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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야탑고, '크로스오버' 기본기로 화수분 야구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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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야탑고, '크로스오버' 기본기로 화수분 야구 꿈꾸다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6.02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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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순례] 창단 16년 만에 과학적, 효율적인 훈련과 생각하는 야구로 다크호스 위용

[300자 tip!] 분당 야탑고는 ‘윤석민(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모교’로 유명하다. 윤석민이란 큰 선수를 배출한 고교팀인 만큼 전통의 강호같지만 2004년 그가 KIA에 드래프트 2차 1번으로 지명됐을 당시 야탑고는 창단된지 고작 8년밖에 되지 않았고 현재 창단 16년차를 맞은 역사가 짧은 팀이다. 그렇지만 야탑고는 비교적 짦은 역사에도 빛나고 있다. 이는 배출된 선수들이 대학과 프로무대에서 ‘야탑고 출신들은 기본기가 좋다’고 호평받으며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가기 때문이다. 탄천 야구장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는 야탑고 선수들의 땀을 통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야탑고는 고교야구의 대표적인 화수분 야구다. 2003년까지 고작 13명에 그쳤던 선수가 이젠 41명로 3배가 넘게 인원이 늘었다.

[분당=스포츠Q 글 이재훈·사진 이상민 기자] 분당 야탑고 야구부는 시설이 갖춰진 서울의 유수한 학교들이나 실내 연습장까지 갖춘 천안북일고 등과 달리 탄천종합운동장 내 야구장에서 매일 훈련을 갖는다.

“성남시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줘 번듯한 야구장에서 훈련한다”는 김성용(44) 야탑고 감독은 벤치에서 선수들을 주시하며 끊임없이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그 지시는 모두 선수들이 훈련 중 위험하게 있을 때 조심하라는 이야기들이었다.

명성에 비해서 학교내 훈련 시설이 열악한 상황인데도 야탑고에서는 항상 좋은 선수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온다.

▲ 김성용 감독은 고교야구의 대표적인 '연구하는 지도자'다. 그는 한국 고교야구 감독으로는 유일하게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실시한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 역사를 만들며 성장하다

야탑고는 성남 고교야구의 개척팀이다. 김성용 감독은 “1997년 11월 4일 성남시에서 야구부를 최초로 창단한 고등학교는 서인고(2002년 야탑고로 개명)였다”고 말했다.

김성용 감독은 “사실 창단 당시에 코치로 왔지만 1998년 3월에 감독으로 등록됐다. 당시 감독 자격증이 있던 사람이 저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당시 성남에서 야구부가 있는 학교는 우리가 처음이었고 성남이란 지역에서 야구 자체가 첫 시작단계였다. 그래서 훈련이라고는 학교 운동장에서 내야 펑고, 캐치볼 훈련 등이 고작이었다”고 말했다.

야탑고가 현재와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던 것도 탄천야구장이 2002년 개장된 덕분이다.

야탑고 야구부 창단멤버는 13명에 불과했다. 현재 두산의 주축 2루수 오재원도 야탑고 창단 초기 당시 ‘13인의 용사’에 포함돼 있었다. 그는 봉황대기에서 ‘에이스’로 꼽히던 김수화(29·넥센)가 버틴 효천고를 3-0 완봉으로 이긴 바 있다.

김 감독은 “당시에는 하도 선수가 없다보니 포수였던 이중훈(30)을 빼고는 모두 더블 포지션이었다”며 “3학년이던 오재원(30)도 투수, 외야수, 내야수를 다 봤다. 당시 선수가 없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야탑고는 항상 꾸준히 4강권 안에 드는 다크호스로 올라선다. 항상 좋은 선수들이 꾸준히 나온 덕이기도 했다. 윤석민과 오재원, 오재일(28·두산)을 비롯해 2011년 김성민(21·오클랜드) 최근에는 김하성(19·넥센), 김경호(19·두산) 등 여러 스타급 선수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팀을 이끌었다.

야탑고는 현재 선수 41명으로 큰 규모의 야구부로 성장했다. 이 중 올해 1학년만 14명일 정도로 원석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고 원석들이 넘쳐난다고 해서 좋은 야구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보석으로 키울 확실한 철학과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야탑고는 선수가 성장하기 좋은 터전이라고 볼 수 있다.

▲ 야탑고의 경우 가장 중요한 훈련 중 하나가 포메이션이다. 주로 경기에 나서는 2~3학년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에 맞춰 여러 상황을 두고 스스로 생각해 수비를 익히는데 노력한다.

