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초점] MVP 김성현 '무사히' 신념 통했다! "좋은 쪽 관심 처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018-11-10     민기홍 기자

[문학=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주현희 기자] 김성현(31·SK 와이번스)은 그간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기억이 없었다.

2루수로 나섰던 2015년 넥센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저지른 끝내기 포구 실책은 “He drops the ball”이라는 조롱 섞인 구절로 야구팬 사이에 회자된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선 제리 샌즈(넥센)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펼쳐 보여 구설에 올랐다. 깊은 슬라이딩으로 동료 강승호를 위협한 외국인을 향한 불만 표현이었는데 이미지는 악화됐다.

 

 

수비에선 잦은 에러로 불안함을 안겼다. SK를 아끼는 팬들은 김성현이 자꾸 공을 더듬는다며 ‘핫성현’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땅볼 포구미스로 탄식을 자아낸 적이 여러 차례다.

김성현이 그간의 설움을 털어냈다.

10일 두산 베어스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천금 동점타와 쐐기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겨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시작한 김성현은 “그간 포스트시즌에서 나쁜 쪽으로는 이슈가 많이 됐다. 좋은 쪽으로 관심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멋쩍어했다.

세스 후랭코프를 내린 7회말 좌중간 2루타는 “공격적으로 치려 했다. 방향이 좋았다”며 “공이 날아가는데 수비수들이 앞에 있더라. 장타가 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현은 좌익수 정진호가 공을 더듬고 잘못 뿌리는 사이 재빠르게 3루로 향했다. 김강민이 이영하를 상대로 큼지막한 왼쪽 플라이를 치면서 바로 홈도 밟았다. 결승 득점이었다.

김성현은 “안타 친 것도 좋았는데 역전 주자라서 3루에 가게 된 게 더 좋았다”며 “(정진호가 던진) 볼이 넘어가기에 뒤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몸이 반응을 했다”고 돌아봤다.

 

 

김성현은 ‘오늘도 무사히’라 생각하고 매 경기 임한다고 했다.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으니까 욕심을 내지 않고 탈 없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경기한다”고 했다. 

SK는 잠실에서 펼쳐지는 6,7차전 중 한번만 이기면 2010년 이후 8년 만에 정상에 오른다.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압도적 페이스로 1위에 오른 두산을 꺾기 일보 직전이다.

김성현은 “‘져도 괜찮으니 재밌게만 하자, 축제를 즐기자’ 하고 있다. 그래서 결과도 나오지 않나 싶다”며 "두산은 당연히 이겨야 하니까 저희보다는 압박이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