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화려한 귀환' 하승진 간절함 엿보였다

개막 2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김태술과 호흡도 돋보여

2014-10-13     이세영 기자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공룡 센터’ 하승진(29·전주 KCC)이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치른 2경기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힘과 높이를 바탕으로 한 하승진의 플레이가 빛을 발하면서 앞으로 소속팀 KCC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승진은 지난 1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경기에서 15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하승진의 활약 속에 KCC는 LG를 84-79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하승진은 전날 동부전(17점 13리바운드)에 이어 슬로우 스타터 기질을 보였다. 1쿼터 득점이 단 2점에 불과했던 하승진은 2쿼터부터 몸이 풀린 듯 LG 골밑을 자유자재로 파고들었다. 그는 전날 2쿼터에 8점을 올린 데 이어 이날도 2쿼터에만 7점을 기록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김종규(23·207㎝)와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며 노련미를 선보였다. 자신보다 신장이 14㎝ 작은 김종규를 상대로 훅슛과 레이업슛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하승진(221㎝)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시즌을 앞두고 내비쳤던 절실한 심정이 경기에 잘 묻어났다. 하승진은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2년 동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왔다. 농구에 굶주려 배고팠다”며 “그동안 굶주렸던 농구를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 간절함이 코트에서 잘 녹아들었다.

올시즌 KGC인삼공사에서 이적한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30)과 호흡도 잘 맞았다. 동부전에서는 하승진과 김태술의 시너지가 좀처럼 발휘되지 않았지만 LG전에서는 몇 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해 앞으로 경기에서 희망을 갖게 했다. 김태술은 하승진의 입맛에 맞는 패스를 수차례 찔러줬다. 하승진이 경기 후 직접적으로 만족감을 표현했을 정도였다.

하승진은 “김태술과는 연습 경기를 포함해 총 3경기를 뛰었는데 동부전 때 보다는 손발이 맞았다”며 “어시스트가 좋은 선수인데 내가 놓친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 계속 뛰다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맞상대했던 김종규에 대해서는 “(김)종규가 대표팀에서 뛰면서 골밑 플레이나 슛이 좋아졌더라”며 “앞으로 한국 센터의 계보를 이을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날 김종규는 10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물론 좋은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승진은 개막 2경기에서 5개의 턴오버를 기록해 이를 줄여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상대팀 빅맨보다 순발력에서 떨어지는 만큼 평소보다 한발 더 움직이는 헌신이 필요하다. 이것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체력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지체 없이 ‘우승’이라고 밝힌 하승진. 그가 2년 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