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레이블탐방] (48) 원석아닌 보석이 모인 밴드 뷰티핸섬 '미리보는 첫 정규앨범' 장르를 초월하다

2016-04-01     박영웅 기자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48번째 아티스트는 어떤 음악 장르도 그들만의 색으로 완성해내는 실력파 밴드 뷰티핸섬이다.

'실력파'라는 용어는 뮤지션들에게 '훈장'같은 수식어다. 작사, 작곡, 보컬, 연주력, 대중성과 음악성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부분까지 평균이상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내 인디신에서 '인기밴드'는 많다. 밴드가 '실력파'라는 수식어를 다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뷰티핸섬은 밴드신 데뷔 순간부터 '실력파'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이들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특유의 감성부터 뛰어난 연주력, 작곡 능력 등을 겸비했다. 인디신과 많은 팬은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 뷰티핸섬, 그들만의 장르를 말하다

뷰티핸섬의 음악 특징은 '다양성'이다. 브라스 사운드 중심의 팝, 신시사이저, 정통 로큰롤 사운드 등 팝부터 록음악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최근 인디신 대세를 이끌고 있는 장르들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하고 있다.

"사실 장르를 정해 놓고 음악을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음악은 좋아서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굳이 딱 잘라 표현을 한다면 대중성을 염두에 둔 블루스 기반의 팝 밴드라고 하고 싶네요. 우리 모두 팝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 뷰티핸섬, 인기비결 퍼팩트한 대중성

뷰티핸섬의 최고의 매력은 역시 대중성이다. 뷰티핸섬의 음악들은 언제 어디서나 들어도 기분이 좋고 신선하다. 특히 훅한 맬로디와 중독성 있는 사운드는 뷰티핸섬이 인디신에서 수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이유다.

"우리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는 믿음을 절대 놓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팬께서 우리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만두채플린)

"많은 팬분이 우리의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이유를 조금 더 보태서 이야기하면 공감되는 가사, 높은 음원 퀄리티도, 밴드가 3명 정도 넘어가면 일부 멤버들의 색이 보이지 않는데 우리 밴드는 5명의 멤버 모두가 캐릭터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죠." (곽진석)

◆ 밴드색깔 찾기

워낙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소화하는 밴드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깔 찾기의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뷰티핸섬에게는 이런 고민이 없어 보인다. 이들은 다른 밴드들과 비교해 많은 장르의 음악을 흡수하지만 모두 자기만의 스타일로 곡을 재탄생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아티스트의 색을 정하고 아티스트가 그 색깔을 지켜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우리는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여럿이고 콘셉트는 바뀌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아티스트는 진화하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뷰티핸섬은 우리를 장르적 색깔이라는 울타리에 가두고 싶지 않습니다." (에디전)

"여러 장르를 하는 것은 노력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성향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에디가 블루스를 좋아해서 이런 성향의 곡을 만들면 우리 멤버들이 모여서 곡들을 들어보고 각자의 음악적 공유를 합니다. 그러면서 여러 장르가 섞이고 뷰티핸섬 만의 스타일이 탄생하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작업은 멤버간 자존심 문제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두 열려 있고 서로를 받아들이죠. 팬들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인정해 주고 색깔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요?" (만두채플린)
 

◆ 뷰티핸섬, 첫 정규앨범으로 우리의 모든 역량 말하리라!

뷰티핸섬은 4월 중 첫 정규앨범(11곡)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정규앨범의 큰 특징은 인디신에서는 보기 드문 세련된 팝음악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곡이 누가 들어도 좋은 멜로디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사운드와 치밀한 구성, 음악적 깊이를 자랑한다.

'투자를 많이 할수록 좋은 음악이 나온다'라는 진리도 지켰다. 앨범 후반 작업에 큰 투자를 했다는 느낌이 곧바로 들 정도고 깔끔한 사운드도 귀를 사로잡는다. (*실제 뷰티핸섬은 이번 정규앨범 마스터링을 영국 현지에서 해 왔다)

또한, 이번 정규앨범은 뷰티핸섬의 다채로운 음악적 성향을 한 군데로 모아놓은 느낌이다. 발라드적 성향부터, 블루스, 브릿팝, 컨트리, 힙합, 펑크, 포크 성향 등의 곡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포장돼 있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이들은 다채로운 음악들에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가사를 더하며 다 장르를 하나의 느낌으로 묶어냈다. 뷰티핸섬은 다른 소리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일반 대중 누가 들어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 높은 인디 팝 앨범을 창조해낸 것이다.

