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송은범 주고 임기영이라니, 참 대담했던 KIA타이거즈

임기영 완봉승, ERA 1.29로 결실... 붙박이 4선발 성장

2017-04-19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송은범(33·한화 이글스) 주고 임기영(24·KIA 타이거즈)이라니. 돌이켜 보면 참 대담했던 기아 타이거즈다.

임기영의 완봉승으로 과거 KIA의 대범한 선택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 프로야구에 참신한 스토리를 추가했다.

임기영은 18일 수원 kt 위즈전 9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완봉승 등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에서 4경기 21이닝 2승 평균자책점 1.29로 맹활약하고 있다.

선발 등판으로 범위를 좁히면 임기영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3경기 20이닝 4실점(2자책)이다.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해 KIA의 아킬레스건인 불펜의 부담까지 덜었다.

임기영은 송은범의 보상선수다. 2012년 한화 2라운드 18순위로 프로가 된 임기영은 2014시즌 직후 FA(자유계약선수) 송은범이 한화로 이적할 때 광주 땅을 밟았다.

당시만 해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라 타이거즈 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까지 앞두고 있어 KIA의 선택은 ‘도박’으로 여겨졌다.

KIA 구단은 오로지 가능성만 봤다. 군 복무를 마쳐도 20대 중반인 나이, 언더핸드라는 희소성에 따른 활용폭 극대화 등을 고려해 당장 쓰지 못해도 좋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임기영 스스로의 노력이 수반됐음은 물론이다. 군 입대 전 70㎏ 초반에 머무르던 몸무게가 상무 시절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80㎏대로 급증하며 스피드, 구위가 좋아졌다.

운도 따랐다. 4선발로 유력했던 김진우가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김윤동, 홍건희 등 로테이션 경쟁자들의 부진이 겹치며 임기영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이승호(LG->SK), 이원석(롯데->두산->삼성), 최재원(삼성->LG) 등 보상선수였지만 쏠쏠한 전력으로 성장한 사례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임기영이 그 계보를 잇는다.

박종훈(SK), 고영표(kt)와 함께 언더핸드 선발의 가치도 높이고 있는 임기영이다. 이제는 이 기세를 이어 한희민, 박정현, 박충식, 이강철 등 잠수함 대선배들을 따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