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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앤더시티' 흥미로운 패러디에 아슬아슬 19금 코드까지…'SNL코리아'보다 볼만한 콩트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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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앤더시티' 흥미로운 패러디에 아슬아슬 19금 코드까지…'SNL코리아'보다 볼만한 콩트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0.31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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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팍팍한 도심을 살아가는 현대인을 풍자하고 위로하는 옴니버스 코미디 '콩트앤더시티'가 첫방송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30일 오후 11시 30분 첫 방송된 tvN '콩트앤더시티'는 하연수, 김혜성, 장동민, 김지민, 장도연, 유상무 등이 출연해 편당 15분 정도 분량의 짧은 콩트 네 편을 연이어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코미디나 개그 프로그램에서 잠깐 등장하는 콩트가 아니라 이처럼 프로그램 전체를 정통 연기자보다 개그맨 등이 주축이 되어 독립된 콩트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은 한국 방송가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시도. 선례를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 김국진, 김용만 등이 출연해 큰 인기를 모았던 MBC '테마게임'이 '콩트앤더시티'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는 다르지만, '콩트'를 중심으로 한 독립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 '콩트앤더시티' 첫 번째 에피소드 '도시생태보고서'와 두 번째 에피소드 '모태솔로전시회' [사진 = tvN '콩트앤더시티' 방송화면 캡처]

'콩트앤더시티'는 첫 방송에서 네 편의 콩트를 선보였다. 첫 번째 콩트는 자취 1년이 채 안 된 초보 1인 가구 도시인 하연수와 김혜성과 자취 10년차에 육박하는 베테랑 1인 가구 도시인 유상무와 장도연의 라이프 스타일을 비교한 '도시생태보고서'였고, 두 번째 콩트는 김지민이 솔로들이 세상에 남긴 처절한 미술품들을 눈물을 흘리며 관람하는 '모태솔로전시회'였다.

이어진 세 번째와 네 번째 콩트는 장동민과 김지민, 김혜성, 특별출연한 래퍼 키썸 등 네 명이 출연해 'C.S.I. 툭수수사대'를 패러디한 'B.S.I 삐침수사대'와 순진남 김혜성과 장도연의 두근두근한 썸타기를 그린 '썸데이즈' 등이었다.

'콩트앤더시티'의 첫 방송에서 방송된 네 편의 콩트는 다소 유치한 맛은 있지만, 아슬아슬한 19금 코드를 바탕으로 현대 도시인들의 삶을 재치있게 풍자한다는 점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도시생태보고서'는 남자와 여자, 자취 초보와 자취 베테랑 등 서로 다른 네 가지 스타일의 자취보고서를 통해 과거 tvN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남녀탐구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재미를 선사했고, '모태솔로전시회'는 인터넷에 떠도는 모태솔로 독거남들의 이야기들을 미술 전시회라는 독특한 스타일로 승화시키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B.S.I. 삐침수사대'의 경우 패러디가 지나치게 진지해 헛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연애를 하는 커플의 영원한 미스테리인 '삐침'이라는 소재를 흥미롭게 파고들었고, 마지막 콩트인 '썸데이즈'는 다른 콩트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로 흐르다 마지막 순간 '카마수트라'로 은근히 노골적인 19금 코미디로 돌변하는 재치를 보여줬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흥미로웠다. 하연수와 김혜성 등 시트콤을 제외하면 정통 연기자에 가까운 젊은 배우들은 시트콤처럼 오버하지 않고 정극연기를 하듯 편안하게 콩트를 소화해냈고, 장동민과 유상무, 장도연, 김지민 등 개그맨 출신 출연자들은 적절히 오버하는 연기로 콩트에 활력을 선사하면서도 개그 프로그램처럼 극도의 과장을 적절히 조절하며 연기자 출신 출연자들과 밸런스를 유지했다.

▲ '콩트앤더시티' 세 번째 에피소드인 'B.S.I. 삐침수사대'와 네 번째 에피소드 '썸 데이즈' [사진 = tvN '콩트앤더시티' 방송화면 캡처]

'콩트앤더시티'와 현재 가장 유사한 프로그램을 찾으라면 역시 tvN에서 토요일에 방송하는 'SNL 코리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SNL 코리아'는 호스트에 따라 방송의 재미가 천차만별이 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패러디나 콩트, 공개 라이브 코미디까지 기존 한국방송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선한 시도를 보여왔다.

'콩트앤더시티'는 바로 'SNL 코리아'의 장기 중 호스트를 중심으로 한 라이브 코미디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콩트'에만 집중한다. 소재나 수위가 다소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적당히 방송불가와 성인개그의 사이를 넘나들며 첫 방송을 무난하게 마쳤다. 어쩌면 초심을 잃어버리고 패러디 콩트에만 집중하는 'SNL 코리아'보다 '콩트앤더시티'의 콩트 수준이 더 뛰어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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