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Q] 바비, 아이콘에서 솔로로… 변하지 않은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

2017-09-21     이희영 기자

[200자 Tip!] 바비는 지난 2013년 ‘WHO IS NEXT: WIN’을 통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작사, 작곡 실력과 더불어 랩과 춤에서도 가능성을 입증하며 아이돌 데뷔를 꿈꿨다. 이후 ‘쇼미더머니3’에서 아이돌 연습생 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고, 2015년 그룹 아이콘으로 데뷔했다.

[스포츠Q() 이희영 기자] 그룹 아이콘의 래퍼 바비가 첫 솔로 앨범 ‘LOVE AND FALL’로 컴백했다. 그룹 활동 외에도 그룹 위너의 송민호와 함께한 힙합 유닛 MOBB으로 활동했던 바비는 ‘꽐라’라는 솔로곡을 통해 강한 힙합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마스터우의 ‘이리와봐’, 에픽하이 ‘본 헤이터’ 등 피처링에 참여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며 솔로 아티스트이자 래퍼 바비로서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이제 바비가 온전히 자신만의 노래로 돌아왔다. 빅뱅 이후 YG 엔터테인먼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룹 중 솔로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멤버는 바비가 처음이다. 앞서 보여줬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달리 부드럽고 따뜻한 노래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첫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바비에게도 이번 앨범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바비는 “다른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솔로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앨범이 꼭 잘 돼야 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얼마나 큰 기회인지 알기 때문에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라며 이번 앨범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 간접 경험을 통한 바비의 자작곡

‘LOVE AND FALL’은 더블 타이틀곡인 ‘사랑해’, ‘RUNAWAY’를 비롯해 총 10개의 곡으로 채워졌다. 10곡 모두 바비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한층 성숙해진 바비의 음악 세계와 깊어진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해온 무대, 곡들에 대해 만족을 못했다. 항상 완벽하고 싶었다. 음악적으로나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만족을 잘 못하는 편이다”라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말했다.

이어 바비는 더블 타이틀곡 ‘RUNAWAY’와 ‘사랑해’를 작사, 작곡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바비는 직접 느꼈던 감정과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을 주제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RUNAWAY’는 일탈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나도 한번쯤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민호 형의 ‘겁’ 가사 중에서 CCTV 속에 산다는 가사가 있다.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사랑해’라는 곡은 웹툰 ‘남과 여’를 보고 만들게 됐다. 오랜 시간 연애한 커플들이 무너진 과정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고, 제가 봐도 ‘이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됐다.”

바비의 이미지는 세고 자유롭다. 아마도 ‘쇼미더머니3’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바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까?

“‘사랑’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고,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이 많다. 쿨하고 거친 모습이나 터프한 모습들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아티스트와 음악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중 분들이 이번 앨범을 통해 저의 부드러운 면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 아이콘 바비 그리고 솔로 바비

바비는 지난 2015년 11월 아이콘으로 데뷔했다. 바비를 비롯해 비아이, 김진환,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 7인조 보이그룹인 아이콘은 데뷔와 동시에 각종 신인상을 수상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비아이는 아이콘의 프로듀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에서는 ‘SECRET’ 동혁의 피처링을 제외하고는 아이콘 멤버들의 참여가 보이지 않는다. 바비는 강욱진, CHOICE37, MILLENNIUM, Diggy와 호흡을 맞췄다.

“작업실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굳이 음악 얘기가 아니더라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가까워졌다. 자연스럽게 즐겨듣는 노래와 생각 등을 공유했고, 많은 부분이 통했다. ‘SECRET’ 작업할 때는 옆에 동혁이가 있었다. 보컬과 곡의 느낌을 동혁이가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맡기게 됐다.”

바비 또한 피처링에 대해서는 아쉽게 느끼고 있었다. 수록곡 ‘UP’에서는 위너의 송민호가, ‘SECRET’에서는 같은 그룹 멤버 동혁이 참여했다. 하지만 나머지 8개의 수록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비의 목소리로만 채워져 있다.

“나에게는 음악이 직업이면서도 취미다. 작정하고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즐기면서 한 것이기 때문에 ‘피처링’이라는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작업했다. 지금도 그 부분은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동혁이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이나 좋은 가수분들과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굳이 아이콘과 다른 분위기를 내려고 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바비가 생각하는 아이콘의 바비와 솔로 바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자신의 장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바비는 아이콘으로서의 바비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아이콘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멤버들이 낼 수 있는 소리와 제가 낼 수 있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저만의 매력은 허스키한 보이스와 리듬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콘은 로봇이 합체하는 것처럼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혼자 다 채워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솔로로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하고 싶은 말들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 10개의 트랙바비가 전하고 싶었던 말?

10개의 수록곡 모두 바비의 자작곡이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다. 바비는 모든 노래에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중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RUNAWAY’는 바비가 가장 힘들게 만든 곡이다.

“’RUNAWAY’는 2015년 제일 처음으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인 곡이다. 그때의 저는 발음부터 3분을 채워낼 능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수정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반면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곡은 가장 빨리 만든 곡이다. 앉아서 쉽게 썼는데 오히려 느낌이 좋았다. 가장 즐기면서 만든 것 같다. 타이틀곡 외에 가장 좋아하는 곡은 ‘FIREWORK’다. 힙합적인 느낌이 잘 드러난 곡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사도 잘 썼다고 생각한다.”

‘LOVE AND FALL’은 지금까지 바비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다. 힙합 그룹 아이콘과 상반된 느낌을 지니고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다. 바비는 이번 앨범이 발표되고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얘 이런 면도 있었네’라는 평이다. 여태까지 해왔던 모습들이나 보여드렸던 모습은 마냥 세기만 하고 쿨한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제가 이런 감성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취재후기] 바비는 ‘좋은 표현’이란 간단하게 표현했음에도 확 와 닿게 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꾸밈없이 말하고 잘 전달하는 것이 좋은 표현이라는 바비는 말처럼 담담하고 간결하게 음악에 대한 생각을 밝혔지만, 바비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누구보다 진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빨리 아이콘으로서도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밝힌 바비가 솔로 활동을 끝낸 뒤, 아이콘으로서는 어떤 곡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