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톡톡튀는 배우 이성경 '그녀를 추천 합니다'

2014-09-30     박영웅 기자

[300자 Tip!] 176cm의 큰 키, 시원시원한 외모, 톡톡 튀는 말투까지. 보면 볼수록 빠져 드는 특이한 매력의 신인 여배우가 나타났다. 바로 이성경(23)이다. 이성경은 순수한 모델 출신으로 전문 연기자 혹은 TV속 스타를 갈망하던 연습생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그는 전문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아하 '괜사')를 통해서다. '괜사'는 이성경에게 까칠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오소녀를 훌륭히 연기할 기회를 줬고 연기자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줬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노민규 기자] 최근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경은 자신감과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도 드라마 '괜사'의 오소녀 역을 제대로 소화한 것에 대한 만족감을 가진 것 같이 보였다. 물론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역시 '괜사'가 만들어낸 가능성 있는 최고의 유망주이자 진짜 신인이었다.

◆ '괜사' 누가 뭐라던 나에게는 완벽한 작품

톱스타인 조인성과 공효진의 출연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괜사'는 유명 배우들의 놀이터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신인 연기자들이 새로운 평가를 받는 '기회의 장'이었다.

이 중 시청자들 사이에서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신인배우가 이성경이다. 그는 '괜사'에서 불량 여고생이자 순수한 사랑을 알게 되는 오소녀를 연기했다. 오소녀 캐릭터는 드라마 초반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캐릭터로 올라섰다. 그래서 이성경은 '괜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드라마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어요. '완벽했다!' 완벽한 대본이었고 완벽한 스태프, 선배연기자, 작가님, 감독님, 현장 분위기까지요.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에요."

모든 것이 그에게 완벽한 작품이어서였을까. 스스로 롤모델까지 만들었고 존경하는 선배도 생겼다고 한다.

"효진 언니를 닮고 싶어요. 롤모델이죠. 효진 언니가 연기하는 장면 중에서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우는 장면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어요. 제가 앞으로 배우고 가야할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존경하는 선배는 역시 인성 오빠와 성동일 선배님이었어요. 두 분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젠틀하셨고. 체력적으로 힘든 연기도 스스로 다 소화하고 정말 멋있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분들이었어요. 이 분들 때문에 저에게는 '괜사'가 완벽한 작품이었던 거죠."(웃음)

◆ '괜사' 캐스팅 비화

그렇다면 이성경은 이 작품을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이 부분에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숨겨져 있었다. 바로 '우연'이다.

"특별히 '괜사'에 대한 오디션을 보거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죠.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감독님께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은데 그게 저라고 정말 놀랐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재미있는 내막이 있었던 거예요. 감독님 딸이 모델에 관심이 많았는데 저를 관심 있게 보다가 추천을 했던 거라고 합니다.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요?(웃음)"

우연하게 오소녀를 맡게 된 이성경. 사실 당황했을 법도 하다. 너무 큰 작품의 생소한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감독과 선배 연기자분들의 도움 덕택이었다.

"감독님이 너무 많이 챙겨주셨어요. 감독님은 저에게 오소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따로 연기 연습 같은 것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캐릭터라고 상세히 설명해 주신 거죠. 이해가 가더라고요. 촬영하면서는 선배 연기자분들이 계속 조언해 주시고 오소녀를 계속 업그레이드시켜 주셨죠."

◆ 오소녀로 살았던 시간

이렇게 모두의 노력을 통해서 탄생한 것이 오소녀 캐릭터다. 하지만 연기 '초짜'인 그가 소화하기에는 부담이 될 만한 부분이 많았다. 본인보다 한참 어린 고교생 역이었을 뿐만 아니라 까칠함과 불량기가 다분한 성격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경은 오소녀 연기가 누구보다 쉬웠다고 한다. 캐릭터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오소녀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오소녀는 저와 일부 비슷한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느낌이라는 게 실제 저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죠. 다만 저와 달랐던 부분은 오소녀는 표현방법이 서툴고 사랑을 제대로 못 받고 자란 아이라서 슬픔도 있었다는 점이었죠.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오소녀의 마음을 이해했고 연기가 잘 되더라고요."

이성경은 말 그대로 몇 달간 오소녀로 살았던 셈이다. 그래서 그녀는 드라마가 끝났지만 또 다른 오소녀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오소녀를 너무 이해하고 보니까 앞으로도 그녀처럼 사랑받지 못하고 힘겨운 삶을 사는 청소년들을 위로해 주고 감싸주는 어른이 되고 싶더라고요. 어려운 현실의 청소년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고 싶어요."

◆ 이젠 모델 아닌 연기로 거듭나고 싶어

이성경은 연예계 데뷔에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연기 지망생들과는 달리 10대 시절에는 피아니스트를 준비했다. 그러다 우연히 모델이 됐고 이후에는 무대 공연을 위주로 연예계 생활을 하려 했다.

하지만 하늘도 그의 재능을 알아봤는지 연기자로서의 길이 한 번에 열렸다. 또한 대한민국 3대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는 기회까지 얻었다.

앞으로 연기자로서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성경도 이런 부분에 동의하면서 앞으로는 진짜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7살 때부터 피아노만 쳤죠. 피아니스트가 되려던 게 제 첫 번째 꿈이었어요. 하지만 엄마가 고교 시절에 슈퍼모델에 지원하라고 하셔서 도전했는데 덜컥 합격한 거예요, 이후 전 모델 일을 하면서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이번에도 덜컥 드라마가 들어 온 거죠. 어떻게 보면 우연스럽게 아주 잘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YG에 소속되게 된 것도 제게는 놀라운 일이죠. 모델 에이전시에서 추천돼서 모델 출신 신인 중 YG에 스카우트된 첫 번째 배우니까요."(웃음)

우연과 행운도 많이 따라준 것이 이성경의 연예인 인생이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연기자로서 남다른 각오도 내비쳤다.

"선배분들의 연기하는 모습을 깊이 새겨 보고 있어요. 특히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죠. 그래서 생각했죠. 선배님들처럼 누구나 공감하는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자는 거예요. 계속해서 공부할 거예요. 비록 예전에는 연기자가 첫 번째 꿈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누가 뭐래도 첫 번째니까요. 따뜻하고 사람들을 치유해 주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앞으로 많이 지켜봐 주세요."

◆ 이성경의 사랑은?

마지막으로 이성경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괜사'의 오소녀가 고교생이지만 성인인 박수광을 사랑하는 캐릭터였다는 점을 들어 연애 상대 남성의 나이 차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쿨'한 대답을 남겼다.

"예전에는 7~8살 차이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이 차가 상관 없더라고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호감이 간다면 만날 수 있어요. 나이는 상관없답니다."(웃음)

[취재 후기] 이성경은 톡톡 튀는 성격대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튀는 신예 캐릭터의 기근'이라는 말이 나오는 방송가에 그는 단비 같은 배우다.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찾고 있다면 이성경을 추천하고 싶다. 현재 이성경은 신중하게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패션쇼 무대 역시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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