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Q] 2017 KBS 가요대축제, '그들만의 잔치' 된 이유? 워너원·방탄소년단·트와이스·레드벨벳 화려했지만…

2017-12-30     주한별 기자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2017 KBS 가요대축제가 막을 내렸다. KBS의 파업 여파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가요대축제는 '규모 축소'라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KBS의 2017 가요대축제는 전년과는 달랐다. 바로 참여 팀이 8팀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업으로 인한 인력 감소로 KBS는 KBS 홀에서 케이팝 대표 아이돌 8팀 만으로 가요대축제를 꾸렸다.

물론 라인업은 화려했다. 엑소, 방탄소년단, 워너원, 세븐틴, 레드벨벳, 트와이스, 마마무, 여자친구라는 라인업은 자타공인 케이팝 '올스타' 라인업이다. 각 그룹의 팬들 역시 출연 그룹 수가 적어진 만큼 뻔한 연말무대가 아닌 각 그룹의 새로운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 반색을 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들만의 잔치'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근 연말무대가 아이돌 중심이 되면서 다양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명백한 기준점 없이 팬덤이 큰 아이돌들로만 연말 무대를 치렀다는 평가다.

물론 가요대축제에 참여한 여덟 팀은 2017년 가요계에 큰 영향을 끼친 그룹이다. 그러나 그 외에도 2017년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제외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새로운 '음원깡패'로 거듭난 헤이즈, 볼빨간 사춘기는 물론 '월간 윤종신'으로 뮤지션으로 재주목받은 윤종신, 대표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2017년에도 사랑받은 아이유 등이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제외됐다.

특히 2018 KBS 가요대축제에서 몇몇 팀들이 펼쳤던 무대는 평소 음악방송과는 다른 '특별함'이 강조됐지만 해당 팬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곡이라는 점도 비판 받았다. 방탄소년단의 'Lost', 엑소의 'For life'는 팬이 아니면 알기 힘든 앨범 수록곡이다. 결국 이번 KBS 가요대축제는 '연말 무대'가 아닌 '8개팀 합동 콘서트'에 불과했다는 아쉬움이다.

 

 

그 해를 갈무리하는 연말 가요 무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본 대표 연말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은 그 해에 활약했던 가수들이 출전해 밤새 무대를 꾸민다. '홍백가합전'에는 아이돌 가수 뿐만이 아니라 밴드, 힙합, 엔카 가수들도 중요한 무대를 배정받는다. 특히 '홍백가합전'의 마지막 무대는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가수가 맡는 것이 관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백가합전'은 시청률 40%가 넘으며 매년 일본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일본의 NHK '홍백가합전'과 비교할 때 한국의 연말 가요 무대는 아이돌 중심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가 연말 가요 무대인 가요대축제에서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KBS 가요대축제가 '올스타'로 꾸려져 화려했지만 못내 아쉬웠던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연말 가요 무대에서 방탄소년단, 엑소 뿐만 아니라 신유, 김연자를 만날 수 있기를 많은 시청자들이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