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투-악셀 비첼 막은 전북 김민재, 헐크-오스카 맞는 울산에 본보기 될까

2018-03-07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 2년차지만 그 누구보다도 큰 아우라를 뿜어내는 수비수가 있다. ‘괴물’ 김민재(22·전북 현대)다. 국가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엔 브라질과 벨기에 전 국가대표 알렉산드레 파투와 악셀 비첼(이상 텐진 취안젠)까지 꽁꽁 틀어막았다.

울산 현대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울산은 7일 오후 9시 중국 상하이 텐허 스타디움에서 상하이 상강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리그 3차전을 치른다. 상하이 상강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으로서 브라질 전 국가대표인 공격수 헐크와 미드필더 오스카를 보유한 팀이다.

 

 

전북은 6일 텐진을 홈으로 불러들여 6-3 대승을 거뒀다. 경기 막판 2골을 내주긴 했지만 6-1로 크게 앞선 다소 긴장감이 흐트러진 상황에서 나온 실점이었다.

김민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텐진은 주로 파투와 안토니오 모데스테, 비첼 등에 의존해 공격을 풀어가는데, 김민재가 이들 봉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해 데뷔한 김민재는 190㎝, 88㎏으로 다부진 체격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피지컬만으로 축구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몸 싸움은 말할 것도 없고 스피드와 발 밑 기술도 준수하다. 대표팀 동료들마저 그를 ‘괴물’로 부르는 이유다. 김민재는 이러한 장점을 살려 단숨에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센터백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고 지난해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김민재의 수비 특성은 적극성과 과감성으로 대표된다. 센터백은 자리를 지키며 라인을 컨트롤 하고 커버 플레이를 하는 유형과 앞으로 튀어나가고 상대 공격수와 치열한 몸 싸움을 벌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김민재는 후자에 속한다. 이에 최강희 감독은 그에게 주요 선수들의 1대1 마크를 지시하는 일이 많다. 이날도 최보경이 뒤에서 지키고 김민재는 파투와 모데스테 마크에 집중했다.

작전은 대 성공이었다. 김민재는 이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체격적 우위를 앞세워 먼저 자리를 잡고 빠른 발로 공을 빼앗아냈다. 몇 차례 공을 빼앗긴 파투와 모데스테가 경기 초반부터 신경질 적인 반응을 낸 이유였다.

 

 

후반 추가시간 비첼의 공을 빼앗은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비첼이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로 역습을 시도했고 김민재가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비첼은 백힐(뒷발로 방향을 전환하는 기술)로 김민재를 속이려 했지만 김민재는 시선을 공에 고정하면서도 몸으로 비첼을 가로막으며 가볍게 볼을 탈취했다. 전주성을 찾은 관중들은 물론이고 해설진까지도 감탄을 한 장면이었다.

울산이 상대하게 될 상하이는 텐진보다도 더욱 뛰어난 전력을 갖춘 팀이다. 헐크와 오스카는 텐진의 그들보다도 현재 더욱 좋은 기량을 자랑한다. 전북과 달리 홈이 아닌 상하이 원정에서 치른다는 점도 수비에 더욱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럽 축구를 경험하다 올 시즌 울산의 유니폼을 입은 박주호의 존재는 큰 힘이다. 김민재처럼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다.

박주호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두 선수와 상대해봤다. 또한 우레이도 중국 대표팀과 대결에서 붙어봤다”며 “언급된 선수들을 비롯해 상하이 상강 소속 선수 모두가 좋은 선수다. 그러나 한국만의 끈기 있고 조직적인 팀 플레이를 앞세워 선수들끼리 서로 도와주고 협력 수비를 하면 그 선수(오스카, 헐크)들이 좋은 플레이를 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재가 뛰어난 수비력을 보이긴 했지만 팀 플레이라는 밑그림이 잘 그려졌기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막는데 협력 수비만큼 좋은 답은 없다. 박주호의 말처럼 울산도 잘 짜여진 수비 조직을 앞세워 헐크와 오스카를 위시한 상하이 공격을 막아 최선의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