◆ 김성용 감독의 지도철학 ‘좋은 선수는 만들어지는 것’

김성용 감독은 야탑고를 16년째 이끌고 있다. 그의 지휘 아래 야탑고는 항상 전국대회에서 다크호스로 통한다. 항상 좋은 선수들이 꾸준히 나온다. 그렇다고 다른 학교들처럼 중학교 무대를 평정하는 선수가 입학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김 감독은 서울·경기 지역을 돌며 발품을 판다. 그는 “정상급 선수들은 사실 서울의 이름 있는 고등학교나 천안북일고와 같이 지원이 잘 되는 학교에 가려고해 이를 잡기는 어렵다”며 “그래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데려와 경쟁력 있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하성의 사례를 들었다. 김하성의 경우 원래 염두에 두지 않았던 선수였다. 김 감독은 “사실 하성이는 당시 지인의 부탁으로 야구부에 데려왔다. 그런데 훈련을 통해서 키가 더 컸고 금세 팀에 적응하며 소질을 보였다”고 말했다.

윤석민 또한 김성용 감독이 만들어 낸 대표적인 선수다. 야탑고 출신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그에게 투수를 권유한 것도 김성용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2002년 당시 윤석민은 구리 인창고에서 야탑고로 전학왔다. (인창)중학교를 나왔으니 아무래도 인창고로 가야하지 않았겠나. 근데 본인이 워낙 여기로 오고 싶어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야탑고로 온 윤석민은 원래 내야수였다. 김 감독은 “당시 석민이는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고 그냥 가능성 있고 캐치볼 잘하고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선수였다. 오히려 유병조(28·현 신일고 타격코치), 오재일이 더 잘나갔다”고 운을 뗐다.

“사실 석민이는 투수보다는 야수로 봤다. 그런데 쭉 지켜보니 타고난 유연성과 손재주가 뛰어나 2학년 말에 투수로 생각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했고 겨울 전지훈련 이후 구속이 10km가 늘었다. 지금 봐도 그건 기적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가능성을 봤던 당시의 전향이 본인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빛은 본 케이스다”며 “사실 당시에 컷 패스트볼을 가르쳐주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이후 프로로 가서 이를 발전시키더니 지금의 고속 슬라이더를 만들더라. 2005년 KIA에서 체인지업 등을 더 발전시켰다. 이후 여기서 훈련을 열심히 하고 본인도 노력해 좋은 투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야탑고 선수들에게도 “투수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 통한다. 야탑고에서 윤석민과 꼭 닮은 투구폼을 자랑하는 이훈(18)은 “지난해 미국 LA지역 전지훈련에서 석민 선배를 만났는데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손수 폼도 잡아주고 하체를 이용하는 법도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야탑고 선수들은 항상 기본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김하성의 경우 넥센에서 첫 해에 스프링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 야탑고에서는 유격수 박효준(18)과 3루수 김민호(18)가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 야탑고는 항상 수비와 포메이션 훈련을 중요시 한다.

야탑고 야구부는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탄천야구장에서 훈련한다. 이후에는 오후 9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과 코어 트레이닝(몸의 중심이 되는 복근 등을 잡는 운동) 등 밸런스를 잡는 운동을 한다. 대신 야구적인 면에서는 선수들에게 큰 강요를 하지는 않는다.

김성용 감독은 “무엇보다 효율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특히 선수들에게 ‘기본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늘 강조한다”며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기본기와 기초체력을 고등학교 때 완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가 되어야 어느 곳을 가든 숙달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야탑고에서 중요한 훈련은 캐치볼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도 캐치볼 때 만큼은 많은 피드백을 한다. 야구의 모든 면에서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할 정도다.

야탑고 유격수 박효준은 “감독님이 기본기를 중요시 한다. 특히 기본기는 수비에서 나온다고 조언한다”며 “기본적인 것부터 다잡으니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야구에서 타격은 상대성이 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하다보면 대화가 잘 안되는 경우도 있고 고급기술을 알려줘도 익히는 게 쉽지 않다”며 “반면 수비는 1+1과 같은 요소라서 할수록 느는 것이 보인다. 수비가 되면 어떤 포지션에 가도 잘 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수비는 마스터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라고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 김성용 감독이 고안한 장애물 뛰기 훈련을 야탑고 선수들이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기와 체력을 위해 축구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야구에 맞게 고안하는 등 연구에 여념이 없는 지도자다.

◆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프로그램이 핵심

김성용 감독은 소문난 학구파다. 2008년도 경기 지도자 1급 과정을 수료하면서 관련 자료들을 자신의 야구부에 접목시키며 상당히 과학적인 훈련을 한다. 덕분에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택을 받아 교육리그까지 다녀왔다.

