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1:05 (목)
리틀야구가 길러낸 '엄씨 형제' 문현-태경, 박찬호배와 찰떡 궁합
상태바
리틀야구가 길러낸 '엄씨 형제' 문현-태경, 박찬호배와 찰떡 궁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0.29 1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문현 초대 모범상, 그 후 2년 엄태경 끝내기 안타로 광명시에 우승컵 안겨

[대전=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KBO리그에서 엄 씨는 눈에 띄지 않는 성이다. 한 때 시속 160㎞에 육박하는 ‘광속구’를 뿌렸던 엄정욱(SK)과 루키로 데뷔해 이번 시즌 이름을 알린 엄상백(kt) 정도가 그나마 이름을 알린 선수들.

7년 후면 뛰어난 우수한 엄 씨 선수 2명을 한꺼번에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리틀야구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엄문현-태경 형제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기 때문.

2년 터울인 둘은 13세 이하 대표팀을 거쳤고 리틀야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박찬호배 대회에서 맹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 [대전=스포츠Q 이상민 기자] 엄태경이 광명시의 3회 연속 결승 진출을 의미하는 손가락 셋을 펼쳐보이고 활짝 웃고 있다.

2년 전엔 형 엄문현이 날아다니더니 이번엔 동생이 해냈다. 엄태경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제3회 박찬호배 전국리틀야구대회 결승전 연장 7회말 중견수 앞으로 흐르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 경기 광명시의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선발투수이자 4번타자로 나선 엄태경은 마운드에서는 3이닝 무실점, 타석에서는 결승타를 때리는 수훈을 세웠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엄태경은 “마지막 타석이라고, 끝낸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며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들어와 안타를 쳐서 기쁘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1회초 수비가 쉽지 않았다. 엄태경은 2아웃을 잘 잡아놓고선 문현진에게 볼넷과 도루, 이건호에게 볼넷과 폭투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무실점하긴 했지만 김덕용 감독은 “태경이가 본인의 공을 믿고 던지면 되는데 늘상 그런다”며 “얼마든지 정면승부를 해도 되는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 형 엄문현은 광명시 리틀야구단을 졸업하고 현재 휘문중학교에 재학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엄태경은 “노원구 친구들이 워낙 잘 친다. 특히 문현진, 이건호는 덩치도 커서 많이 의식한 게 사실이다. 좋은 상대들”이라며 “감독님 말씀에 동의한다. 앞으로는 심리적인 면에서 지고 들어가지 않을 수 있도록 단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광명시 리틀야구단을 졸업한 형 엄문현은 현재 휘문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다. 덩치가 어마무시한 오른손 거포 유망주로 파워가 일품이다. 2년 전 광명시가 초대 박찬호배 대회에서 우승할 때 불방망이를 휘둘러 최우수선수상(MVP)에 해당하는 모범상을 수상했다.

▲ 3루수, 유격수를 소화하는 우투좌타 엄태경의 롤모델은 빠르고 잘 치는 서건창이다. [사진=스포츠Q DB]

엄문현은 지난해 13세 이하 대표팀으로 INTERMEDIATE 50-70 월드시리즈에 나섰지만 2승 2패로 탈락해 12세 이하 대표팀 친구들의 세계제패를 바라봐야 했던 아쉬움이 있다. 대신 엄태경이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리버모어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세계를 호령해 형의 한을 풀었다. 동생은 초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았을 만큼 야구지능이 높다.

엄태경은 “키가 자라면서 달리기가 느려지고 워낙 잘 먹어서 살도 쪄버렸다”며 “저보다 어깨들도 훨씬 좋고 다방면에서 뛰어난 형들과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활짝 웃었다.

박병호같은 거포를 꿈꾸는 형과는 달리 엄태경은 센스 있는 내야수를 꿈꾼다. 과거에는 정근우를 롤모델로 삼았지만 우투좌타로 전향한 뒤에는 서건창처럼 되는 것이 꿈이라고. 엄태경은 “지금 키가 164㎝인데 빨리 커서 훨씬 더 잘하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