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레이블탐방] (38) 와러써커스 음악이야기, '대중 가요록' 톱밴드3 우승 보인다 (톱밴드3 특집④)

2015-11-29     박영웅 기자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38번째 아티스트는 가요에 가까운 대중적 록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톱밴드3 우승을 눈앞에 둔 와러써커스다.

와러써커스는 최근 방송 중인 KBS 2TV 밴드 경연프로그램 '톱밴드3'에서 맹활약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단숨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들의 활약은 대중성과 퍼포먼스라는 무기로 시청자들과 코치들을 사로 잡은 데 따른 것이다. 톱밴드3의 활약 덕분에 대중들은 와러써커스의 음악과 퍼포먼스 등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모습이다.

대중들의 이런 요구에 맞춰 '인디레이블탐방'은 와러써커스의 '음악성'과 '앨범 활동 내용', '멤버들의 이야기' 등을 상세하게 다뤄봤다.

◆ 와러써커스 장르를 말하다

와러써커스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특징인 밴드다. 그렇다 보니 대중들은 이들을 비주얼 밴드 혹은 단순히 재미있는 밴드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생각은 완전히 달라진다. 진지하고 퀄리티가 높기 때문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과 장르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필자는 이들의 음악을 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가요'로 보고 있다.

"우리 앨범을 들어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여러 장르의 음악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좋게 봐주시는 분들은 재미있고 신선하다고 하세요. 반대로 다른 분들은 중구난방 아니냐고 하시죠."

"저희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와러써커스는 앨범을 만들면서 음악 장르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겁니다. 다만 이런 과정을 거치는 만큼 굳이 장르로 말을 해야 한다면 '여러 장르가 섞인 대중가요 밴드'로 하고 싶습니다." (조재신)

와러써커스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을 '여러 장르가 섞인 대중가요 밴드'라는 정의를 내렸다. 그렇다면 이런 정의를 내린 이유가 있을 법했다.

"대중가요는 관객 위주의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재미와 가사를 통해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희망과 힘을 얻는 곡들이 그렇지 않은 곡들보다 많죠. 와러써커스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 가사를 쓰지 않아요. 건전한 음악을 추구하죠. 또한, 가요에서 추구하는 관객들을 위한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밴드입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우리는 분명히 대중가요 밴드 아닐까요?" (조재신)

◆ 와러써커스 매력을 말하다

와러써커스의 음악이야기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이들에게 본인들의 음악적 매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많은 대중은 와러써커스의 매력 하면 화려하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떠올린다. 눈과 귀가 동시에 즐거운 국내 몇 안 되는 밴드다.

"우리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뮤지컬을 보여주는 밴드'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음원을 통해 보여줄 수 없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눈과 귀가 다 즐거운 음악을 하는 것이죠." (조재신)

"이걸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의상에도 신경을 쓰고 모든 공연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클럽공연을 하면 우리를 아는 팬들은 만원을 더 내고 들어오겠다고 합니다. 우리의 무대는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기 때문이죠. 특히 앙코르 퍼포먼스를 많이 하는 밴드로도 유명합니다. 한번은 앙코르곡만 1시간 40분을 한 경험도 있으니까요." (웃음)

보컬 오경록은 좋은 가사를 잘 활용할 줄 아는 와러써커스의 매력을 꼽기도 했다. 실제 와러써커스는 듣기 좋고 편안한 가사를 중심으로 곡을 만들고 있다. 또한, 가사를 통해 뛰어난 '풍자력'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가사를 잘 활용하는 부분도 우리 밴드의 매력 같아요. 가사를 이용해 유머러스한 말장난을 만들고 쉽게 기억하는 문장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 밴드는 행시 가사를 쓰고 있습니다. 곡을 잘 들어보면 제목대로 행시를 만들어 노래가 전개되고 있어요."

"행시로 가사를 만드는 것은 와러써커스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일할 것입니다." (오경록)

◆ 대중가요 밴드 와러써커스의 모든 것 '리멤버'

와러써커스의 두 번째 정규앨범 리멤버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앨범은 지난 2010년 와러써커스의 첫 정규 앨범 곡들을 다시 재녹음해 완성했다. 사실상 1집 정규앨범의 리레코딩 앨범이다. 하지만 와러써커스는 2015년 판 앨범이 진정한 정규 1집이라고 밝혔다.

"리멤버는 리레코딩을 한 앨범이에요. 아예 1집 모든 부분은 다시 다 녹음하고 만든 거죠. 특히 멤버 교체로 인해 보컬 부분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재신이 형에게 고마워요, 보통 이런 경우 다른 밴드들은 보컬 목소리만 바꾸고 앨범을 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재신이 형은 보컬만 바꾼 것이 아니라 연주부터 모든 부분을 다 새로 녹음했습니다. 사실상 새로운 앨범 하나를 탄생시킨 겁니다." (오경록)

그렇다면 리멤버를 상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앨범은 처음 듣는 사람에겐 놀라움을 던져주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겉보기에 와러써커스는 단순한 로큰롤 밴드, 유머러스한 비주얼 록을 하는 밴드 정도로 인식된다.

