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민 동점골' 광주, 선두 전북에 승리나 다름없는 무승부

이동국에게 선제골 내주고도 5분 뒤 만회골…전북 상대로 볼 점유율 근소한 우위 지켜

2016-06-04     박상현 기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최근 광주FC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3경기를 모두 이기며 5승 2무 4패(승점 17)로 중위권으로 도약하더니 이젠 내심 상위 스플릿까지 넘본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결코 헛된 과욕이 아니다. 선두 전북 현대를 상대로 승리나 다름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광주는 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과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후반 29분 이동국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5분 뒤 송승민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1-1로 비겼다.

광주는 이날 무승부로 최근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5승 3무 4패(승점 18)로 4위 울산 현대(5승 3무 4패, 승점 18)에 골득실에서만 뒤진 5위로 뛰어올랐다. 광주는 울산과 같은 13골을 넣어 다득점까지 같지만 한 골을 더 허용했다.

최근 광주 상승세의 원동력은 수비 안정이다. 광주는 지난달 1일 성남FC와 원정경기에서 0-2로 진 뒤 상주 상무, 인천, 수원FC를 상대로 모두 1-0 승리를 거뒀다. 득점은 1골에 그쳤지만 모두 무실점 경기였다. 광주가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3연속 클린시트를 쓴 것은 지난해 7월 21일부터 8월 12일까지 울산, 포항, 전남을 상대로 한 것이었지만 당시에는 1승 2무에 그쳤다.

이에 대해 남기일 광주 감독은 "골키퍼 윤보상이 골문에서 안정적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주면서 수비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 윤보상을 믿고 수비진을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비를 예전보다 위로 끌어올리다보니 허리 싸움에서도 한결 유리해졌고 볼 점유율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또 공격진에서 정조국이 워낙 잘해줘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전도 왜 최근 광주가 잘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전북은 이재성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으로 차출되긴 했지만 공격진에 로페즈와 이동국을 두고 루이스, 김보경, 한교원 등을 총출동시켜 사실상 내세울 수 있는 모든 멤버를 내보냈다. 하지만 광주는 볼 점유율에서 뒤지지 않으며 전반을 버텨냈다. 전반 점유율만 놓고 보면 52-48로 근소하게 우위였다.

광주를 손쉽게 꺾을 것으로 생각했던 전북이 전반에 골을 넣지 못하자 다급해졌다. 전북은 루이스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하고 한교원 대신 김신욱까지 넣으며 공격을 강화하고 나서야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북은 후반 29분 최철순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려준 공을 이동국이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동국의 시즌 6호골이었다.

하지만 광주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제골을 넣은 뒤 더욱 강해졌다. 후반 34분 이으뜸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을 송승민이 골지역 왼쪽에서 다소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정확한 헤딩골로 균형을 맞췄다. 송승민은 지난 4월 13일 FC 서울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이후 공교롭게도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광주는 남은 시간 내친 김에 역전 결승골까지 노리며 정조국을 앞세워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북도 마지막 남은 시간 모든 힘을 짜냈지만 승리의 여신은 어느 팀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던 전북 선수들은 마치 패배한 것처럼 고개를 떨궜고 광주 선수들은 비록 홈경기 무승부지만 마치 승리한 것처럼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남기일 감독은 "최근 수비도 안정됐고 선수들의 사기도 올라가 내심 창단 첫 전북전 승리를 노렸는데 아쉽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전북전 무승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역대 전북전에서 4무 4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광주로서는 승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다음에는 이길 수 있다는 수확을 얻었다.

■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순위표 (4일 현재)

순위 구단 경기수 승점 득점 실점 득실차
1 전북 12 26 7 5 0 22 14 +8
2 서울 11 23 7 2 2 22 12 +10
3 성남 12 21 6 3 3 21 14 +7
4 울산 12 18 5 3 4 13 13 0
5 광주 12 18 5 3 4 13 14 -1
6 제주 11 17 5 2 4 22 15 +7
7 상주 12 14 4 2 6 22 25 -3
8 포항 12 14 3 5 4 13 13 0
9 수원 12 13 2 7 3 18 21 -3
10 수원FC 12 11 2 5 5 10 18 -8
11 전남 12 8 1 5 6 11 18 -7
12 인천 12 7 1 4 7 9 1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