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Q] 400회 맞이한 '자기야 백년손님' 특별한 자축 없어 더욱 빛났다

2017-11-17     홍영준 기자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지난 2009년 6월부터 방영된 '자기야 백년손님'이 400회를 맞이했다. 특별함 없이 평소처럼 진행된 뚝심 있는 방송에 되려 시선이 갔다.

16일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이하 '백년손님')'에서는 '예비 신부' 민지영이 스튜디오에 등장하는가 하면 배우 허영란이 최초로 남편 김기환을 공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후포리 이춘자 여사가 허영란 김기환 부부에게 시련을 선사하는가 하면 스튜디오에서는 민지영이 가슴 떨리는 러브스토리를 공개하며 예능적 재미와 토크쇼의 면모를 동시에 드러냈다.

 

 

초기에 단순한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던 '자기야'는 출연자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며 상황을 부여하는 예능적 요소를 도입하며 롱런 중이다. '자기야'는 지난 5월 500회를 맞이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 KBS 2TV '해피투게더3'를 시청률 면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쟁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가 최근 3%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자기야'는 거의 두 배 수치에 가까운 7% 안팎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폐지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특히 최근 VCR에서는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에 거주 중인 이춘자 여사를 적극 활용한 방식으로 새로 등장한 부부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와 비슷한 상황에 어르신을 만나 적응하는 부부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예능적 요소가 극대화된 모습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후포리의 이춘자 여사는 지난 2015년 SBS 연예대상에서 인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00회를 맞이한 '자기야'에게 위기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2009년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로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김용만과 김원희의 투톱 체제로 부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다루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04년 5월부터 MBC ‘놀러와’에서 국민MC 유재석과 짝을 이뤄 ‘환상의 케미’를 보였던 김원희는 김용만과도 좋은 호흡을 보이며 예능프로그램의 재미를 극대화 했다.

하지만 김용만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프로그램을 떠나게 되면서 김원희는 다른 MC들과 짝을 이루게 됐다. 김용만의 부재는 ‘안방마님’ 김원희가 뚝심있게 채우면서 해소됐다. 김원희를 제외한 많은 진행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지만 다양한 부부의 삶을 다룬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꾸준히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8년이 넘게 방송되며 의미있는 400회 방송에도 별다른 축제 분위기를 형성하지 않은 '자기야 백년손님'은 16일 방송에서도 재미를 보장한 포맷을 그대로 유지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방송 시간이었던 목요일 오후 11시 10분부터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조용하게 400회를 맞이한 '자기야 백년손님'이 향후 500회를 넘어 10년 넘게 장수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