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성난 변호사' 임원희 "가성비 좋은 캐릭터 연기" [인터뷰]②
상태바
'성난 변호사' 임원희 "가성비 좋은 캐릭터 연기" [인터뷰]②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16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기자] 배우 임원희(45)가 범죄 액션영화 ‘성난 변호사’에서 특전사 출신 박 사무장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웃음을 투척하고 있다.

지난 8일 개봉해 72만9000명을 동원한 ‘성난 변호사’는 자신만만한 에이스 변호사 변호성(이선균)이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 용의자를 변호하던 중 승소의 순간, 뒤통수를 맞은 뒤 반격에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시나리오가 잘 읽혔다. 출연 분량이 적다고 혹시 편집된 게 아니냐고 말하는데 임팩트가 중요한 것 아닌가. 이 정도면 할 순 있겠다 싶었다. 더욱이 내가 촬영한 분량은 거의 다 사용됐다. 허종호 감독이 ‘원희형 거는 알차게 썼다’고 해서 감사했다. ‘이선균-임원희 케미가 좋았다’ ‘두 사람이 더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란 리뷰에 기분이 좋아졌다.”

 

박 사무장은 변호성의 특급 파트너이자 투덜대기 일쑤이면서도 꼼꼼한 일처리를 자랑하는 질박한 인물이다. 액션이라면 문외한일 법한 풍채인데 특전사 출신이라는 점이 반전이다. 특전사다운 기상은 영화 후반부에 스크린을 장식한다.

“‘저런 형이나 오빠, 옆에 뒀으면...’ 하는 캐릭터다. 티내지 않으면서 뒤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 데다 한 칼 할 땐 제대로 해주는 든든한 형 이미지다. 임원희가 나오지 않으면 서운해 하도록 연기에 주안점을 뒀다. 극 중반에 변호성을 향해 ‘사람이 먼저다’라고 말할 정도로 올곧은 면도 있고. 가성비 좋은 캐릭터 연기를 했다. 난 이 작품에 대해 댕큐다.”

영화 속 임원희와 이선균의 앙상블은 윤기가 자르르하다. 정교한 호흡이 관건인 애드리브도 꽤 눈에 띈다.

“박 사무장이 살인사건 현장인 다세대 주택 외벽에 올라가기 전 변호성과 만담하듯 주고받는 장면도 은근히 애드리브였다. 선균이가 잘 받아줘서 창조된 신이 꽤 있다. 내가 흘려 말하면 선균이가 ‘그래? 좋은 데!’ 하며 놓치질 않았다. 냉동창고에서의 악당 제압 장면도 시나리오상에는 ‘몰래 가서 뒤에서 각목으로 내려친다’였는데 특전사 나온 인물인데 거창하진 않아도 한방은 있어야 할 거 같아서 탄생한 게 바로 그 장면이다.”

과거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체포왕’에 우정 출연한 적이 있으나 본격적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계 안팎에선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김명민-오달수 콤비에 이어 이선균-임원희의 ‘성난 변호사’ 시리즈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할 정도다.

 

“주연이 자기 분량에만 급급할 수 있는데 선균이는 시너지 효과나 파트너에게 열려있는 배우라 좋았다. 이선균을 만나서 100 이상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연기라는 게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쿵짝이 잘 맞아야 한다. 감독 역시 토론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이 많았다. 특히 이 영화에선 대사로 입에 잘 맞지 않으면 현장에서 바로 바로 고치거나 살이 붙여지고 수정되는 게 많았다. 채색된 느낌이 강했던 작품이다.”

임원희 역시 ‘성난 변호사’의 프랜차이즈 작업에 눈을 반짝인다.

“만들 때부터 시리즈 가능성을 열어둔 영화다. 우리야 이번에 흥행에 성공해서 시즌2를 하면 나쁠 게 없지 않나. 두 남자가 맞닥뜨릴 다음 사건은 뭘까, 궁금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특히 외국은 사설탐정이 합법화돼 있는데 한국 현실에서 변호사를 그만 두고 탐정사무실을 개업해 사건을 수사해나가는 건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까 싶다. 다만 우리나라에선 시리즈 무비가 별반 없어 우려스럽다. ‘공공의 적’ ‘조선명탐정’ 빼놓고는 투가 나오기 쉽지 않아서 할리우드가 부럽기도 하다. 다양성이 많아지면 좋은 게 아닐까.”

임원희의 할리우드 시스템과 충무로 현실에 대한 비교 분석이 이어졌다.

“우리도 나름 선전을 하고 있는데 할리우드에 맞서려면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저예산 독립영화와 블록버스터 영화만 존재하지 중간 사이즈, ‘중박’ 영화가 별반 없다. 천만영화 나오고. 한국영화가 건강해지려면 200만, 300만 작품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건강해지고 다양해진다. 되는 영화만 되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뿐이다.”

 

임원희가 김동욱 손호준과 주연을 맡은 코미디 영화 ‘쓰리 썸머 나잇’은 지난 여름 개봉돼 안타깝게도 흥행에 실패했다.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올해 영화 ‘막걸스’ ‘쓰리 썸머 나잇’ ‘성난 변호사’ 3편을 개봉시키며 맹활약 중이다. 영화 사이에는 예능프로 ‘진짜사나이’ 출연으로 방점을 찍는다.

특유의 뚱한 표정을 짓던 임원희는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다. 한국영화 활황기처럼 시나리오를 쌓아놓고 하는 배우가 몇이나 있겠나”라며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내가 잘 할 수 있겠다 싶으면 하고, 부담스러우면 못하겠다고 한다. 올해는 좀 몰린 편이다”라고 쿨하게 말했다.

최근 들어 충무로를 주도하는 40대 남자배우들. 송강호 황정민 설경구 김윤석 류승룡부터 ‘대세’로 부상한 조진웅 배성우에 이르기까지 짱짱한 연기력과 개성을 보유한 배우들이 득시글댄다. 임원희 역시 그 한 가운데에 서 있다.

“요즘은 우리 나이대 배우들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조용히 사라지는 배우들도 무지 많다. 쉬운 게 아니지만 건강한 경쟁력이라고 본다. 되는 사람만 되는 것도 아니고, 실력대로 인정받지 않겠나. 모든 게 쉽지 않고, 마냥 좋지만도 않다. 그래서 마인드 콘트롤이 필요하다. 이 나이돼서 욕심대로만 살 수는 없고, 다들 자기만의 방법론을 찾아가고 있을 거다. 나 역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슬퍼하거나 발버둥 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넓게 보려고 한다. 주저앉을 순 없지 않나.”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