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 박미희와 함께라면 우승까지 거칠 것 없다?

2017-03-26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한 발짝씩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IBK기업은행이 만만치 않지만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그 이상이다.

8년 전만 해도 여자배구는 ‘흥국생명 시대’였다. 2005년 김연경(페네르바체 SK)의 등장과 함께 2008~2009시즌까지 3차례나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09년 김연경이 팀을 떠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지난 시즌 박미희 감독의 부임과 함께 다른 팀이 돼가고 있다.

여자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여자배구 6팀 중 여자 사령탑을 내세운 것은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김연경을 떠나보낸 뒤 줄 곧 하위권에 머물던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 체제에서 지난 시즌 3위에 올라 ‘봄 배구’를 경험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스포츠에서 여자 감독이 이끄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때로는 엄마같이, 때로는 언니같은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감싸 안는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은다.

140분간 혈투를 치렀던 챔프전 1차전에서 흥국생명은 기선을 제압했다. 이재영과 타비 러브라는 확실한 ‘쌍포’는 든든했다. 반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온 IBK기업은행은 힘에 부치는 것처럼 보였다.

1차전에 이어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2차전도 홈에서 치러진다는 점도 호재다. 1차전 승자의 우승 확률은 50%(6/12)에 불과하지만 홈에서 2연승을 챙긴다면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우승까지 9부 능선을 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미희 감독과 함께 여자배구의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흥국생명이 기세를 살려 우승에 다가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