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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2차전] 2연승이 될 수도 있었던 2연패, 넥센 벤치는 왜 방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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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2차전] 2연승이 될 수도 있었던 2연패, 넥센 벤치는 왜 방관했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11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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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연이틀 벤치를 지킨 넥센 코칭스태프…경기 흐름 가져오지 못했다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비교했을 때 운영방식 등 기본적인 것부터 완전히 다르다. 아예 새 시즌을 치른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작은 부분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고 선수들의 신경도 매우 예민하다. 경기 흐름도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넥센 히어로즈는 이 작은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해 시리즈 2연패를 당했다. 이제 한 번만 더 패하면 2년 전의 아픔을 갚을 수 없다. 넥센 벤치는 왜 그때 심판에게 항의하지 않았을까.

시간을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0일로 되돌려보자. 넥센이 3-2로 앞선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상우의 4구째 공이 선두타자 김재호의 몸에 바짝 붙었다. 이에 문승훈 주심은 공이 김재호의 팔꿈치를 스치고 미트로 들어갔다고 판단, 몸에 맞는 공을 선언했다. 이 출루로 두산은 극적인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고 결국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뒀다.

▲ 김재호(오른쪽)의 몸에 맞는 공을 시작으로 9회말 주자를 모은 두산은 10회 연장 끝에 넥센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사진=스포츠Q DB]

하지만 김재호의 몸에 맞는 공 판정이 다소 애매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몸에 맞았다기보다 배트에 맞은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넥센 벤치에서는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고 그대로 넘어갔다. 합의판정 기회도 있었기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염 감독은 11일 2차전을 앞두고 “상황을 물어보니 안 맞았다고 하는 사람과 방망이에 맞았다는 의견이 반반 갈리더라”며 “김재호가 잘못한 건 아니다. 나였어도 안 맞았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의 말에서 김재호의 제스처와 문승훈 주심의 판정이 경기의 일부로 보일 수 있지만 넥센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 했다. 벤치에서 의견이 분분했다고 하더라도 합의판정 기회가 남아있었고 김재호가 동점 주자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흐름을 끊고 갈 필요가 있었다. 나아가 합의판정을 신청했다면 최초 판정과 다른 결과가 나올 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과론이지만 이는 넥센에 아쉬움으로 남는다.

2차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넥센이 2-3으로 뒤진 1사 주장 없는 상황에서 박병호가 다소 억울하게 삼진을 당했다.

▲ 박병호(왼쪽)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다소 억울한 판정으로 삼진을 당했지만 넥센 벤치에서는 그 누구도 항의하러 나오지 않았다. [사진=스포츠Q DB]

볼카운트 3-2에서 상대 선발 장원준이 몸쪽 깊숙이 들어온 공을 던졌다. 박병호의 방망이가 나가려 했다가 멈췄지만 주심은 삼진을 선언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는 것. 하지만 중계화면으로 본 결과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고 박병호의 배트도 돌지 않았다.

물론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주심의 고유 권한이고 합의판정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넥센 벤치에서는 최소한 주심에게 항의해 볼 필요는 있었다. 한 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1사 1루와 2사 주자 없는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승부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던 박병호도 주심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하지만 넥센 벤치는 끝까지 더그아웃을 지켰다.

결과론이지만 넥센이 항의를 하지 않으면서 승부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애매한 판정에 대한 항의는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해당 선수에게도 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넥센 벤치의 안일한 대처가 2연승이 아닌 2연패를 낳았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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