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Q] 돌아온 '나 혼자 산다' 재미는 있었지만 '혼자 사는 얘기 맞나요?'

2017-11-18     홍영준 기자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나 혼자 산다'가 무려 두 달 반만에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이시언의 고향 친구들의 서울 나들이에 이어 기안 84와 친구 충재의 나래바 방문기가 계속된 가운데 시청자들에게 이전과 비슷한 강도의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초점 중 하나인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그렸는지는 의문이다.

17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는 지난 방송에 이어 시청자들이 기다렸던 얼굴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부산에서 이시언과 얼간이들로 불렸던 친구들은 서울 나들이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들은 양화대교를 건너고 63빌딩을 마주했으며 한강 둔치에서 라면을 끓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쿠아리움을 방문한 친구들은 열대어를 보며 즐거워했고 각종 물고기들을 해산물처럼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이어진 VCR에서는 박나래의 집에 방문했던 기안84와 친구 충재의 이야기가 계속 펼쳐졌다. 이날 세 사람은 박나래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친분을 쌓아갔다. 친구 충재의 칵테일쇼와 그림을 이용한 심리 게임은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일명 '혼살족'(혼자 사는 사람들)들의 싱글라이프가 그려지지는 않았다. 200회를 넘기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 혼자 산다’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혼살족’들의 세태 반영이다.

오랜 기간 이 프로그램의 고정으로 출연했던 개그우먼 이국주는 자취 10년차의 내공을 자랑하며 요리에서 친구초대, 쇼핑과 가족들과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의 면모를 드러냈다. 결혼으로 프로그램을 떠났던 유일한 멤버인 장미여관의 보컬 육중완은 옥탑방 라이프로 날것의 매력을 드러내면서 시청자들을 흡수했다.

일본인으로 한국인 어머니를 둔 가수 강남의 독특한 생활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대중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연락처를 주고받는 과감한(?) 모습과 더불어 업무상 찾아온 손님에게도 물 한잔이라도 대접하려는 따뜻한 면모로 호감을 샀다.

완벽한 외모와 달리 허당끼 넘치는 생활로 웃음을 준 배우 이태곤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를 지극히 정성스럽게 챙기는 부드러운 면모와 반려견을 산책시키며 정을 나누는 모습은 일반적인 싱글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집착하는 유일한 취미인 낚시도 30-40대 싱글족들이 가장 흔히 접하는 취미 중 하나로 높은 공감을 얻었다.

 

 

'나 혼자 산다'는 고정 멤버들 이외에도 다양한 ‘혼살족’ 게스트를 섭외하면서 인기를 유지해 왔다. 불혹의 나이에도 완벽한 미모를 자랑하며 다소 비현질적인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배우 김사랑을 비롯해 타지에서 외로이 생활하며 맞춤형 싱글라이프를 영위 중인 배구선수 김연경까지 다양한 생활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싱글족들의 싱글라이프가 그려지기 보다는 고정 게스트들의 인간 관계가 부각되면서 '혼살족'을 살펴보는 재미를 찾기는 어려웠다.

‘나 혼자 산다’는 심야 프로그램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나들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시청률의 비결이 '혼살족'들의 공감과 지지 덕분이라는 건 크게 이견이 없다고 판단된다.

공식 홈페이지에 걸린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소개처럼 오랜만에 방송을 재개한 ‘나 혼자 산다’가 원래 의도를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