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으로 시작된 기적의 역전승, 삼성 1승 남았다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2사후 최형우 역전 2타점 적시타…넥센에 2-1로 이기고 3승 2패

2014-11-10     박상현 기자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야구는 9회말 2사부터라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소한 실책 하나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 최형우는 영웅이 됐고 실책을 한 강정호를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1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1로 뒤지던 9회말 2사 1, 3루 상황에서 터진 최형우의 오른쪽 담장 깊숙한 곳까지 굴러가는 2루타로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2-1 역전승을 거뒀다.

2승 3패로 몰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3승 2패로 역전시킨 삼성은 이로써 오는 11일과 12일에 열리는 6, 7차전 가운데 한 경기만 이겨도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거둘 수 있게 됐다.

넥센은 1회말부터 8회말까지 여러 차례 위기를 넘기며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 아니 스트라이크 하나만을 남겨놨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마치 3차전을 보는 것과 같았다.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됐고 점수를 먼저 뽑은 쪽도 넥센이었다. 그리고 9회에 2점을 뽑아내 역전을 시킨 쪽도 삼성이었다.

5회까지 전광판에 0만 새겨졌다.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넥센 선발투수 헨리 소사의 제구력이 다소 흔들리는 틈을 타 삼성이 몇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그 때마다 넥센의 호수비가 나오거나 후속타자가 결정적인 하나를 터뜨려주지 못했다.

1회말 볼넷과 최형우의 안타로 2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승엽의 타구가 좌익수 뜬 공이 되면서 끝났고 2회말에는 역시 볼넷과 안타를 묶어 2사 1, 2루 상황을 맞이했지만 야마이코 나바로의 장타성 타구가 넥센 우익수 유한준의 러닝 캐치에 막혔다. 5회말 역시 선두타자 김상수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는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나바로, 박한이, 채태인이 침묵했다.

세 번의 위기를 넘긴 넥센은 6회초 단 한 번의 기회를 점수로 연결시켰다. 박헌도의 안타와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만들어낸 1사 2루 상황에서 '200안타의 사나이' 서건창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다. 2사 1루 상황에서 유한준의 중전 안타로 2사 1, 2루를 만들어 추가 점수를 뽑는 듯 보였지만 박병호가 힘없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점수를 더이상 올리지 못했다.

삼성은 8회말에 한 차례 기회가 더 있었다. 선발투수 소사가 6⅓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고 내려간 뒤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조상우가 8회말 채태인에게 안타, 최형우에게 볼넷, 이승엽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넥센은 곧바로 손승락을 등판시켰고 삼성은 박석민과 박해민, 이흥련이 각각 유격수 플라이와 1루수 앞 땅볼, 2루수 앞 땅볼에 그치면서 무사 만루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대로 경기는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역사는 9회말에 만들어졌다. 1사후 나바로의 타구가 강정호의 실책이 되면서 삼성에 기회가 찾아왔고 넥센에 위기가 찾아왔다. 박한이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데 이어 채태인이 연속 2개 헛스윙으로 스트라이크 하나만 남겨놨지만 채태인이 친 공이 우전 안타가 되면서 2사 1, 3루가 됐다.

남은 타자는 최형우. 최형우는 볼카운트 1-1 상황에서 친 타구가 오른쪽 파울선을 살짝 넘으면서 적시타를 놓쳤다. 그러나 최형우는 볼카운트 2-2에서 때린 공이 비슷한 코스로 1루수 옆을 꿰뚫었고 공은 순식간에 오른쪽 담장 깊숙한 곳까지 굴러갔다. 세차례나 멋진 수비를 보여줬던 유한준의 볼을 받은 서건창이 중계 플레이로 홈에 힘껏 공을 뿌려봤지만 1루 대주자 김헌곤의 발이 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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