넥센의 염경엽(46) 감독도 전지훈련 당시 야탑고를 졸업하고 온 김하성의 기본기와 피지컬 부분을 칭찬했을 정도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그때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다보니 운동 심리학, 스포츠 생리학 등 총 12개 과목을 수료해야 했다”며 “이를 현장에서 겪었던 경험과 엮어 지금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야탑고 선수들은 다들 몸이 균형적으로 잡혀 있다. 항상 숙소에 들어가면 경기가 없을 때 야간훈련은 코어 트레이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김 감독은 “이것도 사실 야탑고의 자랑이다. 선수들이 식스팩은 기본으로 잡힌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후 “사실 이를 위해 코어 트레이닝을 중시한다. 외국의 사례들을 통해 훈련들을 더 보강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야탑고 선수들은 장애물 넘기 등의 훈련을 꾸준히 했다. 이 또한 김 감독의 연구가 만든 작품이다.

김 감독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사실 피지컬 트레이닝과 코어 트레이닝의 경우 ‘축구’를 많이 참고한다. 장애물 넘기의 경우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훈련 영상을 보고 연구해 고안했던 것”이라며 “야구의 경우 피지컬 트레이닝적인 면에서 10년은 뒤져있더라. 오히려 축구의 경우 몸의 밸런스를 중시하기에 배울 점이 많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프로그램에서 효과를 많이 봤다고 이야기한다. 취재 당일 선수들이 보여준 훈련은 이것뿐이 아니다. 선수들은 이날 각자 수비 포메이션을 갖추고 실전과 같이 훈련에 임하는 포메이션 훈련을 자주 진행했다. 주말리그를 앞둔 것도 있지만 평소 실전상황을 통한 대처 능력을 익히는데 핵심을 둔다.

훈련이 전혀 안되는 것 같아보였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이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주장 김민호(18)의 경우 “사실 감독님이 포메이션 수비를 많이 훈련시킨다”며 “사실 펑고를 받을 때 다양한 타구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보다 실전에서 스스로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박효준(18)도 이에 거들었다. 그는 “야탑고에서 가장 좋은 점은 스스로 생각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라며 “아무래도 과학적인 트레이닝과 함께 기본기를 익히게 하셔서 개인 기량을 익히는데 오히려 더 좋았다. 특히 이를 개인에 맞춰서 해주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 야탑고 주장 김민호의 티배팅. 고교야구 나무배트 도입 시대에 김성용 감독은 정확한 배팅을 강조한다. 정확하게만 맞추는데 집중하는 타격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 야구는 학문이자 교육

김성용 감독은 더 욕심을 내는 중이다. 현재 석사과정 이수중인 그는 다음 학기부터 박사과정에 들어가 스포츠 심리학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선수들을 좀 더 잘 키워내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똑같은 프로그램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야구를 하나 성적이 잘 나오기도 하고 안나오기도 한다. 선수마다 멘탈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를 응용해서 제각기 맞는 프로그램으로 적용시키면 좀 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야탑고를 졸업한 뒤 현재 프로에 있는 선수들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오재원은 김 감독이 손꼽을 정도로 후배 사랑이 각별하다.

김 감독은 “재원이의 경우 지금도 후배들을 아낀다. 구단서 나오는 스파이크 등 야구장비들을 들고 오기도 하고 후배들에게 맛있는 것이라도 먹으라고 돈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 같은 경우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청룡기 결승전이 우천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고 즉흥적으로 20만원짜리 배트 20자루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야탑고 출신 선수들은 후배들을 가르치는데도 여념이 없다. 프로에 가서도 평소 모교를 찾아 후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준다. 올해는 김하성이 대표적이다.

박효준의 경우 “하성이 형이 평소 프로진출에 관해 이야기를 해줬다. 특히 ‘프로의 경우 보다 더 체계적인 훈련과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줄 뿐만 아니라 프로에 대한 마음가짐도 함께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훈련 또한 함께 한다. 지난 LA 동계훈련 때도 오프시즌인 김성민의 경우 야탑고 후배들과 같이 훈련을 진행했다. 그는 오프시즌 이후 한국으로 귀국할 때마다 자주 모교 후배들과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준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고민할 때 김성민이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을 정도다.

김성용 감독은 “사실 프로에서 성공한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 지원해주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후배들이 이를 보고 배운다. 아마추어가 모든 게 열악한데 선배들이 해주고 나면 ‘나도 나중에 성공해 후배들에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런게 진짜 교육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승을 많이 하는 학교보다는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오는 야구부가 되었으면 한다. 고등학교 때 저 감독님이 야구를 하는데 징검다리가 되었다고 선수들 입에서 그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을 마쳤다.

