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 양의지-김재호, 강민호-강정호 WBC 제외로 무거워진 어깨

2017-01-04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4일 공개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변경 엔트리에 포수 김태군(NC)과 유격수 김하성(넥센)이 강민호(롯데)와 강정호(피츠버그)를 대신해 합류함에 따라 두산 베어스의 센터 라인을 책임지는 양의지(30)와 김재호(32)의 부담이 커졌다.

김태군과 김하성 모두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태군은 강민호의 무릎이 좋지 않아 수술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 김하성은 강정호가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킴에 따라 국가대표에 승선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결과적으로 ‘강제 세대교체’다.

김태군은 강민호보다 4년 후배인 1989년생, 김하성은 강정호보다 8세 어린 1995년생이다. 야구대표팀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분위기를 쇄신하고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와 캡틴 김재호의 비중이 갑절로 커졌다. 둘은 2015년 11월 초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두산에서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덕에 국제무대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김태군은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타격에서는 사실 기대할 게 없다. 2016시즌 134경기 성적은 타율 0.232 1홈런 30타점이다. KBO리그가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겪는 와중에도 김태군의 방망이 실력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품은 양의지 의존도가 대폭 높아질 이유다. 한 시즌 3할 타율에 20홈런은 기본으로 해내는 타격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고 투수리드, 볼 배합 등에서 김태군을 월등히 앞지른다. 에이스로 활약할 장원준(두산)과 호흡은 찰떡궁합이다.

김하성의 경우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넥센의 붙박이 주전으로 2년간 284경기를 뛰었고 39홈런을 때릴 만큼 장타력도 보유했지만 주전을 꿰차긴 어렵다. 관록을 높이 사는 김인식 감독은 프리미어12에 이어 이번에도 김재호를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 1990년대 생은 김하성 외에 임정우(LG, 1991), 심창민(삼성, 1993), 허경민(두산, 1990) 셋이 전부다. 야수는 허경민과 김하성 둘 뿐. 스물 둘로 유독 어린 김하성에게 첫 술에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두산 베어스의 핵 양의지, 김재호의 어깨가 실로 무거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