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인디브랜드페어'

2014-07-18     이예림 기자

[스포츠Q 글 이예림‧사진 이상민 기자] 발칙하고도 과감한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장에 가본 적이 있는가.

지난 16~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SETEC에서는 ‘제 4회 인디브랜드페어’가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패션협회, 패션인사이트가 주관한 이 행사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등록 7년 미만의 인디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내수시장 판로개척 및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2011년에는 74개사, 2012년에는 95개사, 2013년에는 93개사가 참여했다. 올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인디 디자이너 139명(여성복 64. 남성복 18, 패션잡화 57)이 참가했다.

행사장에는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바이어들이 대부분이었다. 135개사 700여 명의 바이어가 사전 신청을 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초청된 바이어들은 국내 백화점 및 쇼핑몰 바이어부터 전문 브랜드 사입 혹은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패션기업 경영자, MD, 디자이너, 홀세일 브랜드를 사입하려는 소매업자 등 다양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행사장을 방문한 한 바이어는 “지난해보다 디자인이 훨씬 다채롭고 풍성해졌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실력이 갈수록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이틀 동안 열린 행사가 단순히 디자이너들을 위해 준비된 것은 아니다. ‘패션 리테일링의 변화와 한국 패션 비즈니스의 미래’(16일), ‘2015 S/S 크리에이티브 트렌드’(17일)라는 주제로 패션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세미나가 열렸다.

전시관의 중심부에는 프레젠테이션쇼가 열리는 자리 옆에 카페가 있어 사람들이 돌아다니다 휴식을 취하기 좋았다. 프레젠테이션쇼가 진행될 때에는 카페에서도 관람이 가능해 자리 부족 문제가 절로 해결됐다.

지난 16~17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각 브랜드별 5착장씩 조인트쇼 형식으로 프레젠테이션쇼가 열렸다. 16일 2시에는 날프로젝트, 블리다, 디엔티도트, 커스토미 등이, 4시에는 마노디, 블루래빗, 코스모슈, 메이크디 등이 진행했다. 17일 2시에는 듀니끄꼬, 틴트블럭, 골든아이, 모하이 등이, 4시에는 드레브, 바이모우, 노이어, 마스뮤즈 등이 참여했다.

프레젠테이션쇼에서는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룩이지만 과감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인 옷들, 평범한 무채색 옷 위에 투명한 천을 덮어씌운 룩, 페미닌 룩을 지향하는 브랜드들에서 볼 수 있는 블라우스이지만 팔 부분이 시스루로 처리돼 있어 독특한 디테일이 곁들여져 있는 아이템 등 신진 디자이너들의 발칙하고도 위트 있는 센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인디브랜드 페어에 처음 왔다. 괜찮은 옷이 있으면 구입하려고 왔는데 프레젠테이션쇼를 보는 내내 카메라 셔터를 누를 정도로 눈길을 끄는 옷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뉴욕, 밀라노, 파리에 비하면 패션 불모지다. 그 이유가 디자이너들의 역량 차이에 있는 것일까. 그 보다는 디자이너가 창의적으로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과 효과적인 정책의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정책은 부문을 가리지 않고 영향을 끼친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좋은 정책은 패션계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 산업부가 유망 디자이너 발굴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디브랜드 페어의 향후 행보와 성과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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