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투혼 김보성 "남은 눈까지 캄캄해지니", 격투기 도전 여기까지?

10일 콘도 테츠오와 로드FC 스페셜매치 패배, "렌즈를 낀 상태에서 맞으니 앞이 컴컴해졌다"

2016-12-11     이세영 기자

[장충=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렌즈를 낀 상태에서 맞으니 완전히 깜깜해 졌다. ‘이러다 장님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전문 격투기 선수와 대등한 승부를 펼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로드FC 데뷔전을 치른 김보성이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김보성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콘도 테츠오와 로드FC 035 웰터급 스페셜매치에서 눈 부상에 의한 1라운드 경기 포기 패배를 당했다.

1라운드 초반 콘도 테츠오의 암바를 벗어낸 뒤 여러 차례 펀치를 가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도 했지만 콘도의 라이트 반격에 오른쪽 눈을 가격당한 김보성은 옥타곤에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했다.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른쪽 눈을 가격당한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보성은 “오른쪽 눈에 렌즈를 끼고 있다. 정통으로 가격당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파이터로는 몸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경기를 위해 1년 동안 몸만들기에 열중했지만 프로 파이터로서는 역부족이었다는 자체 평가였다.

김보성은 “아무리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어도 어쩔 수 없었다. 아내에게 오른쪽 눈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패배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자책했다.

“눈을 맞으면서 정말 답답했다. 렌즈를 낀 상태에서 맞으니 완전히 깜깜해 졌다. ‘이러다 장님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육체적으로 처한 상태가 정말 무리였다.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면 분명 어려움이 있었다.”

이미 한쪽 눈을 잃은 상황에서 나머지 눈을 보호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눈 공격에 대한 공포감이 공존했을 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말을 아꼈지만 김보성이 다음 경기를 준비할 지는 미지수다. ‘의리’를 외치는 배우 김보성의 격투기 도전은 여기서 막을 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