"이번 정규 앨범의 장르는 다 달라요. 정통 록부터 힙합, 컨트리 펑크 등 다양한 음악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가사는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어요. 다양한 음악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느끼실 수 있도록요. 확실한 것은 이번 정규 앨범은 우리가 해 오던 여러 좋은 음악을 잃지 않고 전보다 깊이 있어지게 완성해낸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 첫 정규앨범 공동 리뷰

뷰티핸섬 멤버들과 이번 첫 정규앨범의 대표곡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멤버들은 각자 한 곡씩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곡들을 선정하고 필자와 공동으로 리뷰를 시작했다.

우선 만두 채플린은 '더원'(The One)을 선곡했다. 이 곡은 뷰티핸섬의 음악적 능력이 어디까지 도달했는지를 설명해주는 노래다. 감미로운 알앤비(R&B)와 힙합 비트에 록 사운드가 만난 이 곡은 뷰티핸섬이 이야기하던 장르의 다채로움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곡의 중반부부터 쏟아지는 에디전의 랩은 재미를 넘어 아름다움까지 느껴진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고루 겸비한 '더원'은 앞으로 큰 히트를 예감하게 한다.

"감성 알앤비 성향이 강한 힙합스타일의 곡이에요. 이런 비트 위에서 뷰티핸섬의 감정을 가사로 이야기하는 게 매력적인 노래죠. 대중성도 있다고 생각해요. 평소에 감성 힙합이나 알앤비 곡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곡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곡의 내용은 멤버 개인의 내용은 아니고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빌려 왔어요. 여자가 남자가 좋아하는 걸 알지만 거부하죠. 하지만 남자는 계속해서 구애하는 내용입니다. 남녀 간의 썸타는 느낌을 알앤비 성향의 힙합 느낌으로 담아냈습니다." 
 
제임스 킹은 '데스티니'(Destiny)를 선곡했다. 이 곡은 이미 공연을 즐기는 뷰티핸섬의 팬들에게 크게 사랑받아왔던 노래다. 감미롭고 달콤한 라틴팝 성향이 특징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미로움'이라는 일관성을 지키는 구성이 돋보인다. 누가 들어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곡의 중후반부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운 기타 독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곡은 클럽에서 공연 할 때마다 여성 팬분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신나는 곡은 아니지만 달달하고 차분한 고백 송이죠. 음악적 완성도나 편곡의 깔끔함이 다른 곡들에 비해 높다고 생각합니다. 팝인데 라틴적 요소도 있고 지중해의 정취를 연상하게 하는 기타 솔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전은 '다른 길로 갔다면'을 리뷰했다. 이 곡은 가사를 주목해야 한다. 에디전의 감성을 그대로 표출한 곡이기 때문이다. 곡의 내용은 자신이 뷰티핸섬이 아닌 다른 길로 갔다면 현재의 행복한 상황을 맞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말하고 있다. 에디전의 솔직한 감성을 차분한 브릿팝 성향의 사운드 위에 담아냈다. 뮤지션이 말하는 쓸쓸함의 정취, 인생의 고독을 느낄 수 있다.

"'다른 길로 갔다면'은 마지막 트랙이 될 것 같아요. 가사 속에 중요한 메시지 때문이죠. 내가 만약 다른 길로 갔다면 지금처럼 좋은 멤버들과 음악을 할 수 있었을까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길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을 찾았다는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요. 이 곡은 제가 자아를 찾는 여행을 떠나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을 담은 만큼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미롭고 깊이 있는 록발라드를 느껴주세요."

마지막으로 곽진석은 이번 정규앨범의 '펠트 라이크 포레버(Felt like forever)'를 선택했다. 신나는 비트의 모던록 사운드를 담아낸 이 곡은 뷰티핸섬이 그동안 보여줬던 그들만의 스타일을 제대로 표현했다. 훅한 멜로디 속에서 청량감 있는 록 사운드는 뷰티핸섬이 추구해온 음악적 방향과도 일치한다. 따뜻한 봄날에 신나면서 감미로운 록음악에 목마른 대중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청량한 느낌의 록사운드를 느끼고 싶다면 이 곡을 추천합니다. 마룬5 같은 스타일의 노래면서도 뷰티핸섬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사운드를 지녔어요. 앞으로 이 음악을 듣는 대중들의 귀에 영원히 남을 수 있는 곡이라고 자부합니다."
 
