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5번의 메이저대회 눈물, '자카르타의 환호'로 씻은 손흥민

2018-09-02     이세영 기자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이 금메달은 제 것이 아닌 국민들의 것입니다.”

한국 축구의 ‘대들보’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눈물을 쏟았던 그가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한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1일 인도네시아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서 연장 전반 이승우, 황희찬의 연속 골을 도우며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숙적 일본을 2-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준결승전까지 어시스트 3개를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날 2개의 도움을 더하며 대회 도움왕에 올랐다.

그는 연장 전반 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슛을 하려고 공을 몰다 약간 흘렸고, 이승우가 재빨리 이 공을 차 넣었다. 8분 후에는 상대 진영 왼쪽에서 프리킥을 했는데, 이것이 황희찬의 통쾌한 헤더 골로 연결됐다.

 

 

손흥민은 1골 5도움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특히 함께 와일드카드에 뽑힌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A대표팀에도 큰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인해 그간 부담으로 자리했던 군 문제를 해결한 손흥민은 기쁨의 눈물 대신 햇살 같은 미소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성원에 응답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국민들이 자신의 일처럼 응원해주신 덕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금메달은 제 것이 아닌 국민들의 것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사실 손흥민은 자카르타에서 웃기 전에 메이저 대회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시작은 갓 성인이 된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이었다. 손흥민은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엔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두 눈이 퉁퉁 부을 만큼 울었다.

2015년 1월 홈팀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1-2로 져 준우승한 뒤에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에서 0-1로 패한 뒤에도 손흥민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 6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전에서 1-2로 패한 뒤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던 모습도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동안 시련과 마음고생을 한 번에 씻어낸 손흥민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 국민들이 나를 보면서 웃을 수 있도록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으로서 잔소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나를 싫어할 것”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한 손흥민은 “선수들과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2년의 시간을 벌게 된 손흥민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꽃길을 걷게 된 그의 앞날을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