그러나 앨범을 들어보면 이들의 음악은 겉보기와는 전혀 다르다. 단순한 사운드에 유머 코드가 가득한 앨범이 아닌 진지함과 퀄리티가 살아있는 '작품'이다. 특히 록부터 발라드까지 여러 장르를 섞어놓은 다양한 구성은 이들의 음악 수준이 보통이 아님을 곧바로 느끼게 한다. 대중가요 밴드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적 목표가 블독맨션의 쉬운 멜로디, 펑키함, 고도의 연주력을 섞인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것입니다. '리멤버'는 이런 와러써커스의 목표가 제대로 반영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냥 케이팝을 하는 밴드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유로 리멤버에는 발라드적 느낌, 한국인을 자극하는 한국형 록 장르, 대중가요다운 록 등 모두가 섞여 있는 거죠."

"대중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김밥천국에는 하나의 브랜드 속에 다양한 메뉴가 존재합니다. 리멤버가 김밥천국과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해요." (웃음) (조재신)

◆ 와러써커스가 직접 하는 앨범 리뷰

이처럼 리멤버는 와러써커스 멤버들이 자신감을 느끼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멤버들은 어떤 곡을 추천할까. 직접 리뷰를 부탁했다.

우선 리더 조재신은 6번째 수록곡 기다릴게를 선택했다. 기다릴게는 우리나라 인디신 록밴드들에게는 보기 힘든 발라드곡이다. 특히 '훅'한 멜로디와 높은 곡의 완성도가 특징이다. 당장 가요차트에 음원을 내놔도 충분히 인기를 끌 만한 매력이 느껴진다.

"제가 만든 노래 중에 발라드 노래 중에 가장 아끼는 노래예요. 조재신 솔로 1집에 넣을까 했다가 아낀 곡이에요. 대학 시절 캠퍼스 연인의 사귀기 전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실제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당시 실연을 당하면서 마음이 아플 때 쓴 곡이에요.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분들이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드러머 김재광은 피자송을 선곡했다. 피자송은 와러써커스의 색을 그대로 보여주는 곡이다. 밝고 아름다운 가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는 내용이 중심이다. 조재신의 색소폰 연주와 소프트한 록 사운드의 매력이 곡 전체를 감싸고 있다.

"와러써커스를 하면서 가장 많이 연주한 곡이에요. 멤버가 바뀔 때마다 가장 많이 연주한 곡이죠. 애착이 생겼어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다 보니 앞만 보고 사시는 것 같았어요. 이 곡을 들으면서 아버지와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생각했죠. 이들에게 옆도 한번 바라보며 쉬어가며 살자,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깨를 피고 살자는 의미를 주는 것 같아 더더욱 좋다고 느끼는 노래입니다."

키보드 최희용은 '집으로'를 리뷰했다. 집으로는 1분 정도의 연주곡이다. 모든 구성은 피아노로 이뤄졌다. 키보드를 맡은 최희용이 모든 연주를 맡았다.

"집으로가 애착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은 피아노로 혼자 연주한 곡은 이것이 처음이기 때문이에요. 이번 앨범은 광대를 모티브로 기획된 앨범이죠. 처음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는 광대를 표현한 연주 음악이 나와요. 이후 공연이 끝나고 삶에 지친 광대를 표현한 연주 음악이 나오죠. 이것이 바로 집으로 입니다. 짧은 연주곡이지만 많은 것을 담으려 했으니 즐겨주세요."

베이스 고한웅이 선택한 곡은 '젊으니까 괜찮아'였다. 이 곡도 전형적인 와러써커스 스타일의 희망곡이다. '훅'한 멜로디의 가요성향의 록음악이다.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만큼 높은 대중성을 자랑한다.

"와러써커스가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1순위 곡이에요. 만약 우리가 톱밴드3 결승에 올라간다면 자유곡 한 곡, 미션 한 곡인데 꼭 이 노래를 할 생각입니다. 전 특별히 이 노래에서 '외치면 돼 젊음을'이라는 가사를 들으면 감동이 올라오더라고요. 대중들께서도 이런 감정을 느끼시길 바래요."

보컬 오경록은 바퀴벌레를 리뷰곡으로 원했다. 바퀴벌레는 특이한 구성의 곡이다. 가벼운 한국형 모던록에 랩이 가미된 독특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들으면 전형적인 '댄스+랩' 구성의 가요 음악으로도 느껴질 수 있다.

"제가 이 밴드에 꼭 들어오겠다고 다짐을 하게 만들어준 곡이에요. 와러서커스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라고 봐요. 바퀴벌레를 통해서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곡이죠. 바퀴벌레의 혐오스러움만 보지 말고 세상 약자에 대한 마음도 돌아보자는 깊은 뜻이 담겼어요. 그리고 곡에서 랩은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곡과 느낌이 참 잘 맞게 랩이 나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리뷰를 한 기타 황세연은 '바누아투'를 리뷰곡으로 꼽았다. 이 곡은 아프리카 지명을 제목으로 한 노래로 이 앨범에서 가장 진지한 한국적 색을 가장 많이 담아낸 록음악이다.

