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내 WAR 2위' 롯데자이언츠 이병규, 조커 아닌 주역이다 [SQ포커스]

2018-05-16     이세영 기자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프로야구(KBO리그) 경기는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의 조화로 만들어진다. 이들의 출전 시간과 역할은 모두 다르다. 주전이 앞장서서 경기를 풀어간다면 비주전은 결정적일 때 투입돼 타격과 수비, 주루를 소화한다.

올해로 프로 13년차를 맞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병규(35)는 시즌 전 비주전으로 분류됐다. 롯데는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으로 주전 외야진을 꾸렸고, 이병규를 비롯해 김문호 나경민 박헌도 등은 백업으로 분류돼 있었다.

 

 

그런데 이병규가 결정적일 때 맹활약을 펼치면서 외야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이병규는 15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팀을 패배 직전에서 구했다. 롯데가 2-3으로 뒤진 2사 1, 3루에서 타석에 선 그는 상대 5번째 투수 이민호로부터 천금 같은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2루 간을 시원하게 가르며 3루 주자 나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병규의 한 방으로 3-3 동점을 만든 롯데는 연장 10회 2점을 추가하며 5-3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20승 20패)을 맞추며 공동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병규가 클러치 능력을 발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월 13일 광주 KIA(기아) 타이거즈전에서 팀이 5-4로 역전한 9회 1사 1, 2루서 투수 임창용으로부터 쐐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4월 2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양 팀이 4-4로 맞선 8회초 김동한의 대타로 선두타자로 나섰는데, 우전 안타를 친 뒤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도달했다. 이병규는 곧바로 김동한으로 교체됐고, 김동한은 채태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이병규의 안타가 팀이 리드를 잡는 도화선이 된 셈. 롯데는 이 경기를 5-4로 이겼다.

 

 

이처럼 팀이 필요할 때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이병규는 규정타석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팀 내 야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위에 올라 있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병규의 올 시즌 WAR은 1.38로 이대호(1.47)에 이은 2위다. 손아섭(1.07)과 전준우(0.76), 민병헌(0.73) 모두 이병규 아래에 있다.

장타 능력도 엄청나다. 이병규는 팀 내 장타율 2위(0.616), OPS(출루율+장타율) 1위(1.126)를 달리고 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다면 OPS 순위는 리그 전체 2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롯데가 이병규를 계속 중용하는 이유다.

지난해까지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이병규는 줄곧 조커로서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주연으로 불려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기록이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