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리니-김학민 50득점 합작, 대한항공 높이 날았다

선두 경쟁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3-1 승리…여자부 선두 흥국생명도 IBK기업은행에 완승

2017-01-17     박상현 기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 팀의 외국인 선수가 '복덩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을 때 또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가 '골칫덩이', '민폐'를 도맡아하고 있다면? 이미 결과의 50% 이상이 어느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인천 대한항공의 가스파리니는 펄펄 날았지만 천안 현대캐피탈의 톤은 최태웅 감독의 마음을 쓰리게 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높이 날았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가스파리니(26득점)과 김학민(24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문성민(22득점)과 신영석(10득점)이 분전하는데 그친 현대캐피탈을 3-1(25-22 25-16 22-25 25-20)로 꺾었다.

올 시즌 4차례 현대캐피탈과 만남에서 세번째 이긴 대한항공은 16승 7패(승점 46)로 현대캐피탈(15승 9패, 승점 43)과 승점차를 3으로 만들며 단독 선두를 계속 유지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보다 1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자력으로 승점차를 6까지 벌릴 수 있다. V리그 남자부 3강 구도에서 대한항공이 선두를 계속 유지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결과는 1세트부터 갈렸다. 대한항공이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이 나란히 7점씩 올리며 쌍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을 때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신영석이 5득점과 4득점을 기록했을 뿐 톤은 전혀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톤의 경기력을 못마땅하게 여긴 최태웅 감독은 아예 2세트부터 톤을 벤치에 앉혀뒀다. 이후 톤은 코트에 단 한번도 나서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에 외국인 선수가 빠지니 대한항공은 더욱 펄펄 날았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의 점수를 단 16점으로 묶고 2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김재휘(5득점), 박주형(8득점), 최민호(9득점) 등이 힘을 내며 가스파리니-김학민 쌍포를 앞세운 대한항공을 상대로 3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했지만 반격은 딱 거기까지였다.

대한항공은 4세트 20-18에서 가스파리니의 퀵오픈 공격과 문성민의 공격 실패로 22-18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패를 결정지었다. 23-20에서는 상대 이시우의 스파이크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곧바로 박주형의 시간차 공격이 선 바깥으로 나가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도 인천 연고의 흥국생명이 화성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3-1(25-23 18-25 25-22 25-23)로 꺾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러브(34득점)와 이재영(14득점), 김수지(11득점)를 앞세워 맹포를 퍼부으며 리쉘(29득점), 박정아(21득점), 김희진(11득점)으로 맞선 IBK기업은행을 꺾었다.

전체 득점은 IBK기업은행이 조금 더 앞섰지만 흥국생명이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1세트와 3, 4세트를 모두 가져오는 집중력으로 승리를 챙겼다. 흥국생명은 23-23에서 러브의 백어택과 김수지의 서브 에이스로 연속 득점을 챙기며 첫 세트를 챙겼다.

흥국생명은 18점에 그치는 바람에 2세트를 IBK기업은행에 내줬지만 3세트에는 21-20에서 러브의 오픈 공격과 상대 김미연의 공격 실패, 이재영의 백어택으로 연속 3득점, 24-20을 만든 끝에 세트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4세트 역시 23-23에서 상대 리쉘의 백어택 실패와 함께 김수지가 리쉘의 백어택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흥국생명은 14승 5패(승점 41)로 2위 IBK기업은행(11승 9패, 승점 36)과 승점차를 5로 벌리며 선두 독주 체제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