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호', 아시안게임 금메달 위한 마지막 퍼즐은

빅맨들의 각성, 다양한 공격패턴 개발 등이 보완해야 될 점

2014-08-01     홍현석 기자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지난달 29, 31일 8년만에 국내에서 열렸던 농구 A매치에 6000명 이상의 만원 관중들이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그만큼 농구팬들은 대표팀 국제 경기를 원했고 그동안 분출하지 못했던 농구갈증을 풀어냈다.

이런 농구팬들의 성원에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인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19위인 강팀 뉴질랜드와 국내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대표팀 네나드 부시니치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팀이고 수비가 굉장히 타이트하다”라며 ”공격적으로 움직여서 막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한국 농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만큼 한국 농구가 발전됐고 이에 팬들은 경기장에 찾아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부터 유재학(51) 감독의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팬들의 열정과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2002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하는 게 지상과제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이전보다 발전된 면모를 보여줬으나 '유재학호'는 여전히 보완해야 될 점이 많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유재학호가 풀어야할 마지막 퍼즐은 무엇일까.

◆ 12명의 주전화,그리고 강력한 체력

유재학 감독이 지향하고 있는 한국 농구의 색깔은 바로 '공격적인 수비'다. 1쿼터부터 가드진이 상대방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전면 강압수비를 시도하면서 상대방의 체력을 떨어뜨리게 한 뒤 4쿼터에 지친 상대를 괴롭히는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전면 강압수비는 체력을 많이 요하는 작전으로 이를 지속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체력을 계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12명 엔트리 전원이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주전과 백업 간의 편차가 없어야 가능할 수 있다.

유 감독도 이런 점을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오는 30일 시작되는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실력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체력적인 문제는 모든 선수가 베스트일 때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호주나 아시안게임에서 맞붙게 될 이란, 중국보다 높이나 힘에서는 열세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발이라도 더 움직여서 상대방을 교란시키고 수비에서도 센터들도 잦은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의 집중력을 흐뜨러뜨릴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40분 내내 강력한 수비를 유지하기 위해서 12명이 모두 주전이 돼야 하고 강력한 체력도 받쳐줘야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설 수 있는 것이다.

◆ 빅맨들의 각성, 높이보다는 독기

한국 농구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센터진이다. 키도 키지만 체격적인 측면에서 농구 선진국들을 이겨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골밑에서 자리를 잡아줘야 할 선수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유재학 감독은 센터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고 공식석상에서 그들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지난달 31일 뉴질랜드와 최종 평가전에서 “이종현이 1년 동안 공격에서 발전된 점이 전혀 없다”고 말하며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 김종규는 미들슛이라도 장착했는데 아쉽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뉴질랜드 가드와 센터의 투 맨 게임 때 픽앤팝에 실점을 많이 했다. 이에 유 감독은 “더 강하게 압박해야 되는데 종규나 종현이가 뒤로 처져 있어서 수비를 하니 뚫릴 수밖에 없다.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센터진의 수비를 질타했다.

분명 센터진은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에 나오는 팀들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도 현재 센터를 맡고 있는 김종규와 이종현은 모두 경험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더 많이 움직여야 하고 이들 스스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센터를 맡았던 서장훈은 가드 못지 않은 정확한 슛이 있었고, 김주성은 탄력과 수비라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세근과 함께 팀의 골밑을 맡고 있는 이 두 센터의 독기 넘치는 플레이가 한국의 금메달을 담보할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 다양한 공격전술의 개발

뉴질랜드 초청 평가전을 통해 수비에서는 발전이 있었다. 1차전에서는 양동근을 중심으로 강한 압박을 하며 뉴질랜드의 실책 15개를 유발시켰다. 2차전 역시 3쿼터부터 특유의 수비가 살아나면서 7개의 실책을 유도해 역전에 성공했다.

수비에서만큼은 한국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1차전에서 승리한 후 “전면에서 수비해 준 선수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한 수비를 칭찬했다. 2차전에서는 “수비를 통해서 상대방의 체력을 떨어뜨리는 작전이 후반부터 맞아떨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유재학호는 강한 수비를 통한 승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수비한다고 해도 공격에서 풀어나가지 못한다면 승리할 수 없다. 그렇기에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공격 전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2차전에서 한국 선수 중 공격에서 맹활약 한 선수는 조성민이 있다. 1차전에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자가 됐는데 2차전에도 3점슛 5개로 22점을 올리며 지난 시즌 프로시즌 최우수선수(MVP)다운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조성민에게 몰리는 공격 외에는 새로운 공격루트가 특별히 나오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문태종은 2경기 동안 최악의 슛 컨디션을 보여줬고 센터진에서는 오세근이 1차전에 11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투 맨 게임이라든지 약속된 패턴 플레이로 만든 득점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센터 김종규와 이종현은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일관해 한계를 보였다.

유재학 감독은 “새로운 공격 옵션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고 남은 기간 동안 개발해 공수 밸런스를 맞추도록 하겠다”고 공격 보강을 예고했다.

toptorres@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