미는 계획대로 자신에게 덤벼드는 정도전을 가볍게 제압하지만, 정도전의 손에 들린 것은 칼이 아닌 엿이었다. 정도전은 몸을 일으킨 후 큰 소리로 멸망해가는 원나라와 수교를 맺고 명나라와 전쟁을 하려는 이인겸을 꾸짖는다.

이방원은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그렇게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이인겸의 계획을 무너트리는 정도전을 바라보며 "저 사내가 '잔트가르'(최강의 사내)'다"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무력으로는 당대 최강이라는 자신의 아버지조차 고개를 숙인 이인겸을 상대로, 닭 목 하나 비틀 힘 없는 나약한 문관임에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정도전의 힘에 매료되고 만 것이다.

이인겸, 그리고 정도전과의 만남은 향후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이성계를 쫓아 무(武)를 추구하던 이방원은 이인겸, 그리고 정도전과의 만남을 통해 무(武)가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는 훗날 아버지 이성계를 도와 고려를 멸하고 조선을 건국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이방원, 그리고 더 나아가 조선의 3대왕으로 조선을 당대 동아시아의 강국으로 성장시킨 태종의 기틀이 어디서부터 나타났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지난 2011년 방송된 SBS '뿌리 깊은 나무'의 앞선 시대를 그리는 시퀄(Sequel)로, 고려를 끝내기 위해 몸을 일으킨 이성계(천호진 분), 정도전(김명민 분), 이방원(유아인 분), 분이(신세경 분), 땅새(변요한 분), 무휼(윤균상 분) 등 여섯 용(龍)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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