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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를 빛내는 '용감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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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를 빛내는 '용감한 형제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1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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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네덜란드 뮐더 쌍둥이 형제,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동 포옹…듀포르-라포인테 자매는 모굴 종목 메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 동네에서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가 나갈라 치면 '잘 싸우고 오라'며 현수막이 걸린다. 그런데 가족 가운데 한 명도 아닌 형제나 자매, 남매가 동반 출전하면 어떨까. 아마 '가문의 자랑'일 것이다.

의외로 스포츠계에는 같은 종목 선수인 가족이 제법 많다. 그러다 보니 한 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경우도 생긴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함께 땀을 흘리며 기록에 도전하는 '용감한 형제들'이 있다.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것도 어려운데 메달까지 따면 어떨까. 자랑 정도가 아니라 '가문의 영광'이라고 해야 할까.

▲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종목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쌍둥이 형제 미셸-로날드 뮐더가 은메달을 획득한 얀 스미어컨스와 함께 시상식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뮐더 형제는 1984년 이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동반 획득한 두번째 쌍둥이 형제가 됐다. [사진=AP/뉴시스]

모태범(25)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연패의 꿈을 좌절시킨 선수 역시 형제였다. 네덜란드가 금, 은, 동메달을 모두 가져온 이 종목에서 1,3위를 차지한 미셸-로날드 뮐더(28)는 쌍둥이 형제다.

미셀은 첫 레이스와 두번째 레이스에서 34초63과 34초67의 기록, 합계 63초312로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로날드는 첫 레이스에서는 34초969로 6위로 밀렸으나 두번째 레이스에서 34초49로 당당하게 1위를 차지, 합계 69초46으로 모태범을 0.23초 차이로 4위로 밀어내고 동메달을 따냈다.

미셀은 일찌감치 모태범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던 선수였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던 미첼은 2012년부터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2년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벌어졌던 세계종목별선수권에서 모태범에 불과 0.01초 뒤지며 은메달을 따냈다.

기량이 부쩍 성장한 그는 결국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서 합계 136초790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모태범은 500m 2차 레이스에서만 이겼을 뿐 완패하며 5위에 머물렀다.

미셸은 일본 나가노에서 열렸던 2014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서도 139초885로 2연패를 달성했다.

로날드의 성장도 눈에 띄는 대목. 지난 밴쿠버올림픽 남자 500m에서 11위에 그쳤고 모태범이 우승을 차지했던 2012 세계종목별선수권에서도 6위에 머물렀을 정도로 모태범보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겨져왔으나 쌍둥이 형제의 동반 성장으로 동메달까지 따냈다.

이들은 또 동계올림픽 사상 두번째로 '쌍둥이 동반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1984년 대회에서 미국의 필-스티븐 마레 형제가 스키 회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이후 두번째다.

쌍둥이는 아니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미 동반 메달을 따낸 자매도 있다.

▲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저스틴(오른쪽), 클로에 듀포르-라포인테 자매가 지난 8일 순위가 결정된 뒤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캐나다의 듀포르-라포인테 자매는 모두 3명이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에 출전해 이 가운데 막내 동생인 저스틴(20)과 둘째 언니 클로에(23)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맏언니 맥심(25)은 1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는 '용감한 형제'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3남매가 있다. 바로 박승주(24), 승희(22), 세영(21) 남매다. 이 가운데 박승주는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종목에 나설 예정이고 박승희와 박세영은 쇼트트랙에 출전했다.

박승희는 지난 10일 벌어진 여자 500m 쇼트트랙에서 무난하게 8강에 올랐으나 박세영은 같은 날 열린 남자 1500m 경기에서 빅토르 안(안현수)와 두차례나 맞붙어 결승 진출에 실패해 메달 획득의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또 바이애슬론 종목에서는 노르웨이의 타르예이(26)-요하네스(21) 보 형제, 프랑스의 시몽(30)-마르탱(26) 푸르카드 형제가 눈에 띈다.

타르예이는 이미 지난 밴쿠버올림픽에서 4x7.5㎞ 릴레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강호.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15㎞ 매스 스타트, 4x7.5㎞ 릴레이, 여자 2x6㎞+남자 2x7.5㎞ 혼성 릴레이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3관왕에 오른 강호다. 요하네스도 지난해 12월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떠오르는 샛별로 평가받고 있다.

시몽과 마르탱도 만만찮은 강호다. 이 가운데 마르탱은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 소치 동계 올림픽 남녀 쇼트트랙 종목에 나란히 출전하는 박승희(오른쪽), 세영 남매가 지난달 22일 프랑스 고지대 전지훈련 출국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이미 남자 스프린트 10㎞ 종목을 치렀으나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다. 넷 가운데 마르탱이 24분45초 9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고 시몽은 26분4초2로 36위에 올랐다. 타르예이와 요하네스는 26분10초1로 39위, 26분51초로 55위에 올랐다.

컬링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브라운 남매가 있다. 누나인 에리카(41)는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에도 출전, 5위를 차지한 베테랑으로 남편인 이안 테틀리는 캐나다에서 컬링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동생 크레이그(39)도 미국 남자 대표팀 일원으로 합류했다. 이들 뿐 아니라 브라운 가문은 '컬링 집안'이다. 아버지인 스티브는 소치 동계 패럴림픽의 미국 대표팀 코치다.

또 스켈레톤에는 라트비아의 토마스(33)-마틴스(30) 두커스 형제가 있다. 이 가운데 동생인 마틴스는 밴부터 동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토마스는 4위에 오른 강호다. 두 선수 모두 이번에는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아이스하키에도 형제, 자매들이 많다. 필(27)-아만다(23) 케셀 남매는 미국 남녀 아이스하키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토론토에서 뛰고 있는 필은 이미 밴쿠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경력이 있고 아만다 역시 미네소타 대학에서 하키 선수로 뛰며 소치올림픽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 말고도 미국 여자대표팀에는 모니크 라무르-콜스와 조세린 라무르(25) 쌍둥이 자매도 있다. 10대 때 나란히 축구를 하기도 했던 라무르 쌍둥이 자매는 2010년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이들의 부친 역시 노스 다코다 대학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하는 등 전통적인 '아이스하키 집안'이다.

미국 말고도 다른 나라에도 '아이스하키 형제'가 있다. 지미(34)와 조너선(30) 에릭손 형제와 함께 일란성 쌍둥이인 다니엘-헨리크(30) 세딘 형제 역시 스웨덴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체코에는 즈바이넥(32)-밀란(30) 미할릭 형제도 있다. 즈바이넥은 피닉스에서 수비수, 밀란은 오타와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며 체코의 공수를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토마스(28)-미하엘(26) 라플 형제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이후 12년만에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종목에 출전한 오스트리아를 대표한다.

이밖에 뉴질랜드의 조시아(24), 바이런(22), 보-제임스(19) 웰스 3형제 역시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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