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천적' 유먼, 벼랑 끝 롯데 살린 92구

강속구 앞세워 LG전 '3경기 연속 QS+' 피칭…시즌 11승

2014-08-31     이세영 기자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롯데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35)이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유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 시즌 11승(6패)째를 수확했다. 롯데는 LG를 6-2로 제압하고 팀간 승차를 3경기로 다시 좁혔다.

유먼은 올시즌 일찌감치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지만 7월 이후에는 단 1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월 이후 유먼의 기록은 9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7.69. 6월까지 9승3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던 투수가 맞는지 의심됐을 정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유먼은 올해 팀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날 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3회까지 매회 주자 한 명씩을 내보냈던 유먼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4회와 5회는 나란히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가 끝났을 때 유먼의 투구수는 55개에 불과했다.

26일 삼성전 이후 4일 쉬고 나온 등판이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다. 유먼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잘 던지던 유먼은 6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2사 후 황목치승에게 번트 안타를 맞은 유먼은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고 이병규(7번)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7회초 팀 타선이 병살타로 인해 찬스를 날린 상황에서 유먼은 LG의 7회말 공격을 삼자범퇴로 무력화시키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유먼은 올시즌 유독 LG에 강했다. 6월 11일 첫 맞대결에서 7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던 유먼은 7월 27일 두 번째 만남에서도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하면 LG전 3경기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2.14. 자신이 상대한 8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유먼은 “밸런스와 제구, 구속 모두 좋았다”며 “올시즌 중 가장 좋은 피칭이었다. 긴 이닝을 던지려 했었는데 오늘은 잘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하루하루 우리의 야구를 하겠다”고 4위 싸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유먼이 화요일 경기 때 투구수가 많아 오늘 95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제구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LG 킬러였던 유먼은 이날도 LG전에 유독 강했던 면모를 드러냈다. 6회 2사 후 실점이 아쉬웠지만 유먼은 전날 패배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팀을 살렸다. 유먼이 7회까지 던진 92구는 팀 4강행에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준 빛이었다.

syl015@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