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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 강국으로 가는 과학-심리학 접근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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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 강국으로 가는 과학-심리학 접근법은?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10.29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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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2015 학술대회...슈베메더 국제운동역학회장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위해선 운동역학 연구 중요"

[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한국은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목에 걸며 종합 5위까지 올랐다. 2018 동계올림픽까지 유치하는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잇따라 열면서 한국의 스포츠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단순히 열심히 뛰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과학과 심리학이 접목되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한국체육대학교 체육과학연구소는 29일 서울 송파구 교내 합동강의실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포츠과학적 접근’을 주제로 2015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다수 참여하면서 스포츠 과학과 심리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 [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랜달 윌버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위원이 29일 고지대-저산소 훈련이 엘리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위는 윌버 위원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학회, 주식회사 케이토토가 후원하는 이번 학술대회에는 허먼 슈바메더 국제운동역학회장, 로버트 샤인케 국제스포츠심리학회장, 히로시 하야시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이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은 “이번 학술대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들이 많이 참석해주셔서 취지에 맞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체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츠에 큰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 스포츠 발전 위한 과학적인 접근,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든다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랜달 윌버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은 선수들 기량의 발전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며 ‘고지대-저산소 훈련이 엘리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윌버 위원은 “높은 고도일수록 산소량이 적기 때문에 고지대 훈련은 선수들의 지구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미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훈련 중 하나로 여겨진다”며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 역시 1년에 네 차례에 걸쳐 고지대 훈련을 받는다”고 밝혔다.

▲ [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허먼 슈바메더 국제운동역학회장이 동계스포츠에 있어 운동역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윌버는 “고지대 훈련은 과학적으로도 이미 증명됐다. 중요한 것은 4주 동안 진행되는 훈련 스케줄을 잘 짜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처음부터 선수들에게 강한 훈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펠프스 훈련의 경우 첫째 주에는 무조건 고지대 적응 훈련만 한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윌버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적으로 고지대-저산소 훈련에 관심이 엄청나다. 지구력이 중요한 장거리 달리기, 수영 등이 고지대 훈련법을 채택하고 있다.

국제운동역학회장인 슈바메더 스위스 잘츠부르크대학 교수는 스포츠에 물리학을 접목시킨 운동역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미세한 감각이 중요한 동계스포츠 발전에는 운동역학 중심의 연구가 필수라는 주장을 펼쳤다.

슈바메더 교수는 “스키 점프와 같은 동계스포츠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경기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경기에서 나타나는 공기의 저항, 동작을 그대로 재현하지 못하면 훈련의 효과는 떨어진다. 때문에 물리학적으로 선수들의 동작을 비교,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로버트 샤인케 국제스포츠심리학회장은 "개인의 문화와 성향을 고려해 선수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밝혔다.

슈바메더 교수는 “다른 종목의 운동들보다 동계스포츠가 더 복잡하다. 과학적인 접근은 성적의 향상, 장비의 발전, 안정성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질문과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도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운동역학에 대한 연구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개인 맞춤 접근, 심리학의 효과 극대화

과학만큼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심리학이다. 이미 경기 성적에 있어서 선수들의 심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샤인케 캐나다 로렌시안대학 교수는 선수들의 심리를 위해 개인의 문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샤인케 교수는 “운동 선수들을 돕기 위해서는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인종, 성, 경제적 수준, 개인의 성향 등을 고려해야만 선수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다”며 “문화를 고려한 스포츠 심리학은 미국과 유럽 전체로 전파되며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샤인케 교수는 “캐나다는 다문화 국가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각 스포츠 종목마다 성향이 다른 선수들이 많다. 캐나다 역시 스포츠 심리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나라들도 저마다 문화적인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때문에 심리학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 [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히로시 하야시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한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올린 것은 런던에 차린 사전 캠프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야시 전 IOC 위원 역시 심리적인 부분이 선수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동의했다. 하야시 의원은 “올림픽을 치르기 전에 현지로 가서 적응을 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것도 런던에 차린 사전 캠프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의원은 “금전적인 투자도 중요하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의 과학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요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올해는 40억 엔(378억 원), 내년에는 80억 엔 이상의 돈이 투자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각자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스포츠 발전에 있어서 과학과 심리적인 부분 모두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한국은 어떤 나라들보다 정신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부분에 과학적이면서 선수들의 심리를 연구, 발전시키면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재후기] 윌버 위원은 “고지대가 거의 없는 한국을 위해 콜로라도의 높은 지대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슈바메더 교수는 “언제든지 운동역학 부분을 한국과 교류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만 나선다면 스포츠 강국 한국에 누누이 지적되는 스포츠 과학과 심리학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 [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2015 국제학술대회가 진행 되기 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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