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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푸이그의 영향력, '즐거운 야구도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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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푸이그의 영향력, '즐거운 야구도 괜찮지 않나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6.0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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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엔터테인먼트 요소 갖춘 선수 필요"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지난해 6월초 야구계에 폭풍을 몰고 온 ‘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24 LA다저수)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1년을 맞았다. 2014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하며 슈퍼스타로 올라선 푸이그가 이제는 오랜 기간 정착된 야구계의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ESPN의 칼럼니스트 조넷 하워드는 지난 3일(한국시간) 장문의 기사를 통해 푸이그의 야구관에 대해 상세히 전하며 “푸이그의 행동을 잘못된 것으로만 봐야 할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누구도 푸이그의 실력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하위에서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던 LA 다저스는 푸이그 합류 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푸이그가 분위기를 반전시킨 덕에 다저스는 42승8패로 가속페달을 밟으며 NL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오르는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푸이그는 2년차 들어 단점으로 지적되던 인내심마저 보완하며 완전체 선수로 거듭났다. 0.343의 타율과 0.433의 출루율은 전체 2위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42를 기록중이다. 리그에서 OPS가 1이 넘는 선수는 리그에서 단 5명에 불과하다.

다만 간혹 그가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주는 천방지축 행동은 여전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푸이그는 야구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돌발 행동으로 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푸이그는 적시타를 치면 큰 모션으로 팔을 올린다. 홈런을 쳐내면 배트를 던지며 천천히 그라운드를 돈다. 지난해 7월 신시내티전에서는 연장 11회말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는 홈으로 슬라이딩해서 들어오는 과감한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푸이그는 상대팀 선수들과 신경전이 잦다. 특히나 푸이그와 직접 상대하는 투수들은 그의 행동에 빈정이 상해 빈볼을 던지기도 한다. 베테랑 선수들은 푸이그의 돌발 행동에 대해 불쾌함을 표현한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시내티에서 뛰며 푸이그와 맞대결했던 추신수도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선수가 지켜야 되는 예의가 있다. 푸이그의 세리머니는 루키 선수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푸이그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내가 하는 방식은 상대 투수를 짜증나게 만드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어릴 적부터 해온 것이고 앞으로도 이렇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는 엔터테인먼트다”이라며 야구장 안에서만큼은 온전히 경기를 즐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것은 내가 에너지를 내는 방법일 뿐“이라며 ”나는 그라운드에서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다. 소극적인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푸이그의 거침없는 발언처럼 MLB에서도 최근 불문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견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ESPN은 “벅 쇼월터(볼티모어) 감독과 애덤 던(시카고 화이트삭스) 등도 쇼맨십같은 불문율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며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푸이그같은 선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SPN은 푸이그의 2014 시즌 기록을 하나하나 짚으며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도 설명했다. 하워드는 “야구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더 있어서 즐길 수 있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푸이그의 행동에 힘을 실어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분명한 것은 푸이그가 2년차 시즌에 벌써 야구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선수가 됐다는 점이다. 흥미진진한 ‘악동’의 행보가 MLB의 불문율에 보다 가벼운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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