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 크로아티아 모드리치, 발롱도르 손색없다

2018-07-16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인구 416만명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는 기적을 썼다. 캡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는 월드컵 골든볼의 주인이 됐다. 발롱도르를 품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크로아티아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2-4로 져 준우승했다. 20년 전 프랑스 월드컵 4강에서 프랑스에 1-2로 졌던 기억을 설욕해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세계 축구팬들은 크로아티아를 향해 프랑스 못지않은 박수를 보냈다. 덴마크, 러시아, 잉글랜드와 토너먼트 3경기에서 전부 120분 연장을 치렀는데도 지칠 줄 모르고 달린 발칸 전사들은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 결승전은 타이트한 일정에다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만회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대개 득점이 나지 않게 마련.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와 치고받는 전략을 택해 6골이 나는 흥미진진한 승부를 선물했다.

프랑스보다 평균 연령이 2세 가량 많은데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는 뛰고 또 뛰었다. 이반 페리시치는 허벅지 부상으로 결승전 선발 출장이 불투명하다고 알려졌으나 환상적인 왼발슛으로 동점을 만드는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투혼, 열정으로 무장한 크로아티아 선수단에서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는 가장 빛났다.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일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그는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입고서도 탁월한 중원 장악력을 뽐냈다.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킨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포는 압권이었다. 커팅, 패싱, 탈압박 등 허리진에 포진한 축구선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든 걸 보여준 모드리치였다. 주장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도 일품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우승팀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나 킬리앙 음바페가 아닌 모드리치에게 골든볼을 수여했다. 클럽 레알 마드리드에서 우승, 국가대표 크로아티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그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가 9년간 양분해온 발롱도르를 가져가도 이상할 게 없다.

모드리치의 강력한 경쟁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모하메드 살라는 월드컵 조기 탈락으로 빛을 잃었다. 호날두와 메시는 각각 우루과이, 프랑스에 덜미를 잡혀 16강에서 짐을 쌌고 살라는 이집트의 조별리그 3패로 물러났다.

스페인,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등 월드컵 우승을 맛본 강호들이 연이어 조기 탈락한 2018 러시아 월드컵이다. 그래서 크로아티아의 이변은 더욱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제 크로아티아가 축구 2위라는 걸, 모드리치가 그 나라의 대들보라는 걸 세계인이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