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이슈] 스페인 역전패의 나비효과, 우승후보들 '헬게이트'로 몰린 혼돈의 유로2016

스페인 조 2위로 밀리면서 이탈리아와 16강전…이기더라도 8강에서는 독일과 만나

2016-06-22     박상현 기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유럽축구선수권 유로2016의 판도가 순식간에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의 역전패가 부른 나비효과다. 우승후보들이 녹다운 토너먼트 초반부터 연달아 맞붙게 되면서 유로2016에서 어느 팀이 정상에 오를지 알 수 없게 됐다.

스페인이 22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 노부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벌어진 크로아티아와 대회 D조 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전반 7분 터진 알바로 모라타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2-1 역전패를 당하면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스페인은 1-1 동점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의 페널티킥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막힌 뒤 후반 42분 이반 페리시치에게 통한의 역전 결승골을 내줌으로써 2008년 대회 이후 이어져왔던 유로 본선 14경기 연속 무패(11승 3무) 기록도 마감했다.

스페인이 조 2위로 밀려나면서 우승후보들이 16강, 8강전에서 잇따라 만나게 돼 유로2016이 혼돈에 빠져들었다. 스페인의 16강전 상대는 E조 1위를 확정지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벨기에, 스웨덴을 연달아 꺾고 2승(승점 6)을 기록 중이다. 벨기에(1승 1패, 승점 3)가 조 2위에 있어 승점이 같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유로 본선에서 동률이 됐을 경우 먼저 고려하는 것이 승자승원칙이다. 이미 이탈리아는 벨기에에 2-0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E조 1위가 확정됐다.

스페인이 크로아티아에 비기기만 했어도 오는 26일 랑스에서 B, E, F조에서 3위를 차지한 팀 가운데 한 팀과 맞붙을 수 있었지만 페리시치에게 내준 결승골 한방으로 순식간에 상대가 이탈리아로 바뀌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오는 28일 생드니에서 8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이탈리아, 스페인 가운데 한 팀이 8강에 올라가더라도 독일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의 16강전 상대는 알바니아, 슬로바키아 가운데 한 팀이 된다. 두 팀 모두 유로 본선에 처음으로 올아온 '언더독'이어서 독일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가운데 두 팀이 8강에서 만나는 것이다.

특히 스페인과 독일은 이미 유로2008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놓고 맞붙은 경험이 있다. 스페인, 독일은 이미 유로 대회에서 3번의 우승으로 최다 우승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어 두 팀이 만날 경우 '미리보는 결승'이 될 수밖에 없다.

4강에서는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는 오는 26일 리옹에서 북아일랜드 또는 E조 3위팀과 16강전을 치른다. 현재로서는 프랑스의 16강전 상대가 북아일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벨기에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벨기에가 E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스웨덴과 마지막 경기에서 질 경우 3위로 내려갈 수도 있다.

또 잉글랜드는 28일 니스에서 F조 2위팀과 8강 진출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F조에는 현재 포르투갈이 있다. 포르투갈이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3위로 처져 있기 때문에 조 1위로 올라서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16강에서 만나고 두 팀의 승자가 독일과 8강에서 격돌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죽음의 토너먼트'가 됐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프랑스, 잉글랜드가 대기하고 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도 각각 벨기에와 포르투갈과 16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벨기에, 잉글랜드-포르투갈의 맞대결이 16강전에서 성사된다면 이 또한 '죽음의 사다리타기'가 된다.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16강에서 승리할 경우 8강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되고 4강전에서는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이 있다. 우승후보가 16강부터 4강까지 잇따라 격돌하는 '헬게이트'가 열리기 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