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 "손승락, 마무리 고정 아니다"

"상대 타순 따라 한현희와 번갈아 기용, 위기 사전 차단 목적"

2014-10-28     박상현 기자

[목동=스포츠Q 박상현 기자] 넥센 염경엽 감독이 팀내 마무리 손승락도 포스트시즌에서는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기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LG에 6-3으로 이긴 뒤 기자회견에서 "손승락은 포스트시즌에서 고정 마무리가 아니다. 타순에 따라 마무리는 한현희와 번갈아 가면서 볼 수 있다"며 "로테이션으로 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이처럼 얘기한 것은 1차전 마무리 기용과 무관하지 않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8회초 LG 공격 때 손승락을 기용한 뒤 9회초 2사후 이병규(9번)에게 안타를 허용하자마자 곧바로 한현희로 교체했다.

이병규(9번)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코칭스태프들이 손승락을 내리고 한현희로 바꾸려 하자 LG 관중석에서 '시간을 끌려고 한다'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염 감독의 머리 속에는 이미 손승락을 고정 마무리로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이는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 때와 무관하지 않다. 손승락은 지난해 10월 8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2사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9회초 한 점을 내주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손승락은 넥센의 9회말 끝내기로 승리투수가 됐다.

10월 9일 벌어졌던 2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손승락은 8회 1사후에 나와 9회초에 1실점하면서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도 9회말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투수에서 벗어났다. 손승락은 세이브 부문 1위 투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차례도 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아예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축, 손승락과 한현희가 좀 더 편안한 환경 속에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투수들의 보직을 조금씩 변경한 것이다.

이에 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세이브와 홀드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투수를 운용할 것"이라며 "이미 선수들에게도 인지를 시켰다. 손승락이 세이브를 할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조상우가 좀 길게 던져 세이브를 챙기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위기의 순간에서 조상우를 마무리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마무리 경험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도 염경엽 감독은 1차전 승리투수가 된 조상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추가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막아주면서 흐름을 가져왔다"며 "조상우가 좋은 투구를 해주면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돼 감독으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또 염 감독은 "이성열이 찬스마다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서동욱도 준비한대로 자기 역할을 했다"며 "윤석민은 대타로서 빅이닝을 만들어주는 등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2차전 선발 앤디 밴헤켄에 대해 염 감독은 "6이닝 3실점 정도만 막아준다면 승산이 있다"며 "1차전에서도 타격이 늦게 터졌지만 결국 해줬다. 1차전의 경우 우규민의 실투가 적어서 고전했지만 타력으로 이겼다"고 말해 퀄리티 스타트만 해줘도 공격력으로 승부를 낼 자신이 있음을 피력했다.

tankpark@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