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결승골로 본 토트넘 '소니 불패' 사용설명서

2017-04-06     정성규 기자

[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A매치 후유증은 더 이상 없다. 해리 케인 공백도 걱정없다. 토트넘에 SON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손흥민이 슈틸리케호 국가대표팀에 다녀온 뒤 2연속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선두 추격에 불을 당기고 있다. 

4월 첫날 번리전에서 추가골로 2-0 완승을 이끌더니 5일 뒤에는 결승골이다. 6일 스완지시티와 EPL 원정경기. 

기성용과의 코리안더비로 관심을 모은 가운데 손흥민은 전광판이 멈춘 뒤 결승골을 폭발, 3-1 역전극의 주연이 됐다. 단독 선두인 첼시를 승점 7차로 쫓아가며 뒤집기 우승의 희망을 살려내는 소니(Sonny)의 역전 결승골은 의미가 값졌다.

올 시즌 EPL 9호포. 컵대회 등 다른 무대의 골사냥을 합치면 16골. 리그나 시즌이나 모두 팀내에서 넘버3의 골잡이다.

주포 케인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떠나 있을 때 9월 사나이로 주가를 올렸다가 그가 돌아오고 전술도 바뀌자 손흥민은 한동안 슈퍼서브로나 반전을 꾀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다. A매치 주간 때는 대륙을 건너 월드컵 예선전에 다녀와서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징크스까지 맞았던 손흥민이다. 하지만 다시 케인이 피치를 떠나고 맞은 4월에 골 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시즌을 앞두고 독일 유턴설, 프랑스 이적설 등으로 마음 고생이 컸으나 손흥민은 어느덧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없어선 안될 유니버설 공격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소니 불패'. 

올 시즌 손흥민이 골을 기록한 EPL 성적표는 6승1무로 불패다. 각각 6골과 1골을 터뜨린 FA컵과 유로파리그에서는 4전 4승을 수확했다. 시즌 전체로는 10승1무. 손흥민이 골을 폭발할 때의 승률이 무려 95%였던 것이다. 
손흥민을 만약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더라면 어떠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북런던의 팬들이다.

19골로 EPL 골랭킹 버금자리에 올라 있는 케인이 컵대회 3골을 합쳐 시즌 24골로 팀내 톱이다. 잉글랜드 축구의 대세로 뜬 델레 알리는 이날 스완지전 동점골을 보태 15골로 EPL 골순위 공동 6위로 올라선 가운데 컵대회 3골을 포함해 시즌 18골이다. 손흥민은 공동 17위로 EPL 골랭킹 20걸에 진입했다. 

시즌 전체로 보면 이들 골게터 트리오의 골 기여도는 손흥민이 으뜸이다. 케인은 12승1무1패로 승률 89.2%, 알리는 13승2무로 93.3%다. 손흥민이 왜 토트넘의 파랑새인지를 보여주는 골 승률이 아닐 수 없다.

손흥민은 지난해 이적 데뷔 시즌에는 골 승률이 5할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4골을 기록한 EPL에서 2승1무1패, 역시 4골을 터뜨린 컵대회에서는 1승1패로 시즌 전체 골 승률은 58.3%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시즌 골 기여도를 높이면서 EPL 입성 이후 통산 골 승률은 82.4%(13승2무2패)로 높아졌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피치에 나섰을 때의 승률은 어떨까. 잉글랜드 내 컵대회에서는 로테이션 멤버가 가동되기 때문에 주전들이 출동하는 EPL로만 놓고 볼 때도 톱3 공격수로 인정받는다. 

EPL 통산 62경기에서 25골을 수확한 알리는 38승17무7패 승률 75.0%로 으뜸이다. 54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32승14무8패 승률 72.2%로 버금자리다. 108경기에서 68골을 수집한 케인은 59승27무22패 승률 67.1%에 그쳐 있다. 127경기 30골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경우 69승31무27패로 승률이 66.5%로 케인과 엇비슷하다.

스완지전 결승골로 아시아선수 EPL 최다골 보유자 기성용 앞에서 레코드 브레이크의 기쁨을 맛본 손흥민의 골 사냥에 숨겨진 골 승률도 눈여겨봐야 할 전리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