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나경민-정훈 '투혼', 침체된 롯데자이언츠 타선 깨우는 힘!

2017-04-27     이세영 기자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야구는 기록경기다. 야구에서 기록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것으로 감독의 작전과 선수 기용 방식이 결정되기도 한다. 시즌 후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야구에서 때때로 기록이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는 대목이 나온다. 더그아웃 분위기에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 관중들이 선수들에게 불어넣는 에너지 등은 수치로 기록되지 않는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의 상‧하위 타선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야수 나경민(26)과 내야수 정훈(30). 둘은 올 시즌 투혼을 불사르는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개인 기록도 점점 끌어올리는 중이다.

전준우의 부상 이후 대체자로 나선 이우민이 부진하자 주전 리드오프로 기회를 얻은 나경민은 최근 안타 개수를 늘리며 약점인 타격을 보완하고 있다. 26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인상적인 타격과 주루로 팀 분위기를 띄웠다.

나경민은 팀이 2-1로 앞선 2회말 유격수 땅볼 타구에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생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팀이 2점을 더 보탠 4회말엔 1루 땅볼 타구에 전력 질주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비록 간발의 차로 아웃됐지만 투지가 느껴지는 플레이였다. 나경민의 유니폼 앞면이 흙으로 새카맣게 덮였다.

아쉽게 아웃으로 물러난 나경민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일을 냈다. 2사 2루에서 바뀐 투수 심수창으로부터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친 것. 팀이 5-2로 달아나는 귀중한 타점을 뽑아냈다. 지난 22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3경기만의 멀티히트. 나경민은 롯데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근성을 바탕으로 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정훈의 퍼포먼스도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주전 2루수로 뛰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의 영입으로 백업으로 밀려난 정훈은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문규현이 하위타선으로 밀려난 사이, 3루수로 출장하면서 기회를 얻고 있는 정훈은 26일 한화전에서는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0.357(14타수 5안타)에 시즌 타율 0.333(21타수 7안타).

특히 이날 득점을 하는 과정에서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장면을 보여줬는데, 정훈은 나경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면서 동료와 아주 강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비교적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만 폭주기관차처럼 빠르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정훈의 모습을 본 SBS스포츠 중계진들은 “정훈이 아주 파이팅이 넘친다. 저런 퍼포먼스는 마음가짐을 잘 했기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본다”며 칭찬했다.

롯데는 지난 주 1승 5패에 그치며 팀 분위기가 다소 처져있었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자들이 침묵한 것이 패배로 이어지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여준 나경민과 정훈의 투혼, 그리고 허슬 플레이는 주춤했던 롯데의 발걸음을 재촉시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