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안정감' 이동현, 행복한 가을 피날레 꿈꾸다

[준플레이오프] 2G 평균자책점 제로…2년 연속 PS 무자책 행진

2014-10-23     이세영 기자

[스포츠Q 이세영 기자] LG 투수 이동현(31)이 가을야구의 주연으로 떠올랐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 호투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이동현의 선전은 LG가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밑거름이 됐다.

LG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와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마산에서 열린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LG는 남은 시리즈 3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셋업맨 이동현은 NC와 마산 2연전을 통해 미친 안정감을 뽐냈다.

그는 1차전에서 팀이 13-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와 아웃카운트 2개를 가볍게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NC가 추격을 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야수 실책까지 나왔지만 이동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1차전이 몸 풀기였다면 2차전은 정규시즌 때처럼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이었기에 이동현의 호투가 절실했다.

그는 LG가 3-2로 쫓긴 7회말 2사 1,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역전 주자까지 나가있어 타자와 승부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동현은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첫 타자 박민우를 볼카운트 3-2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실점 위기를 넘긴 이동현은 마운드에서 껑충 뛰어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은 첫 타자 권희동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나성범에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에릭 테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고,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종욱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 팀의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좌타자인 이종욱 타석에서 마무리 봉중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LG 벤치는 마운드를 교체하지 않았고 이동현은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올시즌 이동현은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6승 25홀드를 올린 이동현은 올시즌 승수(5승)와 홀드 개수(23홀드)에서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지만 평균자책점을 3.00에서 2.73으로 낮춰 안정감 면에서 더 나아졌다.

하지만 이동현은 정작 중요한 가을잔치에서 웃지 못했다. 본인은 잘 던지고도 팀이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2002년에는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부터 4경기 연속으로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당시 LG 지휘봉을 잡았던 김성근 감독의 신임을 받았지만 6차전에서 마무리 투수 이상훈이 이승엽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 그 뒤를 이어 등판한 최원호가 마해영에게 끝내기 솔로 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도 3⅔이닝 동안 1실점(무자책)을 기록하며 제몫을 다했으나 팀이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해 11년만의 가을야구를 허무하게 끝내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흐름이 좋다. 팀이 꼴찌에서 4위까지 오르는 기적을 연출하며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고 그 기세로 만만치 않은 상대인 NC를 탈락 일보직전까지 몰아갔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의 공백기 동안 세 차례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오뚝이처럼 일어난 이동현.

팀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남은 인대까지 바칠 준비가 돼있다는 그의 활약이 이번에는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syl015@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