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공백' NC 정범모-'고향 유니폼' 한화 윤호솔, 동기부여 선물 [프로야구]

2018-03-20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NC 다이노스가 김태군 공백을 정범모(31)로 메운다. 한화 이글스는 연고 출신 투수 윤호솔(24)의 부활을 바란다.

2018 KBO리그(프로야구)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20일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NC로 포수 정범모를, 한화는 NC로 투수 윤호솔을 각각 보냈다.

프로야구에서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그리 큰 이슈가 아니지만 흥미로운 거래임에 틀림없다. 한화 팬들이 ‘애증’했던 정범모와 고교야구를 지배했던 윤호솔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청주기공고를 졸업하고 2006년 2차 3라운드 18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범모는 9시즌 동안 1군 333경기를 소화했다. 김태군의 군입대로 안방에 구멍이 난 NC의 레이더에 포착된 이유다.

신진호 박광열 김종민 김형준 등 자원이 있고 현역 시절 포수를 봤던 김경문 감독의 안목이야 탁월하지만 1군 풀타임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NC 다이노스는 정범모를 택했다.

1군 경력이 2017 NC 2차 1라운드 8순위 신진호는 9경기, 2014 NC 2차 2라운드 25순위 박광열은 106경기, 2009 히어로즈 육성선수 출신 김종민은 126경기다. 김형준은 2018 NC 2차 1라운드 9순위 신인이다. 즉 넷의 출전경기수를 합쳐도(241경기) 정범모의 그것에 못 미친다.

유영준 NC 단장은 “정범모가 우리 팀에서 잘 적응한다면 잠재된 가능성을 꽃 피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NC 측도 “정규시즌을 앞두고 1군에서 주전으로 뛴 경험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한화는 천안북일고 출신 윤호솔을 마침내 품었다. 지역연고(대전충청권) 특급자원으로 주목했으나 창단 팀인 NC가 2013년 우선지명 혜택을 받아 가져갔던 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와 재회했다.

윤호솔은 야구팬 사이에선 개명 전 이름 윤형배로 잘 알려져 있다. 입단 계약금이 6억 원이었다. 2006년 KIA(기아) 타이거즈 한기주의 10억, 1997년 LG(엘지) 트윈스 임선동(은퇴)과 2002년 KIA 김진우, 2010년 한화 유창식의 7억 다음 가는 금액에서 보듯 초특급 유망주였다.
 


한화는 윤호솔을 당장 쓸 수 없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두 차례나 받은 전력이 있고 여전히 재활에 매진 중이다. 1군 기록도 2014년 2경기 3⅓이닝, 평균자책점(방어율) 13.50이 전부다.

그러나 박종훈 단장,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에서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 지난해 4월 두산 베어스에 3루수 신성현을 보내고 영입한 최재훈이 주전 포수로 입지를 다진 점을 고려해 정범모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한화는 “이번 트레이드로 큰 잠재력을 지닌 20대 투수를 확보했다”면서 “포수진의 개편을 통해 최근 기량이 향상되고 있는 신진급 포수진 육성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범모는 2013년 1군 88경기 이후 85경기, 51경기, 5경기, 22경기로 생존경쟁에서 밀렸다. NC 안방인 경남 마산은 낯선 곳이지만 잘만 하면 그토록 바라던 기회를 잔뜩 받을 수 있다.

충남 온양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온 윤호솔은 어렸을 적부터 입고 싶었던 고향팀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서산과 대전을 오가게 된다. 고교 시절의 명성 재현을 위한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 이보다 훌륭한 트레이드도 없다. 둘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