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의 싸움, 30일 작전' 돌입한 박태환, CAS-국내법원 동시 제소

올림픽 최종엔트리 다음달 18일 마감…대한체육회 시간끌기 대비해 법원 가처분 신청 진행

2016-06-16     박상현 기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도핑 징계가 끝나도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발목이 잡혀 리우올림픽 출전이 가로막힌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위한 '30일 작전'에 들어갔다.

대한체육회가 16일 이사회를 통해 '국가대표 선발규정 개정은 없다'고 최종 결정을 내리면서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 불가 방침을 재확임에 따라 박태환 측은 이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절차 재개와 함께 국내 법원 가처분 신청도 동시에 내며 대한체육회의 시간끌기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태환의 아버지인 박인호 팀 GMP 대표와 법률 대리인을 맡은 임성우 변호사 등 법무법인 광장 관계자는 16일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내 법무법인 광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중지했던 CAS 항소 절차를 재개함과 동시에 국내 법원 가처분 신청도 함께 진행한다고 밝혔다.

임성우 변호사는 "대회 참가 자격에 관한 분쟁은 대회가 끝나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신속성이 핵심"이라며 "다음달 18일 리우 올림픽 최종 엔트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된다는 점을 고려해 CAS에서도 심리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환 측은 다음달 8일 이전에 판결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는 22일 심리기일을 진행하고 판정 이후 국내에서 조치 등을 고려해 늦어도 다음달 8일 이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여자 테니스 월드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도 국제테니스연맹이 내린 도핑 관련 2년 자격정지 징계가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과한 판결'이라고 주장하며 CAS에 제소했다. CAS도 최종 엔트리 마감 이전에 모든 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문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한체육회의 시간끌기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4월 7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문제가 된 선발 규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해놓고서도 최종 결정을 미뤄왔다.

이에 대해 한종희 대한체육회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박태환의 구제가 가능해지는 국가대표 선발규정 개정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뒤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CAS와 박태환 측에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2개월이나 지나서야 대한체육회의 최종 결정이 나옴에 따라 박태환 측으로서는 시간이 급박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태환 법률대리인은 국내 법원을 통한 법적 절차도 동시에 진행한다.

임성우 변호사는 "대한체육회가 CAS 중재판정에 대해 외국 중재판정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과 다르다고 하면서 판정에 따르지 않거나 중재절차를 어떻게 해서든지 지연시킬 것을 대비해 우리나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며 "박태환의 올림픽 참가 자격에 관한 국내 법원의 결정도 함께 구한다"고 밝혔다.

또 임 변호사는 "일부에서 박태환이 CAS에 제소하는 것에 대해 도핑 문제를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도핑 문제는 당연히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며 "다만 박태환은 징계를 받고 나서 또 다른 징계를 받는다는 것이 문제다. 외국 선수들은 받지 않는 이중 징계를 박태환만 받는다면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