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Q] '2017 부산국제영화제' 폐막… 위기 탈출 기틀 마련·'플랫폼 부산' 신설로 다양성 확보

2017-10-21     이은혜 기자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2017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일을 맞이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역시 다양한 나라의 장·단편 영화들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며 영화제의 독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개막한 ‘2017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영화제 기간 동안 75개국 300편이 초청작으로 상영됐고,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30편, 월드 프리미어 99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1편, 뉴 커런츠 상영작으로 전편 월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공개되며 영화 팬들을 즐겁게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어워드에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故 스즈키 세이준(일본) 감독을 선정했고, 한국영화공로상은 크리스토프 테레히테(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집행위원장이 수상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스타들 역시 주목 받았다. 실비아 창(대만), 라브 디아즈(필리핀), 바흐만 고바디(이란), 대런 아로노프스키(미국), 히로키 류이치(일본), 이스마일 바스베스(인도네시아), 리샤오펑(중국), 야누치 분야와타나(태국), 크리브 스텐더스(호주), 줄리아나 호헤스(브라질), 앤디 나이맨(영국), 시디크 바르막(아프가니스탄), 아녜스 고다르(프랑스), 지아장커(중국), 양궤이메이(대만), 뤄진(중국), 아오이 유우(일본), 닌 두 옹 란 응옥(베트남), 장 피에르 레오(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감독, 촬영 감독, 배우들이 참석했고, 국내 배우들도 다수 자리를 빛냈다.

특히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은 아역배우 출신의 서신애가 모두를 놀라게 한 드레스 패션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7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 역시 주목 받았다. 개막작 ‘유리정원’은 약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문근영의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 장르로 숲 속 신비한 유리정원,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둘러싼 각종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파해친다.

폐막작인 '상애상친'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 여성 감독인 실비아 창의 작품인 '상애상친'은 3대에 걸친 여성 인물들을 조명한다. 실비아 창 감독은 각 인물들의 삶과 행동 등을 통해 중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전개를 보여준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깜짝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 역시 주목할 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엄지원·공효진 주연의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하고 GV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주연 배우들, 감독, 대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가 우리 사회의 여성 문제를 보여준 영화라고 평가하며 “작년에 개봉해서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셨는데,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여상 문제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였으면 더 많은 분들이 보셨을 테고 흥행에 성공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이혼 이후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과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주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한 작품이다. ‘미씽’은 두 여자가 처한 각각의 상황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허물고 ‘여성의 삶’과 관련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려는 시도가 돋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다. 실제로는 한매가 사라진 것이지만 은유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이런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구조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부산시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이 갈등 여파는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수 급감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다이빙벨’ 사태로 인해 감사원 감사,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자진사퇴, 이용관 집행위원장 검찰고발, 영화계 9개 단체의 BIFF 보이콧 등이 이어졌고 영화제 존폐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지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엄청난 위기를 겪어야 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등장은 위기를 겪은 영화제의 위상을 세우는데 한몫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제에 대해 지원은 하더라도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독립성 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산국제영화제’는 플랫폼 부산 등을 통해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을 조명하기도 했다. ‘플랫폼 부산’은 아시아 독립 영화인 네트워크로 그동안 소외돼 왔던 아시아 독립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각종 논란을 겪으며 영화제 존폐 여부 논란, 예산 삭감 등의 사건을 겪어 왔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성공적 개최는 물론 플랫폼 신설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최 20회를 넘어가며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닌지, 다양성 영화가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들어야 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대형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지적에 대한 부분도 일부 수정하는데 성공했다.

영화제의 독립성을 약속 받은 것은 물론 ‘플랫폼 부산’을 통해 아시아 영화인 네트워크를 신설하며 보다 다양한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이후 어떤 행보를 보여주는 영화제로 남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