◆ 뷰티핸섬 역사

뷰티핸섬은 지난 2013년 드러머 만두 채플린의 주도로 결성됐다. 당시 만두채플린은 자주 음악 파티를 열었는데 이 행사에서 싱어송라이터 안녕하신가영에게 에디전을 소개받았다. 에디전에게 반한 만두채플린은 팀을 제안했고 결국 기존에 친하게 지낸 제임스 킹, 곽진석까지 가세하며 밴드 구성에 성공했다. 이후 베이스 이재가 합류하며 현재의 모습이 갖춰졌다. 첫 앨범은 2014년 8월 발매.

"뷰티핸섬의 팀 디자이너가 만두형이에요. 만두형이 항상 사람들 만날 때마다 에디가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죠. 계속하니까 우리도 궁금했고 클럽에 가서 에디를 만났죠. 역시 잘하더라고요." (제임스 킹)

◆ 뷰티핸섬 뜨거웠던 공연 현장

지난 18일 홍대 클럽신에서 연합으로 개최한 '위대한 락데이'에 뷰티핸섬이 무대를 펼쳤다. 달콤한 음악을 하는 만큼 감미로운 무대를 예상했다. 하지만 반전이었다. 에디전을 비롯한 전 멤버는 열정이 타오르는 무대매너를 선사했다. 특히 에디전은 열정적인 기타 연주부터 관객들을 사로잡는 특유의 매력보이스로 새롭게 팬들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은 뷰티핸섬이 인디신 흔하디 흔한 밴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력과 열정으로 증명해 준 무대였다.

"많은 팬분이 우리의 공연을 보면 에너지가 있다고 하세요. 저희가 풍기는 에너지는 음원보다는 공연에서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이들 공연장을 찾아주세요." (에디전)
 
◆ 한 줄 목표

보컬 겸 기타 에디전= "우리는 음악 하는 사람들이고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드럼 만두 채플린= "무한도전에 나가고 싶어요."

퍼커션 곽진석= "아름다운 음악만 하기 위해 건물주가 되고 싶어요."

키보드 제임스 킹= "언젠가 영화음악을 하게 되면 제가 하는 영화에 뷰티핸섬이 출연하게 하겠습니다."

베이스 이재= "서태지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고 싶습니다." 
 
■ 멤버 소개

드럼 만두 채플린= 서울 출신. 버클리음대. 20세 때부터 드럼을 쳤던 그는 22세 때 긱스의 드러머 이상민을 보고 미국 버클리 음대에 진학했다. 이곳에서 5년간 공부를 한 그는 27세 때 한국에 들어와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한 엘리트 음악인. 현재는 서울예대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쿠엔틴 티란티노 감독에게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든다.

보컬 겸 기타 에디전= 부산 출신. 5살 때 캐나다 이민. 오타와대학교 화학 전공. 8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이후 13세부터 통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이후 본능적으로 기타에 재미를 느끼며 재즈와 록 곡을 연주했다. 22세 때 한국으로 들어와 자작곡을 만들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다 만두채플린을 만나 뷰티핸섬에 합류했다. 현 인디신 가장 촉망받는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퍼커션 곽진석= 서울 출신. 실용음악과 출신. 뷰티핸섬의 진정한 핸섬남. 21세부터 퍼커션 연주. 원래 오토바이 수리를 공부했다. 하지만 20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중환자실까지 가며 이후 꿈을 접었다. 복학 이후 곽진석은 퍼커션을 치면서 음악적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후 뷰티핸섬에 합류해 뮤지션이 됐다.

건반 제임스 킹= 서울 출신. 연대 영상음악원. 영화 음악감독이 꿈이었던 인물이다.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우며 취미로 영화 음악을 했다. 특히 한동대학교 재학시절 밴드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영화음악 감독의 꿈을 가지고 연대 영상음악원에서 공부했다. 이후 영화음악 활동을 해 오다. 만두채플린을 만났고 결국 뷰티핸섬 멤버가 됐다. 팀의 프로듀싱을 모두 맡고 있다.

이스 이재= 전주 출신. 서태지를 너무 좋아했다. 결국, 오빠가 치던 베이스를 쳐서 서태지 밴드에 들어가겠다는 꿈을 키웠다. 이후 여러 밴드를 거쳤고 현재 이재는 인디신 최고 여성 베이시스트로 평가받는다.

■ 팀명

"원래는 에디전밴드였어요. 하지만 회를 통해 이름을 바꾸기로 했죠. 팀명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노라 존스 공연을 보는데 "슈퍼핸섬밴드"라는 소개를 하더라고요. 멋졌습니다. 결국, 여성 베이스 이재를 상징하는 뷰티와 핸섬을 따서 뷰티핸섬으로 팀명을 완성했어요."

(* 더 많은 인디신 소식은 연재기사 '인디레이블 탐방'과 '박영웅의 밴드포커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