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오리온의 신선한 시도, 국내 최초 밤 10시 경기 성공할까

새해 카운트다운 위해 특별 편성…고양시도 특별 교통편 투입 등 고려

2016-12-25     박상현 기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KBL과 고양 오리온이 경기를 밤 10시에 여는 신선한 시도를 한다. KBL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늦은 시간에 경기를 열기로 하고 오리온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내 최초 밤 10시 경기가 편성됐다. 오리온의 연고지인 고양시도 여기에 적극 협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

KBL은 지난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오는 31일 열리는 오리온과 서울 SK의 경기 시간을 오후 4시에서 밤 10시로 변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31일은 모두가 잘 알듯이 2016년의 마지막날이다. KBL은 프로농구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선한 시도가 필요했고 결국 31일 열리는 3경기 가운데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의 인천 경기와 고양 경기 가운데 하나를 밤 10시에 편성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이에 오리온이 응답했다. 추일승 감독은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밤 10시라는 신선한 시도를 해볼만 하다"고 밝혔고 SK 구단과 문경은 감독도 이에 적극 협조하기로 하면서 밤 10시 편성이 결정됐다.

유럽 등에서는 밤 10시 경기가 편성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여름 낮 시간이 긴 스페인에서도 간혹 밤 9시나 10시에 축구 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또 200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밤 10시 45분에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밤 10시 45분에 열렸던 것은 유럽 중앙시간인 오후 8시 45분에 맞추기 위함이었다.

이에 비해 KBL과 오리온의 밤 10시 편성은 겨울이라서 더욱 파격적이다. 다만 2016년의 마지막 날이어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KBL과 오리온의 결정에 스포츠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고양시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반응이다.

고양시 스포츠 마케팅 관계자는 "KBL과 오리온으로부터 지난 23일에서야 밤 10시에 경기를 열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관련부서와 회의를 26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특별 교통편 투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호수공원 등이 있기 때문에 날씨만 춥지 않으면 밤새도록 새해를 맞은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L과 오리온도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12월 31일 일정 가운데 한 경기를 계속 밤 10시에 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최초 밤 10시 경기 개최가 성공을 거둔다면 한국 스포츠 역사의 작은 한 페이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