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열풍 이유, 성적이 전부 아니라는데 [2018 AFC U-23 챔피언십]

2018-01-22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 진행 중인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 신화를 지켜본 베트남 국민들은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박항서를 연호하고 있다.

베트남 언론은 동남아 벽을 깬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뿐만 아니라 그의 일거수일투족도 주목하고 있다. 박 감독의 인간적인 면모에 더욱 매료돼 수도 하노이와 남부 제1의 도시 호치민 등 대도시 거리로 뛰쳐나가 오토바이 경적을 울리고 있다.
 


베트남 미디어 응구이 라오 동은 22일(한국시간) 홈페이지 대문에 “감성적이고 열정적인 박항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들은 박항서 감독이 경기 전 베트남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는 점, 취재진에게 친절한 점을 주목했다. “음악과 영화가 베트남에 한류를 몰고 왔다”면서 “다음은 축구다. 박항서 감독이 한국과 베트남간 ‘친선 대사’라는 극찬을 덧붙였다.

봉다플러스는 박항서 감독의 눈물을 다뤘다. 박 감독은 지난 20일 8강전에서 이라크를 물리친 뒤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에겐 특별한 대회다. 이 기쁨을 한국에 있는 97세의 어머니, 부인과 아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매체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 오기 전까지 한 번도 한국을 벗어난 적이 없는 지도자”라며 “가족과 수천㎞ 떨어진 게 처음이다. 눈물을 흘린 이유는 바로 ‘향수’였다. 마음 아픈 게 가족을 향한 그리움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넷은 박항서 감독이 선수단의 기를 살리는 법을 조명했다. AFC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아시아 레벨임을 증명했다”며 “피지컬 면에서도 상대와 견줘 결코 열등하지 않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베트남넷은 “이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축구는 국제대회만 나서면 신체적 조건에서 밀려 고전했다”며 “AFC U-23 챔피언십에선 다르다. 박항서 감독 덕분에 이번 대회에선 딱 한 번 한국에만 질 만큼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박항서 열풍은 끝나지 않았다. 베트남은 카타르와 23일 밤 8시 30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대회 4강전을 치른다. 또 다른 준결승 대진 한국-우즈베키스탄 결과에 따라 결승전 매치업이 한국-베트남이 될 수도 있다.

아시아권, 그것도 연령별 대회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로 늘 변방에 머물렀던 베트남에게 최근 행보는 한국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나 다름없는 역사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바로 곁에서 도왔던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히딩크'라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