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심리학] '힘쎈여자 도봉순', 박보영의 애교는 '괴력'을 감추기 위함이다?

2017-03-19     김윤정 기자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도서 ‘미술관에서 만난 심리학’(박홍순·북스코프·2015)에서는 여자들이 애교를 부리는 이유로 ‘종의 보존’을 들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종의 보존이라는 자연의 배려가 여자와 남자에게 각각 다른 기질을 부여했는데, 여자의 연약함과 애교도 이와 관련이 있다. 여자는 연약하기 때문에 애교를 부리고, 애교를 통해 남자를 조종해 자신의 필요를 관철시키기 때문이다.

도서의 주장대로라면, 여자의 본성 안에는 신체적 훼손에 대한 두려움과 위험에 대한 소심함이 존재한다. 또한 연약한 여자가 애교를 남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종은 보존된다. 이런 점에서 여자의 특성은 약자의 권리에 기초한다. 

해당 주장은 독일의 철학자 칸트의 ‘실용적 관점에서의 인간학’과 일치한다. ‘실용적 관점에서의 인간학’에는 ‘부인은 남편에 의해 보호받을, 약자의 권리에 기반하고 있다’란 대목이 등장하기도 한다.

정말 여성들은 종의 보존과 남자들로부터의 보호를 위해서 애교를 부리는 걸까? 많은 여성들의 애교의 이유가 이에 해당할지 모르지만,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에게만큼은 예외로 보인다.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극본 백미경)에서 박보영(도봉순 역)은 괴력을 지닌 캐릭터로 등장한다. 극 중 박보영은 건장한 남자들을 한 손으로 제압하거나 주체할 수 없는 힘 때문에 의도치 않게 물건을 부수기도 한다.

그러나 극 중 박보영은 무시무시한 캐릭터가 아닌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물로 그려진다. 그 이유는 박형식(안민혁 역)도 녹여버리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애교 때문이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박보영이 보여주는 애교는 전혀 인위적이지가 않다. 웃을 때 반달모양으로 변하는 눈과 동그란 강아지 눈매, 그리고 가끔씩 말꼬리를 올리는 말투가 박보영의 자연스러운 애교를 만들고 있다.

따라서 ‘힘쎈여자 도봉순’ 속 박보영의 애교는 칸트가 주장한 이론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드라마에서의 박보영은 ‘약자’가 아닌 ‘강자’이며, 러브라인을 그리는 박형식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만큼 연약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보영의 애교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오히려 박보영은 애교를 통해 ‘괴력’을 감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 ‘미술관에서 만난 심리학’의 주장대로라면,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은 어쩌면 애교를 통해 연약한 여성처럼 보이고 싶은 심리를 가졌을지 모른다.

지난 14일에는 남성이 호감 있는 여성에게 사탕을 주는 날인 화이트데이였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모바일 결혼정보서비스 천만모여 회원 336명(남자 164명, 여자 172명)을 대상으로 ‘화이트데이, 함께 데이트하고 싶은 남녀 스타’의 설문조사를 2월 17일부터 26일에 걸쳐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스타 부문에서 박보영이 40%의 비율을 차지하며 1위에 꼽혔다.

‘미술관에서 만난 심리학’에서는 ‘여자의 애교는 세상에서 교태라는 이름으로 악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란 문장이 나온다. ‘힘쎈여자 도봉순’ 속 박보영의 애교가 교태든 아양이든, ‘뽀블리’ 박보영에게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