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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김윤석 "제니퍼 로렌스...여배우 신비로운 대상"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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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김윤석 "제니퍼 로렌스...여배우 신비로운 대상" [인터뷰]②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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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기자] 로마 가톨릭 교회의 퇴마 예식인 구마를 소재로 한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은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에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 영신(박소담)을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윤석은 투철한 소명의식으로 구마 예식을 집행하는 교단의 아웃사이더 김신부 역을, 강동원은 그를 돕는 신학생 최부제 역을 맡았다. 개봉(11월5일)을 앞둔 29일 오후, 정독도서관 앞 한 카페에서 올해를 쉼표 없이 달리고 있는 배우 김윤석(47)과 만났다.

- ‘검은 사제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소개해 준다면.

▲ 김신부가 구마 예식을 마친 최부제에게 “이제부터는 어떤 보상도 없고, 아무도 몰라줄 텐데 그래도 이 일을 하겠느냐”라고 말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보면 이런 잠언을 비웃듯 자신의 치적은 더욱 알리려 아등바등하고, 치부는 숨기려하지 않나. 그런 세상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대사라 오래 곱씹게 된다.

 

- ‘검은 신부들’은 장재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신인 감독들과 작업할 때 어떤 장단점이 있나?

▲ 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새로운 미학을 함께하는 기쁨이 있는 반면 신인이라 검증이 안 된 점도 있다. 그래서 더 재밌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면 아무리 신인이라 할지라도 얼마만큼 준비가 됐는지,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욕심이 있는 지가 보인다. 그런 사람과는 언제든지 함께 일한다.

- 올해 개봉작 ‘쎄시봉’ ‘극비수사’에선 과거에 비해 한결 가볍고 서민적인 체취가 묻어난다. 변화에 대한 욕망으로 읽어도 되는지.

▲ 감독들이 내게서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과거 드라마에선 유호정씨의 사진기자 남편으로도 나왔고, ‘완득이’ 때도 헐렁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코미디도 좋아한다.

- 그러고 보니 드라마 출연을 10년 동안 해오지 않고 있다.

▲ 영화 촬영하다보면 드라마 할 시간이 없고. 겁이 나는 부분도 있다. 연일 밤 새워가면서 급하게 찍어야 하니까. 지난 10년간 영화에 리듬을 맞춰와 드라마에 적응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미드처럼 에피소드 한편, 한편이 시간적 여유를 가지며 완성도 높게 제작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 ‘검은 사제들’이 인간 김윤석에게 영향을 준 점이 있다면?

▲ 집사람과 아이들의 종교가 가톨릭이다. 신부 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 독실한 신자인 아내가 기뻐했다.(웃음) 촬영 전 아는 신부님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도움 받은 교구 신부님들께 완성작을 보여드렸을 때 “그래 나올 때가 됐어”하며 너무들 좋아하셨다. 이 영화를 경험하고 나서 기도를 잊으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도란 게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지 않나. 침묵 속에서 절대자이든 내면의 나를 만나 고백하는 행위이므로 매일 5분이라도 기도의 시간을 가져야지 싶다.

▲ '검은 사제들'의 김신부 역 김윤석과 최부제 역 강동원

- 지금 5분간 기도를 한다면 무엇을 빌 것 같은가.

▲ 내가 뭘 원하고 있는가, 어떤 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가, 왜 겁을 내는가에 대해 물어보고 기도하지 않을까. 하다보면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닫고, 내려놓게 될 거 같다. 그러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얄팍한 감정에 치우치면 스스로를 천박하게 만들어버린다. 그건 나를 사랑하지 않는 태도이자 에너지 낭비다.

- 연기 면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당신에게도 두렵거나 경외의 대상(연기자)이 있나?

▲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여배우들이다. 여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신비로운 매력이 있기에 존경스럽다. 남자가 여자보다 죽음을 더 두려워한다고 하더라. 여자는 본능적인 힘이 있어서인지 너무 멋있다.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로렌스는 젊은 친구인데도 분위기가 굉장히 묘하다. 메릴 스트립처럼 관록이 밴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 자체로 완벽하게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신비롭다.

- 25년 전 부산의 극단 현장 단원으로부터 출발했으니 연극무대가 고향이지 않나. 연극에 출연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 연극은 최소 3개월은 올인해야 하는데 시간이 되질 않는다. 철저히 공동 작업이라 민폐를 끼치고 실례를 범할까봐 우려가 된다. 무대는 ‘컷’이 없으니 언제나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 역시 다른 무대 출신 배우들처럼 연극 출연이나 연출, 기획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 차기작 계획은?

▲ 아직 정한 게 없다. 북한산은 유씨(유해진)한테 맡기고 나는 여행 다니며 밀린 영화들 보면서 쉴 계획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 흥행을 따지나? 그 정도 위치에 있는 배우들이 흥행에 연연해할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 당시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한다. 난 감독이 아니다.(웃음) ‘극비수사’는 실화에 대한 매력, ‘검은 사제들’은 장르의 독특함 때문에 골랐다. ‘쎄시봉’은 15분밖에 등장하지 않음에도 김현석 감독이 제일 먼저 찾아왔다. 그렇게 나를 원한다면야...거기다 좋아하는 기타도 치니까 수락했다. 나를 가장 끌어당기는 부분은 이야기, 좋은 작품이다. 흥행은 2순위 정도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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