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박석민-차우찬-최형우-강민호, 프로야구 고액연봉자 기부 훈풍

2017-07-24     이세영 기자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프로야구 고액 연봉자들이 ‘통 큰’ 기부로 주위를 훈훈하게 달궈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는 박석민(NC 다이노스)이 실의에 빠져 있는 유가족을 위해 1억 원을 쾌척했다.

NC 구단은 “박석민이 지난 6월 양산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하다 밧줄이 끊겨 추락사한 피해자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고 24일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박석민은 고인에게 3살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5명의 자식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을 위한 도움의 손길에 동참하고 싶다며 엔씨소프트문화재단에 기부금을 보냈다. 박석민은 2016년 NC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을 하면서 총액 96억 원(4년)을 거머쥐었다. 올해 연봉이 7억5000만 원인 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거금을 쾌척했다.

그는 23일 유가족을 창원 마산구장으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야구공과 유니폼 등을 선물했다. 다섯 아이의 어머니는 “저희 가족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라며 “아이들이 올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섯 아이와 어머니는 이날 열린 NC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박석민을 열심히 응원하기도 했다.

박석민은 모바일 메신저 바탕화면에 “사람이 됨됨이를 갖추지 못하면 선수로서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글을 올려둘 정도로 프로선수로서 자세를 중시 여긴다. 그는 지난해 12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야구 후배들을 위해 모교 등에 2억여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기부로서 유가족의 슬픔을 어루만진 박석민은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라며 “야구장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늘 감사할 줄 아는 프로선수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석민 외에도 이웃을 위해 큰 돈을 쾌척한 고액 연봉자들이 꽤 있다.

4년 95억 원의 조건으로 올해부터 LG 트윈스에서 뛰고 있는 투수 차우찬은 FA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기부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2013년 당시 자신의 연봉 1억3000만 원에서 40% 가량인 5000만 원을 ‘굿맨’이라는 비영리 봉사단체에 독거노인들을 위해 기부했다. 또, 2016년 FA 계약 직후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모교(군산상고) 후배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4000만 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했다. 그는 군산상고 고액기금기탁동문 명단에도 올라 있다.

“선배로서 도리를 했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춘 차우찬이지만 아무리 고액 연봉자라도 억대의 돈을 기부하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야구팬들은 차우찬의 지속적인 선행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FA 100억 원 시대를 열었던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1월 모교인 진북초에 2000만 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했고, 역시 모교인 전주고에 5000만 원을 기탁했다. 아울러 ‘양준혁 야구재단’에 유소년 야구 발전기금으로 2억 원을 쾌척, 풀뿌리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탰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도 빼놓을 수 없다.

2013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75억 원에 롯데 잔류를 택한 강민호는 2015년 1월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장 건립에 2억 원을 기부했다. 그해 11월부터 착공한 ‘강민호 야구장’은 양산시 물금읍 황산공원 내 좌우 95m, 센터 110m 규모의 본부석과 더그아웃, 20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정규 규격 야구장으로 공사를 마쳤다.

야구선수들의 몸값이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 연봉자들의 기부는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