야탑고는 올해 주말리그 경기권에서 총 6경기에 나서 4승 2패를 기록해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지난해에는 후반기 주말리그 6경기 5승 1패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야탑고는 지난해 8월 청룡기 결승에서 덕수고에 5-1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올해에는 황금사자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용마고와 8강전서 맞붙었으나 3-11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 올해 야탑고를 이끄는 주축인 김민호(왼쪽)와 박효준. 졸업반인 이들은 청룡기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 올해 야탑고를 이끄는 듀오 박효준과 김민호

올해 야탑고를 이끄는 선수들은 졸업반인 김민호와 박효준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성남 매송중학교를 졸업한 뒤 야탑고에 왔다. 물론 박효준의 경우 중학교 3학년 때 김성용 감독의 권유로 매송중으로 갔고, 김민호는 매송중으로 입학했다.

박효준은 말이 필요없는 올해 고교 최고의 유격수다. 최근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공·수·주를 갖춘 대형 유격수로 평가받는다.

박효준은 “평소 메이저리그 유격수들의 영상을 보는데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가장 눈에 띈다. 닮고 싶은 선수”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큰 꿈을 가졌다.

김민호는 올해 야탑고의 핫코너를 책임지는 선수다. 김성용 감독은 “센스가 좋고 기본기가 잘 닦인 선수”라고 ‘올해 프로 지명감’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그의 롤 모델은 최정(SK)이다.

“목표는 최정과 같이 최고의 3루수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부족하다 생각되는 점을 하나씩 보완해나가고 있다”며 “만약 이번에 지명이 안된다면 대학에서 실력을 더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3학년 사이드암 투수 박정수(18)도 높게 평가받는다. 1학년 때까지 2루수를 보던 박정수를 송구 시에 사이드스로가 훌륭했던 점을 체크하는 등 잠재력을 본 김성용 감독의 '작품'이다. 사이드암으로는 상당히 빠른 공인 구속 140km초반대의 직구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박정수는 올해 고교야구에서 엄상백(덕수고)와 함께 사이드암 투수 중 최고로 꼽힌다”며 “투수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아 덜 혹사당한 것도 장점”이라 전했다.

박효준은 올해 8경기서 타율 0.364, 출루율 0.559에 장타율은 무려 0.818을 기록함과 동시에 2홈런 13타점 9도루로 고교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김민호는 올해 8경기서 타율 0.250, 출루율 0.472, 장타율 0.417에 홈런 없이 2타점 4도루를 기록 중이다. 박정수는 올해 5경기에 등판해 19.2이닝을 던져 1승 1패 3.66의 평균자책점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 야탑고 출신 스타들은 누구?

야탑고는 창단 16년이란 짧은 역사지만 그 기간에도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다. 특히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그 가치를 더 알아볼 정도다. 빅리그 입성을 노리는 윤석민과 2011년 오클랜드에 영입돼 미국으로 건너간 포수 김성민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야탑고 선수들의 가치는 빛난다. 오재원과 오재일 외에도 SK 선발진의 한 축인 윤희상(29), NC의 차기 외야수로 꼽히는 강구성(21) 등이 있다.

야탑고는 올해 졸업반 선수들 중 프로선수 3명을 배출했다. 김경호가 두산에 드래프트 2차 6라운드서 지명됐고, 김하성이 넥센에 2차 3라운드, 투수 이승진이 2차 7라운드에 SK로 지명됐다. 이밖에도 사이드암 투수였던 김동우는 연세대에 진학하는 등 대학진학률 또한 높은 편이다.

▲ 지난해 청룡기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야탑고 야구부는 올해 청룡기 우승을 노린다. 부상치료와 휴식 등을 위해 빠진 7명의 선수들을 제외한 35명이 화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야탑고 야구부 멤버는

김성용 감독, 송영관, 구명근 코치가 이끄는 야탑고는 3학년 김주현, 박원철, 승양욱, 양준호, 이훈, 김관호, 김민호, 박효준, 박정수, 전승현, 서상근, 정윤환. 2학년 배수현, 김형탁, 신민철, 이범, 이정우, 정동윤, 김남홍, 김주한, 김진욱, 김태연, 이준, 최태성, 심현영, 이영창, 허동녕. 1학년 김대용, 신민혁, 이래창, 이원준, 최명인, 나영채, 조성남, 민경호, 박문휘, 우동기, 이중석, 최승주, 이충헌, 조동현 등 선수 41명으로 구성돼 있다.

[취재 후기] 열정적인 지도자의 끊임없는 연구와 현장에서 이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야탑고를 끌어올리는 핵심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선수들이 야구를 단순히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190cm 장신을 자랑하는 투수 정동윤, 내야수 이준 등 많은 잠재력있는 2학년 선수들이 대기 중이다. 분명 야탑고의 화수분 야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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