"제가 국외 여행을 혼자 가보는 것이 소원이에요.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곳을 상상하죠. 여행을 가고 싶은 분들은 꼭 이 노래를 한 번쯤은 들어주시길 바라요. 그리고 이 노래는 색소폰 연주가 아닌 기타 연주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제 연주도 자세히 들어주세요." (웃음)

◆ 탑밴드3와 와러써커스

현재 와러써커스는 KBS 2TV 경연프로그램 톱밴드3에 출전해 4강에 진출한 상태다. 엄청난 선전을 하는 만큼 출전 이유와 목표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얼마 전에는 슈스케도 나갔었죠. 우리가 경연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는 이유는 돈 안 들이고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이유와 내부적으로도 빠르게 실력이 향상된다는 이유에서예요."

"실제 슈스케 이후 우리들의 몸값이 달라졌어요. 지난해 전국투어에서는 방송을 보고 온 팬들이 몰려들었죠, 서울, 대구, 전주는 매진까지 됐어요. 또한, 경연 프로의 다양한 미션을 거치면서 음악적 대처 능력이라든지 하는 등의 능력도 크게 향상됐어요. 이런 효과를 거두는데 오히려 기회를 주는 경연 프로들이 고맙죠."

그렇다면 와러써커스가 톱밴드3에서 바라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우승이 목표예요. 우리가 꼭 부르고 싶은 노래를 못 불렀어요. 반드시 이 노래를 결승전에서 불러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톱밴드3 에게는 고마운 부분이 많아요. 퍼포먼스 중심의 밴드는 사람들이 아래로 보는 경향이 많죠. 하지만 탑밴드3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와러써커스 역사

와러써커스는 지난 2010년 첫 정규앨범을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온 구력 있는 밴드다. 특히 색소폰 연주가이자 리더 조재신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 조재신은 지난 2007년 밴드 블독맨션에 관심을 보였고 얼마 후 스스로 밴드를 결성했다.

이 밴드가 와러써커스의 전신이 됐다. 이후 멤버들의 탈퇴가 이어졌고 리더 조재신과 원년멤버 김재광은 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해 지금의 밴드 형태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2007년 처음 밴드를 결성했을 때 그때 멤버 대부분은 와러써커스의 색과는 전혀 맞지 않는 음악을 추구했어요. 결국, 재광이를 제외하고 모두를 내보냈죠. 이후 2010년에 한 소속사였던 보컬 경록이와 한웅이가 연이어 합류했죠.

"그러다 2012년 국외 공연을 하게 됐는데 세션이 필요해 세연이와 희용이를 단기 활용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좋은 실력을 보여줬고 끝내 둘이 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조재신)

◆ 와러써커스의 목표

조재신= "롱런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받침이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워너브러더스 음악감독도 꿈을 꾸고 있죠."

황세연= "아우디 R8 슈퍼카를 타고 싶어요."

고한웅= "와러써커스의 음악 스타일이 하나의 장르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 자체를 장르로 만들고 싶어요."

최희용= "카자흐스탄에 가면서 느꼈는데 국외 공연에 많이 서고 싶어요. 국제적인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오경록= "음악 가르치는 음대 주임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재광= "비틀스 드러머 링고 스타를 넘는 재산 1위가 되고 싶어요."

멤버 소개

조재신(리더 겸 색소폰)= 서울 출신.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 출신, 한양여대, 호서대, 명지대, 대구예대에서는 겸임교수까지 했다. 와러써커스를 위해 포기했다. 색소폰은 고1부터 21년째 하고 있다. 대한민국 3대 섹소폰 연주가. 플레이와 퍼포먼스가 완벽한 연주가다.

오경록(보컬)= 서울 강남 출신, 경희대 대학원. 2008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 백제예술대 출강 중. 뛰어난 보컬 실력의 소유자.

최희용(키보드)= 서울 강남 출신. 동아방송예술대. 어릴 적 클래식을 배우다 고1 때 재즈를 접했다. 전공을 클래식에서 전혀 다른 음악을 하게 됐다. 윤일상과 같은 학교의 교수다.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출강 중.

고한웅(베이스)= 서울 출신 숭실대 실용음악과 출신. 교회에서 베이스를 쳤는데 스카우트가 됐다. 인디신 유명 베이시스트. 자미로콰이 베이시스트를 좋아한다.

황세연(기타)= 서울 출신. 한양대 실용음악 대학원.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오경록이 백석대학교 선배다. 오경록의 권유로 스카우트됐다.

김재광(드럼)= 인천 출신. 동아방송대. 울산재즈페스티벌 대상을 받았다. 재즈 밴드를 자주 경험했다. 재즈계에서는 뛰어난 드럼연주자로 잘 알려졌다.

■ 팀명

"'What A Circus'는 억양에 따라 '잘한다' '놀고 있네' 등의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워낙 무대에서 잘 놀고 잘하는 밴드라는 자부심이 있는 만큼 이 이름을 팀명으로 선택했습니다. 특히 써커스라는 말이 우리 밴드가 추구하는 '재미'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박영웅 기자 인디음악/드라마 전문 박영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